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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네덜란드 디자이너의 한국 디자인 체험기

2011-08-18


누구에게나 다양한 경험은 필요하다. 더군다나 크리에이티브의 중심에 있는 디자이너들에게는 필요가 아닌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을 것. 그런 맥락에서 한국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인 매튜 카이저는 여러 가지 기회를 거머쥐고 있는 행운아이다. 그는 디자이너들의 로망 델프트 공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자국에서 다양한 디자인 경험을 쌓은 후, 이곳 한국에서 또 다른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 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사진제공 | 세비앙

Jungle : 네덜란드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공부하고 한국의 카이스트에서 역시 산업 디자인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두 나라의 디자인 교육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카이스트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연구소 시스템 이었습니다. 외국인 학생으로서 이 시스템을 경험하는 것이 매우 좋았습니다. 학부 내에서 자신의 공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클래스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교수와 학생들과 토의하면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석사 과정만을 경험했기 때문에 두 학교의 석사 과정을 비교해 보자면 카이스트는 델프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리서치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델프트의 경우 학사과정에서는 엔지니어링과 프로세스 측면을 강조하며 석사 과정에서도 외관적인 측면보다 기능과 효율성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Jungle : 네비게이션 기기와 선박에 관련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현재는 세비앙에서 욕실 샤워기 디자인 인턴십을 하고 계십니다. 어찌 보면 약간은 다른 분야인데 이번 인턴십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새로운 도전과 배움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넓은 의미의 제품 개발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의 미학적인 측면은 그 중 일부이죠. 예전에 네비게이션을 만드는 회사 톰톰(TOMTOM)의 개발부서 mechanical design engineer로 인턴십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제품 컨셉을 잡는 것부터 대량생산에 이르는 폭넓은 과정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비앙에서 인턴십을 하게 된 이유는 아시아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과 카이스트를 통해서 알게 된 한국에서 기업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세비앙에서 프로젝트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기업 내부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풍부했고 환경에 있어서도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행동이 고려되어야 하는 샤워기라는 제품의 특성이 제가 원하는 방향과도 일치했습니다.

Jungle : 현재 세비앙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노약자와 어린이, 임산부 등을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의 개념이 적용된 욕실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고려하여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말씀하셨다시피 유니버셜 디자인을 고려한 욕실샤워기를 디자인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 목표였습니다. 때문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유니버셜 디자인과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유니버셜 디자인은 단순히 노약자와 장애인을 고려한 제품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하여 제품 또는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다양한 사용자로서 노약자와 장애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샤워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나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유니버셜 디자인을 고려하여 욕실환경에서 어떤 사용자이던 즐겁게 샤워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비용적인 측면입니다. 비싸면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적일 테니까요.

Jungle : 카이저씨는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공부하고 싶어하는 곳인 델프트 공대에서 학업을 진행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할 때 델프트 공대의 학제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상당히 많은 수의 학생들이 델프트 공대 산업디자인공학(TU Delft IDE (Industrial Design Engineering))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산업디자인 석사 프로그램은 크게 'Integrated Product Design', 'Design For Interaction', 'Strategic Product Design'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Integrated Product Design 부분의 석사과정에 있고요. 물론 각 카테고리에 들어오면 더욱 세분화된 코스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델프트의 자랑거리로는 다양한 수업 과정이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심도 있는 내용을 수업으로 배울 수 있지요.

Jungle : 델프트 공대로의 유학을 꿈꾸는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문화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델프트 공대에서는 이미 많은 한국인과 외국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업이나 생활부분에서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때때로 문화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상당이 직접적인 화법과 표현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특히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풍토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는 상당히 열려있습니다. 한국에서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이런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Jungle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지금 졸업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합니다. 특히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 용품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제 제품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즐거워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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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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