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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네덜란드 디자인의 어제와 오늘, 미래가 한자리에

2011-12-16


풍차와 튤립의 나라, 세계에서 평균신장이 가장 큰 사람들, 월드컵 때만 되면 TV에서 꼭 한번쯤은 보게되는 오렌지 군단, 120년 역사의 필립스 등이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고정된 이미지들이다. 요즘 디자인 학도들의 네덜란드 에인트호번행 유학이 대거 목격되면서, 한국사회에서 네덜란드 디자인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크게 늘고 있다. 걸출한 중견 디자이너 층이 탄탄한 네덜란드는 ‘디자인 강국’이란 타이틀을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왔다.

글 | 최리지 객원기자

매년 10월이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Eindhoven)에서는 그해의 주목받은 네덜란드 디자이너와 제품, 아이디어들이 총 출동하는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Dutch Design Week)가 개최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2011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에는 무려 1,800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성황리에 열렸다. 참여 디자이너들은 에인트호번 도시의 65여곳에서 300여개의 이벤트를 통해 무한한 잠재력과 신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는 개인의 아이디어를 전시하고 공유하는 장일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관람객과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얻는 창구와 같은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 디자인명문으로 불리는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Design Academy Eindhoven)는 학부와 대학원 졸업생 153명의 작품을 필립스의 공장지대였던 deWitteDame에 전시해 여느 때보다 호평 받는 전시를 펼쳤다. 전시 큐레이터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국출신 디자이너이자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 학장으로 재직 중인 일세 크로우포드(Ilse Crawford)가 참여했다. 또 전시 디자인은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 출신의 세계적인 가구디자이너인 피트 하인 이크(Piet Hein Eek)가, 카탈로그 디자인은 페트라 얀센(Petra Janssen)이 맡았다.

행사 기간동안 피트 하인 이크 (Piet Hein Eek), 키키 판 에이크 & 요스트 판 블레이스베이크(Kiki van Eijk & Joost van Bleiswijk), 로티 린드만(Lotty Lindeman), 스튜이오 욥(Studio Job)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캠프를 설치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Strjp 지역은 거대한 디자인 스튜디오로 탈바꿈됐다.

로티 린드만(Lotty Lindeman)과 바우터 스회블린(Wouter Scheublin)은 스튜디오를 공동으로 운영하면서도 각자의 독특한 작품영역을 구축해나가는 디자이너들이다. 린드만은 끊임없이 프로토타입을 생산하며 연구하는 디자이너로, 그녀의 작품은 감성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회블린 작품의 두 키워드는 조형미와 공학이라고 말할 정도로 기술적이고 감성적인 디자인 감각을 타고났다. 아주 다른 성향의 이 두 디자이너는 올해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에서 처음으로 공동 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디자인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기업가들을 위한 워크샵, 네덜란드 공예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예가 워크샵과 전시, 어린이들의 디자인적 사고 개발을 돕고 창의력을 북돋아 주는 디자이너와의 토크, 디자인 필름 페스티벌 등이 마련돼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전시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10월은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에게는 축제와 같은 달이다. 매년 10월이면 디자이너들은 더없이 분주하겠지만, 참여할 전시도 발품팔아 가봐야 하는 현상도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디자이너들도 매년 가을이면 세계의 디자인 현장에 각자의 디자인을 알리느라 바쁘다. 그러나 한국디자인이라는 정체성으로 한국디자이너들이 주최가 되어 열리는 세계 규모의 행사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세계 디자인계의 가장자리에 머물렀던 한국 디자이너들이 하나 둘 세계 무대에 진출하면서 ‘한국디자인의 국제 네트워크 구축과 정체성 재고’에 대한 과제가 다소 해소되긴 했지만 뚜렷한 돌파구는 없는 실정이다. 우리 디자인계에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의 등용문이자 매년 축적된 네덜란드 디자인 역사를 보여주는 디자인 위크가 좋은 해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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