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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광고, 예술의 신(新)갤러리 되다!

2007-10-23

파리 퐁피두 센터와 베이징 자금성에 설치된 현대조형미술계의 프랑스 거장의 작품이 광고에 등장했다. 다양한 색깔의 초대형 화분 등 오브제 작업으로 유명한 장 피에르 레이노(67세, Jean Pierre Raynaud)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내 광고를 통해 소개된 것.

장 피에르 레이노는 이브 클라인(Yves Klein), 다니엘 스포에리(Daniel Spoerri), 레이몽 앵스(Raymond Hains), 쟝 텡글리(Jean Tinguely) 등과 함께 현재 미술의 태동을 알린 인물로,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프랑스관을 대표했던 세계적인 작가다. 김포 국제조각공원에 세운 높이 15m의 국기 게양대 ‘경계블록’,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에 놓인 대표작 ‘화분’ 등 국내 곳곳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이번 레이노의 ‘빅 플라워 팟(Big Flower Pot, 큰 화분, 줄여서 빅팟, Bigpot)’ 작품이 선보이는 광고는 하나은행의 CMA보다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PMA 상품 ‘하나은행 빅팟’ 통장 광고이다.
‘하나은행 빅팟’은 가입 한번으로 은행 주거래 통장과 증권사 CMA가 동시에 개설돼 하나UBS의 우량펀드, 신용카드, 대출, 우대금리 등 은행의 다양한 혜택과 함께 CMA의 고금리, 증권사의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PMA(portfolio Management Account) 상품이다. 이런 상품의 큰 혜택을 레이노의 초대형 화분 작품, ‘빅팟’과 연결했다.


이번 광고의 레이노 작품은 강렬한 레드 컬러의 약 2m에 가까운 대형 화분으로 일상적인 사물의 극대화를 통한 낯섦, 완벽한 형태의 명료함과 공감각적 강렬함이 특징이다. 1963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콘크리트로 속을 채운 빨간 화분은 지난 7월에 서울의 모 갤러리에서 전시돼 조형 미술 애호가들에게 선보인 바 있다.


레이노는 프랑스에서 직접 광고제작회사인 웰콤에 이메일을 보내 예술작품을 사랑하는 ‘하나은행’의 정신에 존경을 표했으며 자신의 작품을 활용한 광고의 작품성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레이노가 직접 광고에 삽입해 달라고 보내온 ‘L’Art est la richesse de ma vie(아트는 인생을 가장 풍성하게 한다)’라는 메시지는 현재 선보이는 인쇄광고에 모두 삽입돼 있다.

이번 ‘빅팟’ 광고는 현대 조형미술작품을 광고에 그대로 쓴 국내 최초의 시도로써 ‘애드무비(AD Movie, 영화가 접목된 광고)’에 이어 ‘애드 아트(AD Art)’의 장르를 새로 열었다. ‘애드 아트’란 예술작품의 예술성을 침해하지 않고, 실제 예술작품의 컨셉트를 그대로 광고에 차용하거나 예술작품을 그대로 광고에 등장시켜 촬영한 방식을 말한다.

이런 예로는 한국 현대 동양화가 육심원의 그림이 광고에 등장한 바 있다. CJ홈쇼핑에서 ‘쇼핑의 지혜-여자에겐 지혜가 힘이다’라는 메시지 아래 여인의 다양한 표정을 담는 육심원의 여러 작품들을 광고에 담았다. 이 광고는 2D와 3D 기법으로 작품 속의 여성들을 마치 살아 움직이듯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LG 그룹 또한 올해 초 ‘당신의 생활 속에 LG가 많아진다는 것은 생활이 예술이 된다는 것’이라는 메시지 아래 명화들을 광고에 등장시켰다. 고흐의 ‘밤의 카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르누아르의 ‘세느강의 보트놀이’, 드가의 ‘발레교실’ 등에 자사의 브랜드 제품들을 삽입해 한 편의 다양한 명화 전시회를 연출했다.


광고회사 웰콤의 이상진 기획8팀장은 “예술작품을 광고에 접목한 애드-아트 기법은 제품을 판매하는 광고의 기능을 넘어서 광고를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주목성이 있다”면서 “예술작품의 고급스러움이 브랜드에 연결되는 장점에 최근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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