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리뷰

CONTEMPORARY Han-Ok’展

2012-03-23


‘한옥(韓屋)’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이 땅에 지어온 살림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주거공간으로서의 한옥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대상이다. 그동안 건축가들은 한옥에 대한 순수주의와 고정관념, 제도 등으로 한옥을 현대적으로 변형, 적용하는데 소극적이었다.

기사제공 | 디자인DB(www.designdb.com)

이에 일반인들도 한옥은 거주보다는 관조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한옥은 점점 그렇게 전통에 머물러 있는 존재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한옥이 현대 생활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새로운 한옥을 조영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짓는 방식도 한옥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것에서 나아가 현대 도시생활에 맞게 변화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한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오는 3월 24일부터 8월 26일까지 2012년 상반기 기획전‘CONTEMPORARY Han-Ok’을 개최한다. 개관 6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한옥의 변주들을 탐구하고 앞으로 한옥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기획됐다.

특히 우리나라 도시한옥의 대표 건축가인 조정구, 황두진, 김용미, 김종헌과 설치작업을 진행하는 백승호 작가, 건축사진가 윤준환 등 총 여섯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현대생활에 맞게 산업적, 기술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대 한옥과 조형적 아름다움의 측면에서 접근한 설치미술작품 등 총 3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CONTEMPORARY Han-Ok’展은 한옥이 고유한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어떻게 적응, 변형, 확장되어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건축가 4인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전시는 건축가들의 도시한옥에 대한 각자의 관점과 방향에 따라 ‘Ⅰ 삶의 형상을 찾아서’, ‘Ⅱ 공적 영역으로 확장’, ‘Ⅲ 한옥 구조 개념의 현대적 적용’, ‘Ⅳ 한옥의 비판적 진화’로 소주제가 나뉘어 진행된다. 또한 전시에 대한 미학적 상징으로서 아티스트의 작품이 전시 도입부분과 중간에 ‘Intro-한옥, 살아있다’와 ‘Bridge-Ideal Symbol’ 이라는 주제로 각각 삽입됐다.

Intro-한옥, 살아있다

전시 도입부분 에서는 윤준환 사진작가의 ‘경남의 한옥’과 조정구 건축가의 제12회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인 ‘서대문 한옥’이 관람객을 먼저 맞이한다. 관람객들은‘서대문 한옥’의 마루에 걸터앉아 풍광처럼 펼쳐진 ‘경남의 한옥’들을 감상하며 도시한옥을 만나기 전 한옥에 대한 다양한 상념을 떠올리게 된다.

Ⅰ 삶의 형상을 찾아서

본 전시의 첫 번째 파트인 ‘삶의 형상을 찾아서’에서는 조정구 건축가의 도시한옥들을 선보인다. 그는 전통과 현대를, 또한 한옥 건축구법에 서양의 건축구법을 접목시켜 현대 도시생활에 잘 적응하는 한옥을 짓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소안재, 성연재, 선음재 등의 살림집에서부터 미국의 목구조 양식을 전통 건축에 응용한 궁중음식연구원, 국내 최초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담은 영상과 축소모형을 선보인다.

Bridge-Ideal Symbol

두 번째 파트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전시에 대한 시각적인 메타포로 설치된 백승호 작가의 작품들이 2층 2갤러리 초입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느다란 선재로 한옥의 지붕을 표현한 그의 작품 ‘종합차원-탑’, ‘종합차원-물체와 그림자’, ‘종합차원-부유하는 건축’은 마치 3차원의 공간 속에 드로잉을 한 것처럼 입체와 평면을 넘나든다.

Ⅱ 공적 영역으로 확장

김용미는 한옥구조를 이용하여 공공을 위한 대규모 시설을 설계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건축가다. 두 번째 파트인 ‘공적 영역으로 확장’에서는 살림집인 원서동 주택에서 공연장, 전시관, 연회장, 휴양시설 등 이용 대상과 규모가 공공으로 확장되어가는 행보와 그것을 가능케 했던 공학목재와 조립방식, 저에너지 공학한옥 등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실물의 한옥모형에서 나날이 발전하는 한옥의 현재 모습까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

Ⅲ 한옥 구조 개념의 현대적 적용

세 번째 파트에서는 ‘한옥 구조 개념의 현대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한옥 공간을 재해석한 김종헌 건축가의 새로운 주거유형을 제안한다. 그는 에너지 위기 시대에 한옥이 갖는 가치와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옥의 안채와 사랑채를 각각 주거공간, 사무공간으로 재해석하여 교통에 의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Homeoffice21’의 개념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목조의 결구구조를 철골조공포로 전환, 이를 적용한 실물 한옥구조를 전시장에서 재현했으며 목조결구에 대한 스티로폼 모형도 함께 전시한다.

Ⅳ 한옥의 비판적 진화

마지막으로 네 번째 파트 ‘한옥의 비판적 진화’에서는 2004년 ‘무무헌’을 시작으로 서울 북촌지역의 한옥설계를 거치면서 서서히 한옥의 일반적 특성에서 벗어나 현대건축으로 진화되어가는 황두진 건축가의 한옥들을 살펴본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시대 한옥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건축가의 고민과 통인시장 입구, 다층의 무지개떡 건물인 가벼운 한옥 등 최근 고안한 한옥의 새로운 형태와 구조를 통해 전통한옥의 계승이 아닌 또 하나의 현대건축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사실 한옥의 변화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옥이란 대개 조선시대의 한옥을 그 원형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옥은 근대화시기를 거치면서 형태나 구조적으로 이미 많은 부분이 변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한옥의 변형을 허용하지 않았던 70~90년대를 지나 서서히 현대 도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한옥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지금, 이제는 한옥이 지속가능한 건축으로서 앞으로 계속 이어져가기 위해서는 현대 도시에 맞게끔 진화해야 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CONTEMPORARY Han-Ok’展은 관람자들에게 한국 고유의 집, 한옥이 사라져 가는 옛것이 아니라 우리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으며, 현대생활에 적응하고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으면서 다양하게 확장, 변주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이를 통해 관람자들이 미래의 건축으로서 한옥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의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http://www.clayarch.org




본 정보는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디비닷컴(www.designdb.com)에서 제공한 자료이며, 상기 정보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재배포 할 수 없습니다.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