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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디자인씽킹은 디자인만의 것인가?

2013-01-31


디자인은 최종적으로 사용자가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축 디자이너는 실제 거주할 사람을 염두에 두고 집과 건물을 디자인하는 사람을 말하고, 건축에서 구조나 재료를 다루는 전문가는 엔지니어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디자인(final application for user 또는 final application of science)을 한다는 행위는 사용자를 위한 최종의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씽킹은 사용자를 위한 최종의 것을 만드는데 작용하는 생각의 방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채이식 아이디어팜 대표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의 정의는 이야기하는 사람만큼이나 여러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요즘 사용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정의는 아이디어(ideo)의 팀 브라운 CEO의 정의,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로저 마틴(Roger Martin) 교수의 정의가 대표 적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두 사람 모두 책을 통해서 알려짐). 그런데 미국의 대표적인 디자인혁신 기업인 아이디오의 팀 브라운은 공학자이고, 로저 마틴은 캐나다 로트만 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있는 경영학자입니다.

우선 엔지니어 출신인 팀 브라운의 정의를 보자면 "디자인적 사고란 소비자들이 가치 있게 평가하고 시장의 기회를 이용할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작업방식을 이용하는 사고 방식이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경영학자인 로저 마틴은 `디자인씽킹은 분석적, 논리적 사고 방식과 직관적, 창의적 사고 방식이 역동적으로 조화되어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지요. 공학자는 공학의 확장 관점에서, 경영학자는 경영혁신의 확장 관점에서 디자인씽킹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정의를 했을까요? 흔히 `디자인은 시각화하는 것이다` 또는 `디자인은 미래를 시각화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개념 정의가 있겠지만, 그 테두리는 비슷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존닷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아마존닷컴을 만들기 전에 투자은행을 다녔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민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통해 무엇을 팔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죠. 베조스는 결국 책을 팔기로 합니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인터넷 서점이라는 선례도 없을뿐더러, 사업모델의 검증조차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베조스는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는 프리젠테이션에서 바로 ‘미래’를 보여주었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디자인씽킹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가치가 불확실한 아이디어`이지만 돈을 벌 수 있겠다는 느낌과 리스크도 감수하게 하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최고의 결과물이 디자인씽킹을 통해 도출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 불확실한 미래가치의 현실화는 인류의 진화를 이끈 원동력이기도 하지요. 아인슈타인의 명언 중 `한 사람의 위대한 생각은 대중의 평범한 생각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왔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산업혁명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역사적으로 큰 발명이나 창조성을 발휘했던 사람들은 표현을 달라도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디자인씽킹을 이미 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디자인씽킹이 디자인의 전유물이거나 디자인에서 발명되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필요하면 사용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가치의 창출은 다른 학문 분야들이 대부분 신뢰성/과학적인 사고를 따르고 훈련하는데 집중되어 있는데 반해, 디자인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그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의사와 디자이너는 가장 멀리 정반대 쪽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사고 방식도 다르지만 결과물에 대한 가치 부여도 다르게 되는 것이죠. 의사들은 안전성 신뢰성, 선례의 존재 여부에 가치를 두지만 디자이너들은 `신규성`에 대부분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불확실한 미래가치를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디자이너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구상을 하는 사업가 지망생도 지금까지 없었던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구상합니다. 이것도 미래 불확실한 가치를 찾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엔지니어가 새로운 방식의 운반 시스템을 발명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구체적인 시각화로 단순화하고 모두에게 쉽게 그 결과를 보여 주고 의견을 받아 낼 수 있는 작업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잘하는 부분입니다. 쉽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만들어 보고, 여러 다른 분야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다시 최초의 안을 수정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있어서 발휘되는 이런 다이나믹스가 다른 분야보다 뛰어난 부분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씽킹은 `지식의 융합을 통해서, 불확실한 미래 가치를 과감하게 시각화하는 것`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그럼 디자이너들의 생각의 방식인 이러한 `과감한 디자인씽킹`이 어디서 왔는지, 철학적 배경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참고도서
디자인씽킹_ 로저 마틴, 웅진윙스
디자인에 집중하라_ 팀 브라운,
실용주의_ 윌리엄 제임스, 아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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