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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불황을 극복하는 셀프 트레이닝

2009-03-03



+ 주 최 : 국립현대미술관, 사단법인 대한출판문화협회
+ 장 소 :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
+ 기 간 : 2003년 12월 25일(목) - 2004년 2월 1일 (일)
+ 내 용 :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20여 개국의 300여 작가의 500여 종의 아트 북 및 북 아트와 미술작품


디지털 정보화 시대, 책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20세기 초반까지 정보와 지식 전달에 절대적 영향을 담당했던 책은 그 역할을 다양한 매체에 넘겨주고 있으며 미래에는 더 이상 책이 필요 없다고 속단하는 지식인들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정보의 바다 앞에서 책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구시대적 사고쯤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교양과 지식으로서의 책의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류는 책을 통한 반성적 사고로 시대와 상황에 따라 지식을 변형시키거나 확대 재생산해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에 앞서, 프랑스의 지식인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그의 『21세기 사전』에서 "읽기의 편안함, 한 장 씩 뒤적거릴 수 있다는 점, 종이의 밝기와 질 때문에 오랫동안 책을 대적 할만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책의 운명을 적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에는 지식전달이라는 전통적인 책의 의미를 넘어, 또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현대미술과 디자인의 시원으로 일컬어지는 현대미술의 문을 연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아트북, 20세기를 연 새로운 미술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된 이탈리아의 미래파, 러시안 아방가르드, 독일의 바우하우스, 네덜란드의 데 스틸 운동, 다다와 초현실주의자들이 착안했던 조형적인 언어로서의 책들은 책의 의미를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미학적인 의미에서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회에서는 해외 유명출판사와 국내외 작가들의 아트북을 통해 책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책을 소재로 작업해온 김상구, 고영훈 등 미술가의 작품, 1970년대 들어서면서 읽는 조형적 수단으로서 책에 의미를 두고 작업해온 디자이너 서기흔, 정병규, 안상수, 금누리 등의 작업을 통해 시대와 미감에 따라 변화하는 책을 모두 전시하였다.

오늘날, 책은 활자가 커지고 내용이 가벼워지고 무엇보다 시각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영상 테크놀로지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업그레이드로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보는 책의 역사와 경향을 총망라한 국내에서는 만나기 힘든 대규모 행사이다.
책에 대한 미학적, 조형적 접근과 해석을 통해 시대별 책의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날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아트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취재 | 김미진 기자( nowhere21@yoondesign.co.kr)


전시는 '역사 속의 아트 북 아트', '예술로서의 책, 책으로서의 예술', '아티스트 북', '북 아트' 총 4가지 주제로 나뉘며 아트북의 역사와 미술사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있다. 순수미술과 디자인, 출판과 공예미술의 결합을 통해 단순하게 읽는 책을 넘어 조형적 의미를 되새기고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로서의 책의 의미를 만날 수 있다.

현대 디자인의 기초와 아트 북의 본격적인 시원을 이룩했다고 평가되는 러시안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일체의 재현과 묘사적 요소를 거부하고 책으로 자신들의 조형적 이상이었던 순수형태를 추구했다. 당시 이러한 운동의 중심을 이루었던 리시츠키(El LISSITZKY, 1890- 1941)와 동시대 작가들의 아트 북 70여종이 일본의 무사시노 예술대학 협력으로 전시되었다. 이탈리아 미래파로부터 다다이즘의 세계적 확대, 러시아, 네덜란드, 그리고 미국에서의 아방가르드, 독일 바우하우스를 통해 아방가르드와 타이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1920년대 유럽에서 일었던 기계주의, 미래주의, 다다이스트들이 발행했던 역사적 조형적 의미가 있는 도서와 일본의 혁신적인 미술운동이었던 마보그룹의 기관지 복간본 등 매우 중요한 문헌들을 통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감을 반영한 20세기 초반의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도서들을 만날 수 있다.

역사속의 아트북


미술가들의 책


고영훈, 이강욱, 최은경, 추유선, 한젬마 등등 책을 소재로 또는 주제로 자신들의 조형적 의지를 구현해 온 한국의 중견,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책의 의미를 넘어 조형언어로서의 책의 모습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작가들의 예술적 의지가 어떤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되는 가를 통해 오늘의 한국미술과 한국의 책에 대한 미술인들의 일단의 의식과 의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즉 예술가들이 책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단순한 지식의 창고로서의 책의 기능을 뛰어 넘어 책이라는 소재가 예술적 시각을 통해 어떻게 변모하는가를 살펴보는 색다른 기회가 된다.

특히 1970년대 들어서면서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읽는 것과 함께 보는 것, 조형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작업해온 서기흔, 정병규, 안상수, 금누리, 이나미 등의 작업을 통해 시대와 미감에 따라 변화하는 책의 의미와 기능을 만날수 있다. 이외에도 흔히 좁쌀 책으로 불리는 책과 함께 아라키, 다빈치, 마릴린 몬로등을 다룬 초대형 서적들도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견디기 위한 출판의 한 모습으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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