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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간판 트렌드 반영하는 프랜차이즈의 변화

2011-04-08


국내 간판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빵,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변화무쌍한 고객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주기적으로 간판을 단장한다. BI 교체 주기에 따라 전체 매장의 간판과 매장 디스플레이를 바꾸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지역에만 적용되는 콘셉트 샵을 런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간판과 디자인의 다양화를 이끌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글·사진 | 팝사인 popsign@popsign.co.kr


BI 변경으로 화사해진 뚜레쥬르 간판
뚜레쥬르는 지난해 말 BI(Brand Identity), SI(Store Identity)를 새롭게 마련하고 변화를 모색했다. 급변하는 베이커리 시장과 고객 니즈에 적극 대응해 시장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믿을 수 있는 원재료로 ‘빵집’ 본연의 진정성을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뚜레쥬르는 12월 7일 서울 압구정동 씨네드 쉐프에서 김의열 CJ푸드빌 대표, 이혁수 뚜레쥬르 사업본부장, 노희영 CJ 브랜드전략 고문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BI와 SI를 공개하며 맛있고 건강한 홈메이드 스타일의 정통 베이커리로 업계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뚜레쥬르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를 총괄 담당한 노희영 CJ 브랜드전략 고문은 “뚜레쥬르 브랜드 리뉴얼은 건강식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지금보다 나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야 된다는 믿음으로 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밀가루부터 새롭게 개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며 “CJ제일제당의 앞선 기술력과 CJ푸드빌의 장점들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트렌드를 리딩하는 브랜드들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매장은 오감으로 느끼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오픈 키친’ 형태로 제품 디스플레이 공간을 꾸몄다. 고객들은 바로 앞에서 파티쉐가 반죽을 하고 오븐에 넣는 작업을 그대로 볼 수 있어 고객과 파티쉐, 제품간 교감과 소통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한 열린 오븐에서 새어 나오는 빵 향기와 디스플레이 공간에서 퍼져 나오는 향기를 맡을 수 있어 갓 구워진 빵의 온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혁수 뚜레쥬르 사업본부장은 “지난 8월 분당 서현점을 리뉴얼하여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시켜 테스트를 했는데,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66% 증가했다”며 “고객 반응을 살피기 위해 전국 각지에 신 BI 매장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는데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절반 가까이 증가하는 등 우리가 의도한 신 BI 방향과 고객 니즈가 상당히 부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연말까지 전체 매장의 약 10%를, 올해부터는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은 물론, 기존 점포의 절반 이상을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한 매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2015년에는 국내외 2800여개의 매장을 오픈해, 총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뚜레쥬르는 새롭게 리뉴얼된 브랜드 로고 타입도 공개했다. 건강하고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뚜레쥬르의 이미지를 위해 민트그린 색상을 사용한 새로운 BI에, 정직한 맛과 믿음을 지향하는 건강한 홈메이드 베이커리의 정신으로 ‘Authentic Bakery(정통 베이커리)’라는 문구도 삽입했다.
이번 뚜레쥬르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에는 비안디자인의 인테리어 설계, 스티브&요니가 디자인한 유니폼, 맥클로드의 박스 디자인 등 각계 정상의 디자이너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것도 주목된다.
비안디자인의 안경두 소장이 직접 담당한 매장 인테리어는 나무와 돌, 벽돌 등의 소재를 기본으로 오래되어도 싫증나지 않는 따뜻하고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현해냈다. 러스틱한(RUSTIC) 감성과 빈티지(VINTAGE) 느낌을 트렌디하게 풀어내 홈메이드 스타일의 뚜레쥬르 제품과도 조화를 이룬다.
유명 디자이너 스티브제이와 요니피가 직접 디자인한 뚜레쥬르의 새로운 유니폼은 뚜레쥬르 엠블렘과 밀대, 빵 등의 귀여운 일러스트 문장과 로고가 특징이며 스티브요니 특유의 세련되고 빈티지한 느낌이 베이커리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전통미 살린 ‘더 샘’의 삼청동 콘셉트 매장
콘셉트 매장을 통해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전략이 늘고 있다.
똑같은 브랜드라도 시선을 사로잡는 매장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런칭한 화장품 브랜드인 더 샘은 최근 삼청동에 한국의 전통미를 콘셉트로 디자인한 매장을 오픈했다.
더 샘 관계자는 “더샘 삼청의 콘셉트 구현은 삼청동 거리가 가지고 있는 맥락(context)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소개하고 “보통 상업공간의 외관은 그 공간이 지닌 프로그램과 전체적인 개념을 간략하면서도 강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지만, 삼청동의 경우 기존의 브랜드샵의 상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기보다는 삼청동 길이 가진 고유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긴 인사동의 화장품 매장과는 대조적으로 더 샘은 보다 한국적인 콘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더 샘 관계자는 “삼청동 길이 가진 지역적 맥락은 배회, 정서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잠재 소비자들은 이 거리에 쇼핑을 목적으로 방문한다기보다는 삼청동 거리의 정서와 맛, 그리고 시간을 소비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화장품 매장의 입성이 굉장히 어색하고 불합리해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각 브랜드샵의 인사동 입성을 지적하고 “거리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시각적, 청각적으로 인사동 고유의 균형을 깨트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더 샘 삼청점은 이러한 삼청동 거리가 가지는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거리에 잠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더샘 삼청점은 ‘전 세계 아름다움의 비법을 전한다’는 더샘 만의 독특한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전통과 지혜를 모티브로 한 한국적 색채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콘셉트샵이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존 매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는데, 먼저 매장 콘셉트와 인테리어는 배영진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작업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배영진 디자이너는 드라마 ‘궁’의 의상 제작은 물론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대중과 예술의 만남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패션쇼 및 전시회를 통해 한국적인 것의 현대화를 지향해 왔다.
더샘 삼청점은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미니멀한 젠 스타일을 접목,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하였으며 일반적인 브랜드샵의 매장과는 달리 단아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동양의 세련미가 느껴진다.
매장 내 모든 가구들은 Raw material(나무, 쇠, 돌)을 사용하여 광이 나지 않게 하고, 조명 또한 부분적으로는 밝지만 전체적으로는 약간 어둡게 하여 매장의 콘셉트가 흐트러지지 않게 했다. 또한 매장의 벽체를 부분적으로 적, 청, 황, 백, 흑의 오방색을 사용해 포인트를 주었으며, 화려한 오방색의 포인트가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원목 느낌의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뤄 세련된 동양의 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매장 입구에는 실제 자연 속의 샘터를 연상케 하는 작은 샘을 만들어 ‘전 세계 아름다움에 대한 지혜가 담긴, 지혜의 샘’이라는 더샘의 브랜드 콘셉트를 표현하였으며, 다양한 예술 작품과 수목을 통해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적인 공간으로 꾸며졌다.


카페, 파사드형 간판 트렌드 주도
은행권과 카페는 지역 특성에 따른 다양한 매뉴얼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사인이 연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간판 제작 기법을 달라한다든가, 파사드 혹은 프레임을 다양화함으로써 사인의 차별화를 꾀한다.
특히 프랜차이즈들은 간판과 파사드의 연계성을 높인다는데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파사드형의 간판들은 과거 제작단가가 높아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는 프랜차이즈에 적당하지 않다고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시스템화 할 수 있는 다양한 파사드형 프레임이 개발되어 확대 보급을 용이하게 한다.
카페베네는 목재를 사용한 파사드형 간판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파사드형 프랜차이즈로 주변 환경과 매장 콘셉트에 따라 여러 종류의 목재 파사드를 적용하고 있다.
카페형 프랜차이즈는 간판을 중심으로 한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가 연계성을 가질 수 있는 콘셉트를 적용하는 것이 트렌드다. 이는 비단 카페형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고객 접점형 매장 전반에서 마케팅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은행권은 과거의 플렉스 사인에서 채널사인으로 한번 변화의 시기를 거쳤고, 이후 에폭시 면발광, 그리고 최근에는 아크릴 면발광 등 다양한 간판이 혼재되어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CI교체와 같은 대규모 간판교체가 없다보니 국지적인 변화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성형에서 채널로 변화하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성형사인은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온 제작 방식이다.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똑같은 매뉴얼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성형사인은 대기업의 대표적인 사인 유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초창기의 성형사인은 플렉스 사인을 대체하는 가로형 간판이 주종을 이루었는데,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대표적으로 이 방식을 채택해왔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가로정비사업과 함께 간판정비가 진행되면서 대기업의 성형사인에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간판정비 사업에서 채널사인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지자체의 디자인 정책에 맞춘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 설치 환경에 맞는 간판을 제작했다.
GS리테일은 성형사인만으로 간판을 만들다가 현재는 채널사인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GS리테일 황영섭 팀장은 “대부분의 지자체가 간판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어 그 구역에 속한 점포는 어쩔 수 없이 채널사인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GS25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채널간판이 확대되고 있는데 서울의 경우 65~70% 가까이 채널간판으로 변화했다. 지방의 경우 아직까지는 성형사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간판정비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채널간판의 비율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황영섭 팀장은 “향후 3~4년 안에는 90% 이상이 채널간판으로 바뀔 것 같다”고 내다봤다.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디자인 측면에서 다양한 채널간판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처럼 간판정비사업 등 지자체의 시책으로 어쩔 수 없이 간판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기업의 정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허가를 맡고 있는 지자체에 따라서 바뀌는 간판 트렌드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성형사인은 대량 생산이 용이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성형사인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또한 가시성이 좋아야 하는 업종 특성 때문에 노출면적이 넓은 성형사인을 선호한다.
황 팀장은 “지자체에 의해 기업이 따라가는 형국이지만 건물주가 미관 차원에서 LED 채널사인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하고 “간판이 채널로 변화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팀장은 향후 채널사인이 보다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는 전면 발광이 대부분을 이루지만 앞으로는 측면, 3면 발광이 트렌드를 형성하고, 또한 소재 역시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획일적 간판 가이드라인에 문제 제기
전국에 산재한 매장이나 지점에 자사의 간판을 적용해야 하는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체 매뉴얼과 실제 적용 사이의 괴리 때문에 일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공을 들인 디자인이 행정적 잣대로 허용되지 못할 때 가장 안타깝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개별점포와 업종, 그리고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제도로 인해 매장 영업이 원활하지 못하고 오히려 제도 때문에 거리경관을 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새로 런칭한 쉐보레 디자인 매뉴얼을 적용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에서는 최대한 디자인을 풀어주려고 하는데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은 타이트하게 잣대를 적용한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형식의 통제는 이해하지만 디자인에 관해서는 자율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간판을 통일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공무원들이 디자인 콘셉트를 잘 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규정은 점포 크기가 10평이든 100평이든 간판이 똑같이 적용되는데 카페형 매장은 간판만으로 어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차별화를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널사인 하나만 가지고는 매장을 홍보하는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외부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프레임에 조명을 넣어 주목성을 높이는 시도도 하는데 허가를 받을 때에는 기본 간판으로만 받고 나중에 보완 설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목성을 높이기 위해 인테리어를 외부 간판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자체에 따라 이를 규제하는 경우가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지자체에서 동일하게 적용하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지자체별로 잣대가 달라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영업을 못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약자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에서 현 상황에서 기업이 간판 매뉴얼을 현장에 적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다양성이 지적 재산이 되고,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간판을 정책으로 제도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디자인을 틀 속에 가두어버려 자칫 디자인의 진보를 가로막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간판 디자인 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점검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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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Sign, Lighting Design 전문 매거진 월간 <팝사인> 은 국내 최초의 옥외 광고 전문지로, 국내 사인 산업의 발전과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또한 영문판 잡지인 발간을 통해 국내 주요 소식을 해외에 널리 소개하고 있으며, 해외 매체사와의 업무제휴 들을 통한 국내 업체의 해외전시 사업을 지원하는 등 해외 수출 마케팅 지원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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