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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만화 천국, 네이버 웹툰 앱

2011-03-04


스마트폰이 나타난 이후로 좋아진 점 중의 하나는 안달복달하며 집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손바닥 안에서 따끈따끈한 신간 웹툰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오기도 전에 웹툰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여 손 안의 만화 천국을 보여준 네이버가 웹어워드 코리아 2010의 모바일앱 최고대상의 주인공이 된 비결도 여기에 있다. 네이버 웹툰 앱의 개발을 맡았고 현재 미투데이 UX팀을 이끌고 있는 NHN의 윤석장 팀장을 통해 숨겨진 개발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Jungle : 본인이 생각하는 수상 비결은 무엇인가?

글쎄. 사실 우리가 대단한 앱을 만든 것은 아니다. 웹툰이라는 잘 차려진 밥상에 앱이라는 숟가락 하나 놓은 것뿐? 우리의 수상 비결이라고 한다면 사용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서 대응한 점 이랄까. 웹툰 앱을 개발하던 2009년 초에는 아이팟 터치 같은 제품들이 나오면서 모바일 환경이 확장되려 하는 상황이었다. 시기적절하게 앱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개발했던 것이 우리가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Jungle :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부터 개발에 들어갔던 건가?

그렇다. 스마트폰이 유행할 것을 염두에 뒀었다. 아이폰이 국내에도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고. 지금은 아이폰 버전, 안드로이드 버전, 윈도우모바일 버전 뿐만 아니라 LG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OZ라는 운영체제 버전도 지원하고 있다.

Jungle : 일하고 계신 UX센터가 하는 일을 소개해달라.

우리는 네이버 서비스에 대한 UX와 UI 디자인을 담당한다. 전략이 완성된 후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디테일한 설계부터 출시까지 전체를 담당하기 때문에 우리 안에서는 생산조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네이버는 각각의 서비스 특성에 맞게 UX도 바꾸는데 법적인 이슈가 많은 미디어 분야나 영화, 뮤직 같은 주제형 서비스, 모바일 앱 서비스 등은 각각의 서비스에 맞는 특성화된 UX가 있다. 사실 워낙 많은 분들이 네이버를 사용하지 않나.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UX를 개발해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매우 바쁘다. 사실 그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Jungle : 웹툰 앱을 개발할 때도 그것이 가장 높은 난관이었나?

만화라는 것이 10대부터 4,50대까지 즐길 수 있는 컨텐츠이지 않나. 이미 컨텐츠는 보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앱을 모바일 환경과 특성에 맞게 어떻게 잘 만들어 내는 가였다. 기획 당시 목표는 웹툰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그리고 PC상에서 볼 때처럼 모바일에서도 웹툰을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이었다. 좁은 화면이라 복잡해 보이면 안되고, 직관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야 했기 때문에 각각의 화면에서 고민이 많았다. 여기서 다 풀어서 보여주는게 좋을까? 구조가 한 번 더 들어가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등등.
다행히 애플 OS가 좋아서 기존의 휴대폰들과는 다르게 뎁스가 한 단계 더 들어가더라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애플 단말기에서는 스크롤도 편했는데 요즘처럼 작가들이 화면을 길게 사용하는 경우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실 웹툰을 구현하기에 애플의 OS는 최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 기술적인 어려움이라면 이미지를 빠르게 로딩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사용자들에게 트래픽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보니 PC 그대로의 해상도를 살리면서 용량은 최소화 시키는 과정이 어려웠다.

Jungle : 현재의 UX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일반적으로는 전략을 세운 후 UX를 설계하고, 디자인, 개발, 출시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치는데 웹툰 앱은 과정이 조금 달랐다. 프로토타입 먼저 제작했다. 컨텐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UX보다 프로토타입을 먼저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유저라고 가정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봤다. 이동 중에 보기도 하고, 집에서 누워서 보기도 하고. 유저들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더 편하게 웹툰을 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이렇게 해서 추가된 작은 기능이 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앱에서 사용하는 자동회전이라는 기능인데 2009년 당시에는 애플 단말기에서도 지원하지 않았었다. 우리가 사용하다 보니 누워서 웹툰을 볼 때 의도치 않게 화면이 자꾸 돌아가서 불편한 거다. 이 문제점을 잡아내서 화면을 고정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기능은 그 상황에서 사용해보지 않으면 필요한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또 임시 다운로드 기능도 있는데, 당시에는 아이팟 터치만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에서만 다운로드가 가능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웹툰을 즐길 수 없어서 웹툰을 다운로드 받아 저장한 뒤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동 중에 웹툰을 볼 수 있도록 한 이 기능은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
개발기간 내내 테스트를 계속했는데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잘 거칠수록 좋은 앱이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각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이건 안 돼’라는 게 아니라 ‘이런 환경에 이런 문제점이 있는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고 서로 소통하며 함께 만들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

Jungle : 프로젝트 진행 중에 어려움은 없었나?

어려움이라 하면 딱 하나, 저작권 이슈가 있었다. 앞서 말한 임시 다운로드 기능이 지금은 48시간 보관, 재다운로드 불가 시스템인데 2009년 오픈 당시에는 30일 동안 보관 가능, 재다운로드 가능 시스템이었다. 마치 만화 대여소 같은 시스템이었는데 그게 무료였던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웹툰업계에서 자신들의 저작물이 공짜로 퍼지는 것에 대해 우려가 많았다. 모바일 환경이 확장되다 보면 웹툰 작가들에게도 좋은 기회들이 올텐데 네이버의 웹툰으로 인해 ‘웹툰 = 공짜’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획 의도 역시 좋은 컨텐츠를 많은 분들이 보게 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웹툰업계를 살리고 저작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핸들링이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Jungle :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나?

모바일 부문으로는 계속 새로운 앱을 출시하고, 개선해나가고 있다. 미투데이에서는 올해가 무척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과 테블릿PC류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웹 서비스도 많은 부분의 UX를 개선할 것 같다. 곧 미투데이 홈이 바뀌는데(2월 23일에 개편됨) 사용자들이 더 쉽게 미투데이 내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윤석장 팀장 미투데이: /seokzz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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