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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제4회 김철수 씨의 인터넷 마케팅 4T 전략

2004-07-20

벌써 디자인정글에 칼럼을 쓴 지 4개월이 되었습니다. 주로 웹기획 중에서도 전략 쪽에 맞추다보니 디자인정글 칼럼이 아니라 코리아인터넷닷컴 칼럼으로 오해되기도 하나 봅니다.
그래서 이번 회는 비교적 디자인적이라 할 수 있는 아바타/아이템 디자이너와 관련 기획팀, 혹은 마케팅팀 팀원에게 초점을 맞추어 ‘김철수 씨의 인터넷 마케팅 4T 전략’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인터넷 마케팅 4T 전략’은 김철수 씨가 직접 고안한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면 부분적으로 비슷한 개념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김철수 씨가 만든 것이니 이 내용을 퍼가더라도 ‘김철수 씨의 인터넷 마케팅 4T 전략’으로 꼭 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름대로 이 전략을 밀고 있습니다. 글 중간 중간 ‘김철수 씨’를 강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인터넷 분야만큼은 외국 이론 베끼지 말고 우리나라에서 세계로 뻗어갈 이론을 만들어보자는 김철수 씨의 열정을 담은 것이므로 양해 바랍니다.)

4T는 사틴가 포틴가?

김철수 씨는 ‘사티(4T)’로 읽습니다. 마케팅의 고전 ‘사피(4P)'에서 따온 것입니다. 기존의 4P 전략을 아바타/아이템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하는 데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4P, 즉 제품(Product)을 만들어 적절한 가격(Price)을 붙여 유통(Place)을 한 뒤 판매를 촉진(Promotion)하는 전략은 아바타/아이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환영받지 못합니다.

우선 아바타/아이템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독립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아바타/아이템만 있는 웹사이트는 없습니다. 미니홈피 스킨 아이템은 미니홈피에 기생합니다.
아바타는 웹사이트의 각종 서비스에서 하나의 요소로서만 기능합니다. 가격 역시 원가 개념이 워낙 희박할 뿐 아니라 희소성이나 유통가 계산이 어렵습니다. 유통 또한 웹사이트 전체 개념에서 주도되므로 아바타만 유통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촉진이 그나마 쓸 만합니다.

그래서 아바타/아이템 기획/개발/판매에는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김철수 씨가 트랜드(Trend), 테마(Theme), 통합(inTegration), 터치(Touch)를 4가지 요소로 하여 이름을 4T라고 지었습니다. 통합의 경우 첫머리에 T가 오지 않지만 한글로 보면 분명히 4T가 맞습니다. 어쨌든 4T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각 요소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트랜드 전략은 시즌과 유행,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따라가는 전략입니다. 예컨대 아바타/아이템 팀의 공동 화이트보드에는 ‘이 달의 주요 이슈’가 있을 겁니다. 아마 달력을 이용한다면 올해 남은 달력을 모두 펼쳐 벽에 붙여놓고 모든 생각해낸 이슈를 다 체크해 놓았을 겁니다.
사무실이 좁다면 엑셀 파일로 ‘연간 주요 이슈 및 스케쥴표’가 정리되어 있을 겁니다. 물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건 사실 여력이 있지 않으면 작성하기 어려우니까요.
아무튼 스케쥴로 짜놓지 않더라도 여름 시즌이 되면 해수욕장 배경을 그립니다. 추석이 되면 한복을, 크리스마스가 되면 트리를 그립니다.
이제 몇 주 후면 그리스올림픽이니 못해도 축구공 하나는 그려야 됩니다.
얼마 전 김선일 씨 살해 사건을 접한 아바타/아이템 팀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촛불과 꽃 아이템을 그립니다. 이 아이템은 야후의 베스트 아이템인데 2위는 ‘탄핵무효말풍선’이란 아이템도 있군요.(2004년 7월 16일 기준)

트랜드 전략은 이처럼 트랜드를 따라가는 방법입니다. 때문에 가장 안정적이고 가장 효율적이며, 고객의 니즈에 가장 적합합니다.
무엇보다 아바타/아이템 팀은 항상 트랜드를 잘 읽어야 하고 남들보다 먼저 찾아야 합니다. 트랜드 전략과 관련된 것 재미있는 이론이 있는데 ‘기대수준 관리(expectation management)’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에 맞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 중 하나로도 거론되는 ‘기대수준 관리’는 말 그대로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을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약간 어색한 예이긴 하지만 휴대폰 수리를 위해 수요일 낮에 A/S 센타를 찾아갈 때 우리는 A/S 센타가 당연히 영업중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A/S 센타가 수요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문을 닫았다면 당연히 회사는 고객의 기대수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일요일 아침에 A/S 센타를 찾아간다면 어떨까요? 그땐 당연히 A/S 센타가 문을 닫아놓고 있어도 기대수준은 낮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다른 경쟁 업체의 A/S 센타는 365일 쉬지 않는다고 했을 때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A/S 센타는 고객의 기대수준에 맞추기 위해 일요! 일에도 문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아바타/아이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저가 요즈음에 원하는 것을 그때 그 시점에 제공해야 합니다. 여름이 되면 유저는 해수욕장 배경이나 파라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유저의 기대수준입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트랜드 전략을 사용하여 연간 이슈 스케쥴에 맞게 착착 진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매일매일의 새로운 이슈(사건, 변화, 유행, 인기 등)에 맞추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트랜드 전략은 이처럼 ‘시점’ 개념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계획적 개발을 요구하니다.


트랜드 전략이 고객수준을 맞추기 위한 고객 중심 전략이라고 한다면 테마는 철저히 회사 중심의 전략입니다. 트랜드는 사실상 차별화 요소가 매우 희박합니다. 경쟁 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약간의 시간차와 품질 차이가 날 뿐이지 그 이상은 차별화시키기 어렵습니다. 실제 요즘 주요 사이트의 아바타/아이템을 둘러보면 프로모션 되는 것은 대부분 여름이나 휴가, 납량특집과 같은 트랜드성의 아바타/아이템이 대부분입니다. 테마 전략은 트랜드가 채우지 못한 부분, 즉 아바타/아이템의 차별화를 만드는 전략입니다.

예컨대 벅스의 비틀(www.beatle.co.kr)은 초기 런칭시에 음악이라는 테마를 선택하고 그에 맞게 꾸몄습니다. 김철수 씨가 보기엔 다소 힙합스러운 느낌이 나는데 초기에 프로모션했던 일러스트 아이템으로 아래 그림처럼 한번 꾸며보았습니다.

비틀은 비트(beat)와 배틀(battle)의 합성어라고 한다. 에미넴 주연의 [8마일] 영화를 보면 랩배틀이 잘 나오는데 그걸 생각하면서 김철수 씨가 꾸며 보았다.

만약 벅스가 음악사이트가 아니라 교육사이트였다면 위와 같은 그림은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딱 보시기에도 다소 비교육적(?)입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벅스였기 때문에 저렇게 의도할 수 있었고 저것이 바로 테마 전략입니다. 아래 그림을 한번 보겠습니다. 그림을 잘 보면 어떤 사이트를 캡쳐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위 그림의 아바타와 아이템만 보고 어디 웹사이트인지 추측하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버디버디’라고 얘기하면 제법 ‘버디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다시피 ‘버디버디’는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므로 ‘10대스러움(다소 표현이 이상하지만...)’이 하나의 테마가 됩니다. 버디버디에서 캡쳐한 그림을 하나 더 보죠.

화면을 캡쳐한 것이라 에니메이션이 안되어서 아쉽지만, 보시기에 어떠신가요? 잘 이해가 안 되시나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야후 아바타에 올라온 콘테스트 중 하나를 다시 캡쳐 했습니다.

이제 비교가 되겠군요. 버디버디 아바타는 얼마나 ‘깜찍’스럽습니까! 사실 30대로 (정말) 막 접어든 김철수 씨가 보기엔 굉장히 유치해 보이지만 야후 아바타는 야후의 ‘공동 노화’가 정말 문제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낯설지가 않고 적절히 세련되어 보입니다.

물론 이런 것이 유저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헌데 포탈 사이트의 아바타가 매년 수천 개의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유저의 아바타는 회사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회사가 팔고 싶은 것, 잘 팔리는 것, 잘 팔 수 있는 것을 의도적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고 이것은 테마 전략으로 나타납니다.


앞서 아바타/아이템은 독립된 제품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다른 서비스와 연결되어야만 비로소 상품성을 갖는다는 뜻입니다. 때문에 다른 서비스와의 통합 전략은 웹사이트 전체 전략에 따라 구현됩니다.

예컨대 미니홈피, 게시판, 채팅, 메신저, 클럽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경우 아바타/아이템은 이들 서비스와 통합되어야 합니다(물론 모든 서비스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일관성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즉 여러 가지 다른 서비스에서 아바타/아이템은 반드시 서로 통합되어야만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채팅에 사용하는 아바타와 클럽에 사용하는 아바타, 그리고 게시판에 사용하는 아바타가 다 다르다고 했을 때, 즉 통합되지 않았을 때 유저는 혼란해집니다. 게다가 회사는 통합 전략에 따른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복 작업을 하는 등 여러모로 문제를 겪게 됩니다.
또 서로 다른 성질의 서비스라 할지라도 레이아웃 등 일관성을 갖게 함으로서 하나의 웹사이트로 인식시켜 주는데 만약 아바타가 제각각이면 엉뚱하게도 아바타로 인해 웹사이트의 중심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예는 팝플(www.popple.co.kr)에서 잘 나타납니다. 팝플은 원래 가상공간 안에 있는 미니 아바타를 갖고 있었는데 최근 웹용 아바타를 다시 선보였습니다. 말하자면 아바타가 2가지입니다.(아래 그림 참조) 그런데 이는 네이트(www.nate.com)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트는 원래 갖고 있는 아바타와 함께 싸이월드의 미니미라는 아바타(사실 아바타라 하기엔 멋하지만) 두 가지를 갖고 있습니다. 프리챌도 gif아바타와 함께 3D아바타를 더 갖고 있습니다.

사실 워낙에 수시로 변하는 인터넷 업체의 내외부 상황과 기술적 발전, 혹은 거꾸로 기술적 한계로 인해 아바타/아이템의 통합은 쉽지 않은 편입니다. 게다가 비교적 드물게 유료로 판매하는 컨텐츠다 보니 회사가 마음대로 바꾸기도 여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웹사이트의 모든 웹페이지에 똑같은 로고가 붙어 있는 것처럼 아바타/아이템 역시 어느 서비스나 통일되게 제공되는 것이 좋습니다. (좀더 명확히 얘기하면 ‘좋다’가 아니라 ‘그래야 한다’입니다)

터치(touch)는 ‘감동시키다’로 생각하는 것보다 ‘감성 표현’으로 보면 훨씬 이해가 쉽습니다. 특히 아바타의 경우 적은 수의 표정 아이템 때문에 유저가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가 예전에 팬스쿨이란 사이트에서 얼굴 표정 아이템도 유료로 판 적이 있는데 그 중 인상적인 것이 젖병 물고 흐뭇해 하는 얼굴 표정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유저는 몇 가지 정해진 수의 감성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싸이월드의 감성분류 아이콘은 14가지이고, 세이클럽 아바타의 표정은 5가지입니다(이는 기본 표정입니다. 좀더 다른 표정은 셋트나 아이템을 구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유저가 아바타/아이템을 통해 자신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어느 아바타/아이템 팀이든 이쁘거나 멋있거나, 혹은 엽기적인 아바타/아이템은 개발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저의 감성을 정확히 표현해주는 아바타/아이템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터치 전략은 유저의 감성 표현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 주는 전략입니다.



4T 믹스는 다음 기회에...

아쉽지만 4T 믹스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 기회로 넘겨야겠습니다. 김철수 씨가 트랜드와 테마, 통합과 터치 전략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립되었지만 트랜드와 통합, 테마와 터치, 트랜드-테마-통합-터치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모호한 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김철수 씨의 인터넷 마케팅 4T]에서 4T 믹스는 향후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으리라 봅니다.

많은 기획, 마케팅, 디자인 이론이 있지만 대부분 인터넷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드뭅니다. 4P뿐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IMC 역시도 인터넷에 시각을 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김철수 씨의 인터넷 마케팅 4T 전략]는 비록 허술하지만 아바타/아이템 팀에서 참고 정도는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김철수 씨는 이 전략을 계속 연구해서 최적의 이론으로 만들어 해외로 뻗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의견과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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