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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브랜드가 산다 ④

우승우 브랜드 컨설턴트 | 브룩스 브라더스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BrooksBrothers) | 2015-10-12


패션은 어렵다. 사실 패션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냥 '옷입기' 정도가 적합할 것 같은 나에게 패션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그나마 옷입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기에 내가 그나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잘 입기' 보다는 '잘못 입지 않기'. 과거 짧은 기간 남성 매거진 'GQ'의 브랜드 매니저 생활을 경험했음에도 어떻게 입어야 잘 입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나마 어떻게 입으면 안되는가 정도를 눈치껏 알게 되어서인지, 기본적인 아이템만으로도 '패션 테러리스트'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는 남자 패션의 편리함 때문인지. 딱 그정도의 노력만을 하고 있다.

글 | 우승우 브랜드 컨설턴트
사진 | 브룩스 브라더스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rooksBrothers)

 


그런 나에게 일상의 패션 브랜드로써 브랜드 선택 폭은 넓지 않다. 과감하게 브랜드를 선택하고 도전하기 보다는 무난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상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거쳐 사회 초년생이었던 20대까지는 그저 ‘폴로 랄프로렌(Polo Ralph Lauren)’이었다. 이후 몇몇 브랜드를 입어 보기도 했지만 우연히 블레이저를 선물 받은 이후부터 대부분 옷은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다. 몸담고 있는 일의 특성상 정장보다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어야 하는 상황이 많고 옷들간의 어울림을 위해 같은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한지라 일상의 복장은 셔츠와 타이, 블레이저에 치노팬츠일 때가 많다. 그런 이유로 선정한 네번째 우리집 브랜드는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1818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조만간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게 되는 브랜드인 브룩스 브라더스. 아메리칸 클래식의 대명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 브랜드인 브룩스 브라더스는 미국 대통령들이 입는 옷으로도 유명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 44명 가운데 39명이 이 회사의 맞춤 정장을 입었다고 한다. 2013년에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던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1920대 의상 역시 브룩스 브라더스가 협찬한 것이다.


최첨단의 유행을 빠른 시간 내에 디자인하여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요즘. 매년 크게 다르지 않은 룩과 디자인을 소개하면서도 남성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브룩스 브라더스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수많은 브랜드들 중에서 브룩스 브라더스를 선택하는 것일까? 매년 전세계를 대표하는 100대 브랜드를 발표하는 인터브랜드에서 제시하는 훌륭한(great) 브랜드의 10가지 기준 중 'authenticity(정통성)', 'relevance(적합성)', 'understanding(이해도)' 항목을 통해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는200년에 가까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브룩스 브라더스만의 정통성을 꼽을 수 있다. 매년 수십개가 넘는 브랜드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오랜 기간 동안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 기간 동안 브룩스 브라더스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꾸준히 변화했기 때문에 존재하고 지속할 수 있었다. “우리는 오래됐기 때문에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좋기 때문에 오래됐다(We are old because we are good, not good because we are old)”라는 인터뷰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세월의 힘이 브랜드 힘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렌드 및 고객의 니즈(needs)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많은 브랜드 전문가들이 브룩스 브라더스를 가장 전통적인 동시에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 머물지 않고 버튼다운 셔츠, 치노 바지, 블레이저 등을 미국 최초로 상용화하였으며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하위 브랜드인 레드 플리스 라인의 런칭 등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단순한 제품 이상의 감성적인 가치와 과학적인 관리를 통하여 특별한 브랜드로 이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과 현대를 모두 아우르는 ‘모던 클래식(modern classic)’의 대표 브랜드로 오래 전부터 고객과의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서 다양한 고객 DB를 활용한 CRM 활동 및 적극적인 온라인 판매를 통해 패션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넘나드는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수십년을 함께 하는 변함없는 브랜드. 본인 이외에도 아들과 손자를 데려와 대를 이어가며 입는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는 등 고객들의 로열티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익숙했던 옷들을 옷장에 집어넣고 새로운 옷들을 꺼내야 할 시기. 옷의 두께나 디자인과 상관없이 나의 선택은 여전히 브룩스 브라더스이다. 셔츠, 타이, 블레이저, 가디건, 코드 등 자주 입는 패션 아이템이 브룩스 브라더스가 아니기가 쉽지 않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 브랜드로 모든 옷을 맞혀 입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선택일 수 있겠지만 제대로 옷을 입지 못하는 남자들에게는 제법 안전한 방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20년도 아닌 200년동안 입고 경험했고 미국의 대통령도 입었다고 하는 브룩스 브라더스인 경우에는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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