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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아이콘에서 텍스트로, 텍스트에서 콘텍스트로의 여행

2006-03-27


지난 세기 이래로 서구의 수많은 도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공예술 및 디자인은 表象性에서 表意性 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상징성이 강조된 시각적 아이콘에서 의미를 읽게 하는 텍스트와 콘텍스트의 개념으로 전환 되고 있다.

후기 산업 사회와 정보화 사회의 특징은 기존의 질서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뒤집어 놓는데 있다. 어제의 기술과 지식은 정보의 손쉬운 확산과 대중화에 의해 오늘은 부정 되어진다. 과학자가 만든 기술이 그 기술을 파괴하고 자신이 따랐던 유행을 스스로가 그 유행을 부정한다. 글로벌화 한 세계는 오로지 하나의 지배적 언어와 하나의 문화만을 강요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는 급변하는 기술과 속도와 함께 불특정 다수의 의사집단과 소통 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이러한 사회 현상 속에서 우리의 도시환경을 지배하는 공공 시설물들은 어떻게 적용되고 이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이 주제는 시작되어야 한다.

글•사진 신홍경 경원대학교 교수(hkshin@kyungwon.ac.kr)

우리는 공중화장실이나 공중목욕탕을 갈 때 남녀로 분리 된 공간을 혼돈해서 잘 못 들어 가 지 않는다. 그러나 남녀를 분리하는 부정확한 기호나 상징은 사실은 정확하지도 솔직하지도 않다. 다만 우리의 의식 속에 실수 하지 않도록 학습화 되어 있을 뿐이다. 사유화 되어 있거나 개인적 용도의 공간은 이러한 학습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기만의 방식이 그 곳에서는 인정되기 때문이다. 즉 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개인 자유공간이다.

차이
Divergence(의견의 불균형), Disparity(불일치), Discrepancy(격차), Gap(차이)등은 차이를 표현할 때 부정적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사회적 계층, 신분, 구분,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의 계급적 차이(우열, 서열) 등에 의한 인위적인 사회적 위계질서를 만들어서 구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농경 사회로부터 구축되어진 오래된 인간사회를 통제 하거나 규범화 하기 위한 조직구성 원리가 들어있다.

적절한 상징체계를 통한 위계성의 확립, 그리고 경쟁과 분열을 통해 제거해야 할 적(惡)과 보호해야 할 아군(善)의 구분, 여기에는 오로지 처절한 패자와 영원한 독점을 가지고자 하는 승자만 존재 하는 기득권 보호 시스템이다. 인간의 오랜 역사 속의 제도와 규율들은 가진 자의 욕구를 억제 하는 것 보다는 가지지 못한 자의 욕구를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왔다.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법률(현대에 와서는 세금을 통한 사치품 사용규제)들은 신분 제도를 유지시키려는 의도를 교묘하게 감추고 있다. 이것은 인간 본성의 문제로서, 나 혹은 우리 소수만이 좋은 것을 독점 하면서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런 혜택을 누리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소유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너와 나의 차별이 문제다.

다름
후기 모더니즘 사회에서는 다양한 개체들의 조합과 결합에 의하여 각 개체의 단점들을 장점으로 전환 시켜서 수많은 가능성들을 만들어내게 한다. 모든 사회 현상과 삶의 행태에 차이가 아닌 서로가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러한 다름을 다양성의 가치 체계로 통합하여 각 개체 구성원의 역할과 장점을 극대화 하도록 한다. 소통과 통합이야말로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진정한 공동체 지향적 개념이다. 즉 문화적 다양성에 의해 사회적, 생물학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창의적 가치관
집단과 개인의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그 집단이 속한 환경을 변화 시켜야 한다. 또한 진정으로 창의적인 업적은 순간적인 통찰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환경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진다. 환경적 영향력은 인식과 의식의 변화를 이루게 한다. 사물의 가치는 사물 자체에 내재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인식에서 발생한다. 즉 인식의 세계가 현실의 세계인 것이다. 스타일이나 유행을 위한 차이가 아니라 독창성과 차별화를 통한 다름이 디자인의 창의적 근본이 된다.

다양한 사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
우리 한국 사회에는 이러한 이분법적 가치관이 어떠한 통제나 관리의 장치 속에 들어있지 않고 방치되어져 왔다. 생각, 색깔,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조건이나 관계가 같으면 아군(善), 다르면 적군(惡)으로 구분 되어져 나 혹은 우리와 다른 적군은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써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실수하기만을 기다렸다가 그러한 사유가 발생되면 즉각적으로 작전과 공작이 작동하는 무서운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같은 편끼리는 엄청난 관용과 호혜에 의해 결속을 다져간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서로가 다르다. 태생적 차이와 성장하는 과정과 배경에 의한 환경적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 세계화, 정보화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성과 급격한 역사의 흐름과 변화, 전환들을 통해서 이러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개인의 인격, 독창성, 고유의 사회 문화적 현상들이 획일화 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이거나 상업적 힘의 논리에 의해 소수나 약자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배제되고 있다.

한 개인과 사회가 만들어낸 차이를 인정하고 다르다는 것에 대한 배려를 통해서만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높게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름의 철학과 미학을 실천하는 것이 단순히 상생과 공존이라는 수사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한 개인이 감내 하지 못할 인내심과 모멸감을 극복 할 때에만 가능할 수 있다. 국가나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사적 영역이 아닌 공적인 환경(공공 공간, 공공시설물 등) 개선에 대중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과감한 예산투자와 건강한(도덕성과 동시대성) 혁신적인 디자인이 적용됨으로써 진정한 상생과 공존이 사회문화라는 체계 속에서 작동 되어지도록 해야 한다. 차별이 아닌 다름으로서 세상이 아름다워 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된다. 우리의 역사는 차이와 다름에 의해 변화되고 흘러가도록 만들어진다.

업무환경 변화의 목적과 사회적 배경-미국의 미래사학자인 W. Warren Wager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기고한 “The Next Three Futures”에서 다가올 미래사회는 technoliberalism(기술보편주의 사회) 그리고high-speed(초고속 사회)의 특징을 명확하게 나타낼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글로컬리즘(Glocalism)적 특성의 업무환경 적용
기존의 세계통합주의는 세계를 하나의 인간사회 시스템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국가 중심적인 입장을 취하는 쪽으로부터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한, 지역중심주의는 일정 지역의 공통적인 이해나 관심 또는 면식관계를 근본으로 삼기 때문에 현대와 같은 정보화 시대에 지나치게 다양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렇듯 세계통합주의•지역중심주의, 동질화•이질화 등 이분법적 대립에 머무르지 않고, 양쪽의 장점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질서 체계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글로컬리즘이다. 출처 - naver.com 영어사전 이러한 개념은 새로운 업무방식에 적용시킬 수 있는 용어이다.

물질에서 비 물질적 환경으로의 전환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개념이 점차 비 물질화 되어가고 있다. 불확정적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타인의 경계를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경계를 존중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자신의 경계를 선택하고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요구이다. 물리적 공간 개념과 경계간의 관계를 넘어서 비 물리적 세계인 인식과 감성 사이의 경계간의 관계를 의식하여야 한다. 감성은 절대로 고정관념화 할 수 없다. 감정이입과 공감대 사이의 차이 속에서 영속성의 인식적 권한을 행사하기 위하여 동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즉 이러한 비 물질로의 전환은 궁극적으로는 공간과 인간, 사물과 인간과의 관계가 훨씬 더 자유로워지면서 유연한 대응체제로서의 대안이 된다.

인간을 중심으로 한 공공업무환경 혁신
21세기는 유비쿼터스(Ubiquotous)적 특성을 현저하게 표출하고 있다. 즉 시간과 공간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회적 기술적 동기를 충분히 부여받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장소에 속박되어진 형태의 업무 방식으로부터 탈피함으로써 개인, 팀, 그룹 등의 다양한 조합과 분화가 가능해져서 무한한 창의적 업무방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개인에게 할당된 산업 사회적 업무공간면적이라는 물리적 기준으로부터 벗어나 이동과 흐름이라는 정서적 개념 속에서 공공업무의 성격이 이해되어져야 한다.

변화의 전제조건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인식을 위한 수용성에 있다. 근로라는 일, 즉 단순 노동이라는 과거의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창의적 지적활동을 위해 인간이 가져야 되는 삶의 질의 본질적 요소들이 중요시 되어야 한다. 개인의 사소한 욕구와 욕망이 문화화한 행태 속에 쉽게 스며들게 하는 기반과 의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다양한 휴식, 즐기기, 어슬렁거리기, 그리고 상상하기까지 업무로 인식하는 통시적 접근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즉 20세기 산업화한 노동과 근로라는 물리적 형태의 업무범위와 한계를 극복하고 21세기 시공간을 초월한 비물질적 형태의 특징인 창의적 지적활동으로서의 업무로의 전환을 통해 개인에게는 인간성의 존중과 배려를 통한 무한한 가능성의 제고, 조직은 이러한 개인의 무한한 잠재력을 유연하게 흡수하여 새로운 사회의 변화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선도할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우리시대의 다양한 사회현상과 실제사례의 분석을 통해 공공디자인을 이해하거나 들여다볼 수 있는 아래의 10가지 기준과 원리들로 분류해 볼 수 있겠다.

이미지에서 메모리로의 전환
이미지는 절대적인 환상이고 조작 가능하다. 이미지는 직접적이거나 개별화 된 체험을 통하지 않고도 생성이나 복제가 가능하다. 메모리는 과거이자 현재이면서 직접적인 체험으로만 만들어진다.

아이콘에서 텍스트로의 전환
농경사회에서의 아버지의 존재는 독립된 아이콘이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의 아버지는 단지 가족의 한 부분으로만 존재한다. 그것도 독립된 주체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맥락 속에서 인정되어진다.

영웅주의에서 소영웅주의로의 전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상징과 권위의 사회에서 불특정 의사집단을 구성하는 익명의 개인들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의 전환
상징화 되어있는 시각조형물로 표현되었던 것에서 사물에 내재된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거나 읽어낼 수 있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 즉 산업 제품의 매뉴얼은 읽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그리고 도시 공공시설물 들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인터페이스 interface
도시의 수동적 사용자에서 능동적 행위자로 유도하기 위하여 공공 시설물들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계산된 동기유발

보이드 void
무의 공간, 비움으로서 채우게 되는 개념으로서 융합과 소통의 매개체 역할

시간의 효과
시각의 효과에서 시간의 경과를 통해 표현 되어지는 것. 즉 시간으로 읽어내는 과정

복제하기
끊임없이 이어져 가는 반복하기 기법을 통해 특정한 효과를 극대화 한다. 동일한 것이 반복 되지만 실제로 동일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인스탄트instant
즉흥적이고 일회성 사건과 현상. 속도 사회를 의미하며 경량화 되어지고 한편으로는 비 물질화 되어가는 과정

모바일mobile
경계와 영역의 한계를 초월하면서 신유목민(New Nomadism) 사회를 만들어내는 신기술 지향적 사회

1) FLOW-MOBILE
유기적 흐름을 통해 FLUX-흐름 고정적이고 정적인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업무방식의 다양한 유형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즉, 통합과 분화, 개별성과 집합성이 한 업무 공간 내에서 ‘흐름과 집중’ ‘울림과 조화’의 개념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화하게 한다. 감성적 요소- 빛 및 색채 환경의 감성적 접근을 통해 기존의 업무공간에서 보여주는 획일적인 업무환경에서 개인의 의식을 존중해주는 환경의 설정. 和而不同 다르지만 화합과 공조를 하는 것의 개념을 통한 시간의 흐름과 색의 변화를 공간 속에서 표출시켜서 단조로운 업무의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우리의 세계 속에 자연은 시간의 흐름을 색의 변화로 표현한다 . 봄에는 개나리의 노란색, 한여름에는 초록색의 잎,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해바라기의 오렌지색, 가을을 마감하는 노랗고 붉은색, 겨울을 의미하는 눈의 하얀색 등 위대한 형식과 뛰어난 완성도만이 교묘한 유희성을 극복하는 수단이다.

2) ONE STOP PLEASURE
업무(회의, 만남, 집중), 휴식, 충전, 가벼운 운동, 만남, 여가 등이 하나의 공간에서 순환하는 체계이다. 과중한 업무와 시간에 쫓김으로서 생기는 불안을 해소하여 집중과 몰입이 가능하도록 환경의 적극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식의 집중 그리고 집중에 따른 스트레스의 적절한 유출과 정신적 에너지의 재충전이 쉽게 이루어지는 순환 속에 몰입이 이루어지고 그 몰입을 통한 즐거움은 업무의 창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업무공간은 집, 특급호텔, 비행기의 일등석 과 같은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서 개인과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업무에 반영할 수 있다.

미국의 정신심리학자인 칙센트미할리(MIHALY CSIKSZENTMIHALYI)는 “인간의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쾌락으로부터 벗어나 인간 의식세계 깊숙이 존재하고 있는 본질적 즐거움은 완벽한 심리적 몰입” 상태에서만 가능 하다고 한다. 21세기 사회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전 사회에서의 일원적 가치에서 다원적 가치로의 변환이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은 바로 문화의 다원성에 있다. 문화의 역할과 의미는 후기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수천년간 보존해 왔던 전통과 관습들이 21세기적 새로운 가치관들에 의해 충돌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과 갈등의 시대적 흐름에서 세계는 자문화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공존과 교류, 이를 통한 새로운 문화 창조를 요구받고 있다.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게 노출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 그리고 정보의 전달과 확산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우리가 소속된 사회집단의 관계는 더 이상 너와 나의 관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수많은 타자의 사회와 문화 속에 소속되어 있다.
오랜 인간의 의식구조를 지배한 특수성을 통한 일원적 가치와 자문화중심의 폐쇄적 구조로부터 산업 사회와 정보화 사회에서의 보편성을 통한 다자적 융합과 공동의 가치는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사고와 가치관 사이의 공간 간격이 넓어짐에 따라 그 빈 간격은 혼란과 모순으로 가득차게 된다.

우리는 디자인에 있어서의 특수성과 보편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 체계의 사이between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대립성과 차이를 극복하고 넘어서서beyond 통합하고 공존하게 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사이ㆍbetween 와 넘어ㆍbeyond 의 디자인은 바로 이러한 가치관을 기반으로 디자인을 통한 다양한 세계관이 공존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바로 이것이 사이between 와 넘어beyond의 기본개념이다.


色을 농경사회 및 산업화시대의 가치관으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은 정보화 사회에서의 색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그 가치를 받아들이는데 혼란스러워 한다. 정보화 사회 혹은 후기 모더니즘 사회에서의 색은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들을 가장 잘 표출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색은 더 이상 안료나 도료로서의 색이 아니다. 즉 색을 칠 한다의 개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색은 정보화 사회를 읽어내게 하는 중요한 특질이 되고 있다. 색은 물질에서 비 물질화 하였고 그런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과 정서에 감성전달 매체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색의 특성은 빛과 가벼운 물성을 통해 변화, 움직임, 인스탄트, 가벼움, 텍스트, 시간의 과정, 복제성, 인터페이스 등의 현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미지
우리의 사회는 과거보다 더 공격적으로 이미지화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의 이미지는 절대적인 환상이고 조작 가능하다. 이미지는 직접적이거나 개별화 된 체험을 통하지 않고도 생성이나 복제가 가능하다. 메모리는 과거이자 현재이면서 간접적인 체험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다. 환상은 사물을 일시적으로 담는 것, 추억은 시간을 영속적으로 담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 주행하면서 살고 있다.

사물의 소유는 일시적 만족을 주지만 영원하지 못하고, 시간의 소유는 일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영원한 만족을 준다. 영상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사회적 현실이 아니라 사회적 환상이고, 일상생활이 아니라 조작된 특별한 허구적 행위이다. 이미지는 현실이 아니지만 먼 옛날부터 그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기도 하고 구원하기도 한다. 일반 대중은 그 이미지를 찾아다니고 그 일부를 가지는 것으로도 만족하면서 살아간다. 이것은 신화, 종교, 지배권력, 소비사회에서의 브랜드와 마케팅, 광고 등의 형태로 계속 변화하면서 인간 삶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왜곡의 과정 그 자체가 현상들의 증거이다. 현재의 우리는 연출이나 조작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이미지이고, 사람들은 진실되고 순수한 아름다운 사물을 보는 것을 간절히 원하지만 그것에 도달하기도 전에 주변의 과장되고 왜곡된 이미지로부터 완벽하게 지배당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는 우연과 인연에 의해 과거의 시간, 다양한 기억들이 누적되어 지면서 만들어졌고 그럼으로써 존재한다. 이것은 메모리이다. 국가나 민족은 집단화 된 추억을 그리고 개인은 개별화 된 추억을 소중하게 다루면서 살아간다.

이미지는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지와 메모리를 사물과 공간 그리고 물질과 비 물질로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통하여 진짜와 가짜,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소멸되는 것과 남는 것들의 실체를 표출하게 된다. 수렵사회는 협력에 필요한 만큼의 경량화 된 작은 사회구조이다. 움직이는 동물들을 추적할 수 있는 속도가 요구되어진 속도 지향적 사회이다. 농경사회에서의 우리는 공동 운명체적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 개인보다는 조직과 위계질서를 통해 작동되는 사회구조이다. 우리 모두는 농업기반 사회에서의 우리가 소속된 공동체를 바로 얼마 전 까지 경험 했었다. 그 우리는 가부장제하의 우리였다. 아버지, 장자, 어른, 왕과 지역영주 등의 상징적 체계를 중심으로 하였다.

속도 보다는 전통과 혈통, 그리고 그것을 이어갈 수 있는 특정한 상징 즉 아이콘이 필요로 했던 사회이다. 종교, 왕조, 국가 등을 지탱 하거나 유지 하게 하는 사상적 상징들을 만들어 낸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관계없이 모든 것은 미리 결정 되었기에 내가 아닌 우리는 항상 중심의 변방이나 주변부에 머물러야 했다. 산업화 사회에서는 조직의 통제 아래에서만 허용되어진 나란 존재가 만들어졌다. 우연과 인연에 의해 특정한 개인이 영웅이나 스타가 되어진다. 그리고 그 영웅화된 개인은 쉽게 조작되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쉽게 몰락하거나 잊혀 지기도 한다. 산업사회의 특성인 생산과 파괴의 시스템이 인간사회 구조속에 깊이 침투해 들어갔었다.

현대사회는 기존의 질서를 유지 해왔던 모든 경계와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바다를 사람들은 특정한 목적지 없이 단지 정보와 첨단기술로서만 항해하고 있다. 사람들은 때로는 새로운 아이콘인 매스미디어에 의해 학습화 되어 지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라는 익명의 집단들에 의해 여론화되어지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정보와 기술을 동시에 공유하고 있다. 즉 인간 사회가 한번도 경험 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우리라는 공동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산업화 사회에서는 이러한 맥락을 이어가되 한편으로는 개체화 되거나 개별화된 아이콘을 생성하기 시작한다. 개별화된 아이콘은 약간의 텍스트를 필요로 하게 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사회의 모든 정보나 기술을 공유 하게 된다. 이것은 공동운명체라기보다는 분업화된 거대한 협력 관계속의 우리라는 개념을 만들어낸다. 즉 컨텍스트화 된 사회질서를 의미한다. 여기에서의 우리는 맥락속의 우리이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댓글을 달아 가면서 살아간다. 다원화된 의사집단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특정한 아이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산업화 시대적 사고의 산물인 특정한 스타나 브랜드 보다는 일상의 수많은 현상과 사물과 개체화된 사람들이 조합되어진 비빔밥 화 되어지는 과정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 이 공동체는 온라인과 사이버 상 그리고 오프라인과 실제에 동시에 공존하면서 시간과 장소를 넘나들면서 Network 와 Communication 그리고 Instant라는 단어들에 의해 지배되거나 의식화 하고 있다.

인간의 기나긴 여정 중에서 “우리에서 나” “나에서 우리”의 개념으로 우리의 위치를 이해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디자인은 “아이콘에서 텍스트”로 “텍스트에서 콘텍스트”로의 여행 중에 있다. 우리가 이러한 여행의 과정을 공공디자인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 시대에 살고 있음이 즐겁고 행복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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