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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세계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 03

2008-04-22

소형차, 대형차, SUV의 용도는 분명 각기 다르지만, 그럼에도 차종 간에 공통된 디자인 유전자를 가지고 다른 브랜드와는 구별되는 요소는 있어야 한다. BMW의 경우에는 둘로 갈라져 있어 사람의 신장을 연상시키는 키드니 그릴(Kidney Grill)과 긴 직선과 면의 조화, 그리고 조각 같은 느낌이라는 외관의 특징을 70년 이상 지켜왔다.
BMW 하면 미국 출신 크리스토퍼 뱅글(Christoper Bangle)의 디자인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뱅글은 지난 2004년 롤스로이스, 미니, 그리고 BMW라는 3개 브랜드를 모두 거느린 BMW그룹 전체의 디자인 디렉터로 승격되어 그룹 전체의 비전을 조화시키는 일을 맡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키드니 그릴의 BMW’ 디자인을 맡고 있는 사람은 네덜란드 출신의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다.
그가 말하는 BMW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일까? BMW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균형과 조화(proportion)다. 차량의 길이와 높이에 대한 BMW만의 고유한 비율이 있고,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 BMW의 외형적 특성을 만들어낸다.
패밀리 룩과 더불어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소비자의 특성 중 하나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차를 사고 싶어 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자신이 입고 외출하는 옷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는 것처럼, 상대방을 만날 때 타고 나가는 자동차가 자신의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믿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호이동크 또한 사람들이 차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감성적인 차, 소유함으로써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싶어 한다.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가 신차를 디자인할 때 신경 쓰는 것은 ‘고성능’ ‘화려함’ ‘정밀함’ 세 가지뿐이다. 이 세 가지야말로 BMW의 핵심적 가치와 지향점이라는 것이다. 소비자 취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이루는 수많은 요소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자동차를 만들려 하면 결국 누구에게도 강하게 어필할 수 없는 차가 되어버린다.
그런 맥락에서 BMW의 경쟁 상대에 관해 호이동크는 자동차 디자인 개발을 앞만 보고 달리는 카레이싱에 비유한 바 있다. 물론 시장에는 경쟁이 있고 그것을 생각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지나치게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글/ 정영호 기자

히라이 와헤이(Hirai Wahei)는 2004년부터 도요타 글로벌 디자인 매니지먼트 부서(Global Design Management Division)을 책임지고 있다. 일본 지바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1972년 도요타에 입사하여 36년째 일하고 있는 도요타맨이다. 제2자동차개발센터 총책임자와 프랑스의 도요타유럽디자인개발센터 S.A.R.L.(ED2)의 책임자를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렉서스의 L-피네스(L-finesse) 디자인 철학을 확립한 인물로 알려졌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그의 손에서 비로소 뚜렷해진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 이전의 렉서스 디자인은 단순히 독일 럭셔리 메이커 모델의 벤치마킹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글로벌화에 맞춰 세계 어느 곳에서도 먹혀들 수 있는 ‘탈일본적’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렉서스 브랜드의 중흥을 위해 도입된 ‘L-피네스’ 는 단순한 디자인 콘셉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철학이었다. L-피네스란 첨단 리딩 에지(leading-edge)와 정교함(finesse)를 양립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즉, 기술 발전에서 비롯되는 기계적인 새로움과 인간적인 감성을 자동차 디자인에 담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IS, GS, LS를 비롯해 다양한 모델에 반영되어 이른바 ‘신세대 렉서스’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글/박영문(월간 자동차생활 기자)

영국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을 다니면서 아우디의 장학금을 받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슈테판 질라프(Stefan Sielaff)는 졸업과 동시에 1990년 아우디 디자인 팀에 입사했으며,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의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3년 벤츠로 자리를 옮겨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했다가 2006년부터 아우디 AG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철저하게 독일 전통을 따르는 그의 디자인 또한 정교함, 단순함, 기능적이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의 이러한 특징은 아우디가 지켜온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라는 디자인 철학과 상통한다. 하지만 그의 디자인은 인간의 감성적인 면 또한 자극한다. 질라프의 아우디 복귀는 너무 차갑다는 지적을 받아온 아우디 디자인에 감성과 휴머니티를 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 정신과 이탈리아적인 우아함을 조화시킨 그의 디자인은 아우디의 디자인에 전에 없던 열정을 불어넣었다.
글/박영문(월간 자동차생활 기자)

이안 스튜어트 칼럼(Ian Stuart Callum)은 1954년 영국 출생으로 글래스고 미술학교(Glasgow School of Art)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1988년까지 포드의 영국•미국•독일•일본•호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했으며 1998년 기아(Ghia) 스튜디오에서 디자인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그(Zig) 콘셉트카를 개발했다. 1990.1999년에는 제너럴 매니저와 수석 디자이너를 겸하면서 애스턴 마틴 DB7과 뱅퀴시(Vanquish) 같은 역작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칼럼의 디자인은 시대를 반영한 럭셔리함과 파워로 요약된다. 이러한 그의 디자인 철학은 ‘아름다운 고성능(Beautiful Fast Car)’이라는 재규어 모토와도 일치한다. 1999년부터 재규어의 디자인 디렉터 역할을 맡으면서 신형 XJ와 S-타입의 페이스리프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주도했다. 재규어의 클래시컬한 디자인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조명하면서 ‘재규어 디자인=칼럼’ 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왔다.
글/박영문(월간 자동차생활 기자)

포드 디자인 담당 부사장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관리자(CCO)인 J. 메이스(J. Mays)는 아트 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을 졸업했다. 1980년 외부 디자이너로 자동차 디자인을 시작해 BMW와 아우디에 몸담기도 했다. 1997년 포드에 영입되어 디자인 담당 부사장에 올랐고, 2003년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에는 포드 계열 전체 브랜드를 총괄하고 장기적인 디자인 전략을 관리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메이스의 디자인은 전통의 현대적 해석으로 요약된다. 대표적인 것이 포드의 선더버드(Thunderbird), 뉴 토러스(New Taurus) 등이다. 최근에는 유럽풍 디자인의 접목도 눈여겨볼 만한데 뉴 토러스의 심플한 헤드램프와 군더더기 없는 보디라인 등은 유럽 세단의 향기다. 200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공개된 링컨 MKR과 포드 인터셉터 콘셉트카 또한 전통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메이스와 그의 팀원들은 옛 디자인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글/박영문(월간 자동차생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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