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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부자데(Vu ja de) 패키지디자인 - 역발상 패키지디자인

2006-02-14


가끔씩 실제로는 체험한 일이 없는 현재의 상황이나 주변의 환경이 마치 이전에 경험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처럼 '처음 접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을 심리학 용어로 데자부(De ja vu)현상이라 한다.

로버트 서튼 스탠포드 교수는 그의 저서 ‘역발상마케팅’이라는 책에서 '데자부(De ja vu)'를 거꾸로 적은 '부자데(Vu ja de)'라는 흥미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서 '부자데'란 '익숙한 것도 낯설게 느끼는 느낌'으로 21세기 치열한 기업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관념이나 상식에 대해 거꾸로, 바꾸어, 거슬러 생각는 역발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발상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다른 방향의 시도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없고 특별한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일탈심리 충족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watch시계의 경우도 역발상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둔 경우이다. 스위스시계가 갖고 있는 문화적 자산인 보수성, 정확함에 대한 집착,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역사와 장인정신, 고급품이라는 자산을 포기하고 저가의 플라스틱 전자시계, 화려한 색상, 의상에 맞게 변화하는 제품이라는 컨셉트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스와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화가, 사진작가, 패션전문가, 예술가들을 동원하여 매년 100종류 이상의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였고 다양한 색 배합과 독특한 이미지 창출에 역점을 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92년에만 2,700만 개, 수년 만에 누적 기준으로 1억 개 판매를 돌파하였다. 스와치 시계의 성공은 젊은이의 패션 트렌드 반영이라는 소비자의 ‘미실현 잠재니즈’를 찾아 이를 역발상으로 구현해 낸 것에 있다고 하겠다.


현대의 패키지디자인 시장 또한 선발업체에 의해 한번 정해지고 고착화된 디자인이 ‘시장의 트렌드’라는 미명아래 후발업체의 ‘Me-too'적인 디자인 표현으로 상식적, 습관적 고정관념(Stereotype)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패키지디자인 시장에서 약통 같은 플라스틱 용기에 알약처럼 껌을 넣어 치아건강을 위한 껌이라는 컨셉트를 담아 단일품목으로 연매출 2천 억원을 바라보는 히트상품이 된 ‘롯데 자일리톨껌’의 성공과 동그란 말이 김밥이 아닌 먹기 편한 삼각형 김밥의 간편한 낱개포장 역발상은 부자데를 통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해 제품의 자부심과 신뢰성을 높이고 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성공사례이다.
다양성의 시대, 비논리적 감성과 따뜻함이 핵심적인 고객가치로 떠오르는 시대, 프로슈머로 대변되는 자기 표현형 소비자의 시대인 현대에서 ‘부자데’는 창의적 패키지디자인 발상을 위한 지침이라 하겠다.
역발상적인 아이디어 접근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 시킨 패키지디자인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 장의 옷감으로부터(A Piece of Cloth)라는 Issey Miyake의 컨셉트를 전달하기 위해 제품이외의 것인 브랜드와 패키지를 철저하게 배제하였다. 전방향 신축의 스트레치 플리츠가 특징이며 한 사이즈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T셔츠 라인인 ‘Issey Miyake Me’ 라인은 심플한 튜브에 제품을 넣어 투명한 자판기 형태의 디스플레이 통에 넣었다. 투명한 플라스틱을 이용한 제품의 컨셉트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비판과 현대인의 공허함, 브랜드 없이도 브랜드 인식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담고 있다. 의 쇼핑백 역시 심플한 구조로 제작되었는데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제작하여 펼치면 한 장의 옷감이라는 미야케의 컨셉트를 전달하였다.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소비재를 만들어 파는 회사인 Blue Q는 기존의 진부한 선물카드와 차별화되는 아이디어가 담긴 ‘선물(Gift)할 수 있는 껌’을 개발하였다. 껌은 친근하고 재미있는 모티브이며 언제 어디서나 판매 가능하고 특히 디자인에 따라 충동구매가 가능한 제품이라는 판단 하에 껌 패키지는 선물카드의 역할을, 껌은 단순히 그래픽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10명의 디자이너에게 ‘눈에 띄는 껌 패키지’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흥미롭고 재미있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게 하였는데 Dirty Girl껌, 껌 Philosophy, Bad Ass 껌, Make Out껌 시리즈는 유머와 함께 삶에 대한 페이소스(pathos)를 느끼게 한다.
삶에 대한 철학과 격언을 12개의 철학으로 흥미롭게 담은 껌 Philosophy, 수다 떠는 모습을 형상화하여 10대전후의 어린이들이 친구들에게 선물 할 수 있도록 한 Loud Mouth 껌 등 각기 다른 디자인과 개성이 담긴 껌 패키지는 수집하는 패키지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였다.

Selfridge백화점은 자체 브랜드인 고급 식료품 라인을 생산, 유통하기 위한 패키지디자인을 개발하면서 식료품 칼라로는 기피되는 검정색을 기본색으로 하고 답답할 정도로 제품이 보이지 않게 밀봉하고 패키지의 형태와 크기에 상관없이 같은 Typeface와 같은 크기의 Type을 엄격한 그리드를 이용하여 일관성 있게 전개하였다.
이러한 파격적인 색깔과 미니멀 패키지의 시도가 가능한 것은 Selfridge백화점의 높은 지명도로 인해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지 않고 구매를 하기 때문으로 검정색 패키지는 오히려 다른 브랜드 제품에 비해 주목성이 커서 구매시점(POP)에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하였다.
우아하고 세련되며 모던하고 강한 Selfridge백화점의 식료품 패키지는 2002-2003년 제품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생산된 맥주인 Wild Brew는 제품명을 넣지 않고 호피문양을 병 전체를 둘러싸게 하여 읽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하였다. ‘a drink for the party animal'이라는 알콜성 맥주의 특성을 야생동물의 강함에 상징적으로 담았는데 강인함이 담겨져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통해 Wild Brew 맥주는 시장점유율 30%의 성장을 이루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Make your mark' 프로젝트는 잉크패드에 신발로 도장을 찍어 준비된 종이 위에 자신만의 독특한 마크를 만드는 프로젝트. ‘Anything you can think of + a pair of Nike Prestos’ 한 켤레의 나이키신발과 함께 생각할 수 모든 것‘이라는 주제의 인터렉티브한 경험을 통해 나이키의 ’just do it'이라는 브랜드 컨셉트와 제품의 무한한 상상력을 전달하고 있다.

5가지 향이 담긴 비누인 Watercolor는 실버 틴물감 튜브에 제품을 담고 세라믹 파레트와 붓을 함께 넣어 고급 브티크나 백화점에서 선물용품으로 판매하였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섞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제품 컨셉트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네임을 watercolor로 정하고 194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의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고급스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물감패키지디자인에 담긴 목욕용품 패키지는 사용자는 흥미를, 소매상에게는 흥미로운 제품 디스플레이로서 시각적 주목효과를 얻었다.

스위스의 Happy F&B에서 제작한 스위스 왕립음악원의 카탈로그는 2002년 Polar Music Prize 수상작을 담은 CD와 함께 동봉하였는데 꽃모양의 파격적인 CD를 꽃다발 모양으로 꽂고 카탈로그를 카드처럼 동봉하여 음악원의 컨셉트를 친근하게 전달하였다.

1996년 런던에서 처음 런칭한 Eat 브랜드는 25개의 카페를 가진 체인으로 성공하였다. Pentagram의 Angus Hyland가 디자인한 Eat Cafe는 food와 drink에 열정을 가진 사람을 강조하기 위해 수사적인 브랜드네임을 오히려 자제하고 ‘The real food company'라는 헤드라인과 볼드한 (Akzidenz Grotesk) 산세리프글씨체를 통해 강한 제품이미지를 전달한다. Eat Cafe의 현대적이고 튀는 볼드한 이미지는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브라운 칼라를 통해 친근한 유머를 전달한다.

하나의 제품에는 하나의 라벨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Barsquare 축제를 위한 와인라벨은 파티를 좋아했던 스웨덴의 Gustav Adolf 2세가 술에 취해 가는 과정을 6개의 라벨에 연속동작으로 표현하였는데 마치 플립 북을 넘겨보는 것 같은 재미와 함께 축제의 흥미로운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 www.victionary.com
                 www.rotovision.com
                 www.rockpub.com
                 www.piebooks.com
                 www.allrights-reserv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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