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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휴식이 있는 전통 디자인 ‘희희낙락’

2018-03-13

 


 

윷놀이를 해본 게 언제였더라. 명절이 지난 건 한 달 남짓인데 윷놀이를 해본 기억은 까마득하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윷놀이를 ‘이론’으로만 접해본 아이들도 여럿 될 것 같다. 

 

우리의 전통놀이 윷놀이가 지루한 구식 취급을 받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어디 윷놀이뿐이랴.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요소들은 우리의 일상과 쉽게 하나가 되지 못한다.  

 

에이그리드의 윷놀이. 에이그리드는 전통을 재해석해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에이그리드의 윷놀이. 에이그리드는 전통을 재해석해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에이그리드는 전통놀이와 생활에서 마주하게 되는 물건에 전통을 재해석, 디자인해 우리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그들의 디자인은 충분히 전통적이지만 현대적이며 부담이 없어 가까이 두고 즐기고 싶다.  

 

즐겁게 놀며 쉼을 지향하는 ‘희희낙락’ 프로젝트를 선보인 그들의 전통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에이그리드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A-GRID’는 ‘ABLE(-가능한)’의 A와 디자인의 기본인 ‘GRID(그리드)’를 의미합니다. 디자인을 통해 주변에서 잊혀가는 것들의 쓰임을 일상 안에서 가능하게 만드는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멤버는 김현정, 이지은, 정다은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희 모두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동기로 처음 만났어요. 실무적인 경영, 전반적인 디자인 업무, 콘셉트 구상과 기획 이렇게 세 가지 포지션으로 나누어서 일을 하지만, 다 같이 의논해서 모든 일을 마무리하는 편이에요.

 

일월오봉도와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희희낙락 - 쉬어가기 꾸러미〉

일월오봉도와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희희낙락 - 쉬어가기 꾸러미〉


화투,윷놀이,노리개공깃돌

화투,윷놀이,공깃돌노리개


 

어떻게 전통 디자인을 선보이게 되셨나요? 

외국인 친구 선물을 위해 인사동에 들렸는데 적당한 가격대의 기념품은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비슷한 상품들이 많았고, 나머지는 고가의 공예품들이라 20대가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웠어요. 또 전통 디자인이 적용되는 상품의 종류가 문구류로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의 첫 번째 프로젝트 ‘희희낙락’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희희낙락은 戱(놀 희), 呬(쉴 희)를 사용하여 ‘즐겁게 놀고 쉼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놀이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에 저희가 재해석한 전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공깃돌 노리개

공깃돌노리개


화투

화투



지금까지 선보이신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희 제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먼저 〈희희낙락 - 전통놀이 꾸러미〉는 전통놀이들로 구성되었어요. 승경도 놀이에서 영감을 받아서 네 개의 윷가락을 하나의 윷대로 재해석한 윷놀이 세트와, 핸드메이드로 만든 노리개 속에 도자기 공깃돌을 넣어 놀이와 장식의 용도로 사용 가능한 공깃돌 노리개, 왜색을 배제하고 한국적으로 디자인한 화투 이렇게 세 가지 상품으로 이루어져 있죠. 

 

두 번째 〈희희낙락 - 쉬어가기 꾸러미〉는 일월오봉도와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방향제, 수면 안대, 손수건, 타이벡지갑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마지막으로 황동과 월넛을 소재로, 기존 에이그리드 윷놀이 세트에 심미성과 조형성을 더한 〈한윷〉이 있어요.

 

한윷. 기존 에이그리드의 윷놀이 세트에 심미성과 조형성을 더해 디자인했다.

한윷. 기존 에이그리드의 윷놀이 세트에 심미성과 조형성을 더해 디자인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 있다면? 

가장 최근에 선보인 〈한윷〉이에요. 저희가 처음에 선보인 〈희희낙락〉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자인과 가격대의 제품이었다면, 〈한윷〉은 한국전통문화전당 전통문화 융복합 상품개발에 참여하게 되면서 윷놀이를 공예품으로 새롭게 만든 제품입니다. 멘토 서정화 작가님의 조언도 받으면서 많이 배우고 새로운 분야에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저희가 공예 전공자들이 아니다 보니 이 분야는 생소해서 재료 선정부터 제작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그래서 좀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또 지난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 1월 파리 메종오브제에 이어 명인명장 한수에서 열린 전통, 일상과의 ‘조우’ 전시에 참여하고 잡지 협찬도 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제품이라 더 뿌듯하기도 합니다.

 

파리 메종오브제에서 선보인 한윷

파리 메종오브제에서 선보인 한윷


명인명장 한수의 전시 전경

명인명장 한수의 전시 전경



지난 설에 특히 에이그리드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한윷이나 윷놀이 세트가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네, 설날을 맞이하여 손자들 놀러 오면 함께 즐기겠다고 사 가신 손님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평소보다 윷놀이와 한윷에 더욱 더 많은 관심과 문의를 주셔서 감사했답니다. 세뱃돈을 넣어 선물로 주기 좋을 것 같다고 타이벡 지갑에도 큰 관심을 보이셨어요.  


생활창작가게KEY에서도 전시를 선보였다.

생활창작가게KEY에서도 전시를 선보였다.


 

에이그리드의 제품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나요?

현재 홍대 생활창작가게key, Havebeenseoul, 청와대 사랑채, 인사동 한국관광명품점, 경기도박물관 등 오프라인 매장과 생활창작가게key, Havebeenseoul 등 온라인에서 만나 보실 수 있고요, 저희 블로그(blog.naver.com/a-grid)나 인스타그램(instagram.com/agrid.design)에서도 문의가 가능합니다.

 

전통 디자인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와 문양을 이용한 디자인을 통해 전통문화와 멀어진 젊은 세대들과는 소통하고, 획일화된 전통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새로움을 주고자 합니다. 또한 국내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선물할 수 있는 기념상품까지 개발해서 우리의 문화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리고 함께 향유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에이그리드의 멤버들

에이그리드의 멤버들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새로운 영감과 시각을 얻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보낼 예정입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전통 공예 장인 분들과 함께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해 보고 싶어요. 다양한 분야의 장인 분들과 제품을 기획한다면 저희가 몰랐던 소재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 수 있고, 더욱더 깊이감이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에이그리드(instagram.com/agrid.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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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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