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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아버지와 아들, 동ㆍ서양을 흙 내음으로 아우르다

김한흰│브리즈번 | 2012-07-31



방학을 맞아 시내 근처 한적한 퀸즐랜드 미술관(Queensland Art Gallery | Gallery of Modern Art)에 들렀다. 세계대전 이후 호주 퀸즐랜드 (Queensland)주의 도자의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공예가 칼 맥커넬(Carl McConnell)과 그의 아들 필립 맥커넬(Phillip McConnell)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2대에 걸친 두 부자(父子) 도공의 작품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동•서양을 아우르면서, 동시에 동서양의 도자기법을 끊임없이 변형하고 결합 시키면서 탄생한 실험적 도자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두 도공의 작품이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된 것들이어서 장인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글, 사진│김한흰 브리즈번 통신원(1white707@gmail.com)


호주는 작은 아트 갤러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며, 공원과 광장에서도 다양한 문화 공연들을 통해 남녀노소 일 상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각 대학들도 미술관과 예술센터를 직접 운영하면서 국가의 문화발전에 힘쓰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브리즈번(Brisbane) 근처에 위치한 퀸즐랜드 미술관은 비교적 큰 규모의 전시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 오페라와 발레 공연 등이 상연되는 퀸즐랜드 예술관과 주립도서관과 함께 한적한 강가에 나란히 위치해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이차 세계대전 이후 퀸즐랜드 주에서 손꼽히는 공예가 칼 맥커넬과 그의 아들 필립 맥커넬의 작품을 같이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전시된 두 도공의 작품은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했던 것들을 모아 전시해 놓은 것이었기에 도자기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을 잘 이끌어냈다.

칼 맥커넬은 원래 미국에서 온 노동자중 하나였다. 그가 도자기를 만들게 된 것은 그의 아내, 버니스 피어슨(Bernice Pearson)을 만나기 시작하면서였다. 아들 필립의 탄생 후 호주에 정착한 후 브리즈번에서 각고의 노력과 도자에 대한 열정으로 당대 최고의 도공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는 퀸즐랜드 최초로 석기공법과 자기공법을 퀸즐랜드로 들여오기도 했다.

아들 필립도 칼의 영향을 받아 열두 살 때 부터 도자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필립의 실험적 도자 정신은 그의 전시회를 방문했던 일본의 도공 타쯔조 시마오카(Tatsuzo Shimaoka)에게 공동작업 제의를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그는 전통 일본 도자 기법을 습득 하고 발전시키는 기회를 가졌으며 ,전통 중국 도자기법 또한 그의 작품에 적용 시켰다.


이후 그의 필립과 칼은 함께 퀸즐랜드 도자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고, 아버지의 별세 이후에도 필립은 현재까지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 정신으로 최고의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전시회를 관람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전시된 도자기들의 주인을 상상했던 것 이었다. 모든 도자기들이 그들의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걸작이었고, 진정한 친구였을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엘리자베스 2세(Queen Elizabeth 2)에게 선물한 대접이었다. 금이나 은으로 치장된 것은 아니었지만, 버킹엄 궁전(Buchingham Palace)에 귀중한 소장품 중에 속해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흙 향기 가득한 진심과 땀 방울로 빚어낸 도자기 하나가 아닐까?
 
잠시나마 도자기를 통해 그리운 한국과 일본, 중국의 도자기 문화와 서양 문화의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1) 퀸즐랜드 미술관 (Queensland Art Gallery | Gallery of Modern Art): http://qagoma.qld.gov.au/

2) 필립 맥커넬 개인 홈페이지: http://www.phillipmcconnellpott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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