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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4인 4색, 올해의 한국 작가 예상하기

2017-10-31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가 될 4명의 작가를 만나보는 시간.



국립현대미술관은 SBS문화재단과 함께 매년 ‘올해의 작가상’을 개최한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이 수상제도는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할 작가를 선정하고, 후원함으로써 한국현대미술의 발전을 도모한다.

1차 심사를 통해 선발된 4명의 작가는 후원금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할 기회를 얻는다. 보통 전시는 하반기에 열리는데, 올해는 9월 13일부터 2018년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 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선정된 4명의 작가(써니킴, 박경근, 백현진, 송상희)는 독자적인 시각과 표현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를 겪는 개인의 심리를 보여준다. 언제나 그랬지만, 특히 올해는 동시대적 고민을 담은 작품이라서 현대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관객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누군가의 기억 속으로 - 써니킴 〈어둠에 뛰어들기〉

써니킴, 〈통로〉, 2016, 캔버스에 아크릴, 112x138cm

써니킴, 〈통로〉, 2016, 캔버스에 아크릴, 112x138cm

써니킴, 〈교복입은 소녀들〉, 2009-2017, 캔버스에 아크릴, 각 162x75cm

써니킴, 〈교복입은 소녀들〉, 2009-2017, 캔버스에 아크릴, 각 162x75cm

써니킴, 〈풍경〉, 2104-2017, 혼합매체, 244x732x244cm

써니킴, 〈풍경〉, 2104-2017, 혼합매체, 244x732x244cm


써니킴의 작품은 누군가의 기억에 들어가 산책하는 기분이다. 잊어버린 불안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회화로 재구성하는 써니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교복 입은 소녀와 깊은 산속 이미지로 내재된 기억을 이끌어낸다.

관객은 왠지 보지 말아야 할 타인의 기억을 본 것 같은 찜찜함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기억이 점차 자신의 것이 되는 전이적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장 한가운데 세워진 무대(그림 속 풍경이 실제로 튀어나온 듯한)에 놓인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비칠 때, 이 경험은 극에 달한다.

#개인 #기억 #산책 #전이 #공감


군대에서 찾아낸 집단 속 소외감 -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2017, 혼합매체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2017, 혼합매체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2017, 혼합매체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2017, 혼합매체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2017, 혼합매체

박경근, 〈거울 내장: 환유쇼〉, 2017, 혼합매체


박경근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원형과 살펴지지 않은 이면을 영상으로 탐색한다.〈거울 내장: 환유쇼〉에서는 군대라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남성 중심적 문화와 시스템 속에서 철저히 집단화되고, 소외되는 개인의 문제를 고발한다.

14m의 높은 천장 아래, 총의 형태를 가진 로봇들이 일렬로 서있다. 일정 시간이 되면 로봇들은 제식 동작을 연출하는데, 이 움직임으로 전시장 내부의 빛과 색채가 조절된다. 총이라는 외형과 일말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 로봇의 움직임은 공포감을 유발한다. 이러한 공포는 한 개인이 집단에서 느끼는 불안과 그로 인한 소외감으로 연결된다.

#군대 #개인적경험 #로봇 #집단 #소외


한없이 우울한 연극 한 편 -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2017, 네온사인, 304x2500cm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2017, 네온사인, 304x2500cm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2017, 혼합매체, 가변크기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2017, 혼합매체, 가변크기


백현진 작가의 작품은 회화나 영상이 아닌 하나의 공간이다. 휴게실이라 적혔지만, 임시보호소 또는 분향소 같은 이 공간은 가상의 한 남자(주인공)의 삶이 반영된 무대다. 관객은 주인공의 인생 스토리가 담긴 시를 읽을 수 있는데, 왜 작품 제목이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인지 알 수 있다.

작가는 가상의 현실을 지어내고, 이를 공간으로 재현함으로써 관객이 작품을 ‘경험’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관객이 작품에 크게 공감하는 이유는 공간 때문이 아니라, 작품 주인공의 우울한 삶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 #현실 #흙수저 #당신과나의이야기 #시나리오


소리 없는 죽음을 위한 진혼곡 - 송상희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송상희,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2017, 3채널 영상설치, 16’

송상희,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2017, 3채널 영상설치, 16’

송상희, 〈세상은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 소리 한 번 없이 흐느낌으로〉, 2017, 타일벽과 음향설치, 가변크기

송상희, 〈세상은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 소리 한 번 없이 흐느낌으로〉, 2017, 타일벽과 음향설치, 가변크기


송상희 작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다층적 연구와 수집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사료(이미지, 텍스트, 드로잉, 음악 등)를 재배치하며 숨겨진 이야기를 밝혀낸다.

사료의 재배치는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밝혀진 이야기는 암묵적 폭력으로 배제된 사람들을 위로한다.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전래동화 ‘아기장수 이야기’를 역사적 사료와 재편집하여 종말, 개인의 희생, 절망 등을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극단적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남을 수 있는 희망에 대해서도 전달한다.

#소외된자 #희생 #재배치 #관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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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17’은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 및 발굴하는 프로그램이자, 동시대의 한국 작가들이 어떻게 사회와 역사를 바라보는지를 알려주는 전시다. 다가오는 12월 5일, 앞서 소개한 4명의 작가 중에서 최종으로 ‘올해의 작가’ 1인이 선정된다. 누가 올해의 작가가 될지 한번 점쳐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아니, 그냥 나와 통한 작가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 제공_ 국립현대미술관( www.mmca.go.kr), 올해의 작가상( koreaartist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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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올해의작가상2017 #써니킴 #박경근 #백현진 #송상희 #한국현대작가 #현대미술공모전 #한국현대미술 #국립현대미술관 #SBS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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