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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형석이 아트 매니지먼트를 만든 이유

2017-09-15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예술가는 법적인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수익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더러는 작품을 도용당하고도 상대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기도 한다. 작곡가 김형석이 아트 매니지먼트 ‘팝앤팝이엔티’를 설립한 이유다. 

 

인터뷰 중인 팝앤팝이엔티의 김형석 대표

인터뷰 중인 팝앤팝이엔티의 김형석 대표


 

김형석 대표를 만난 건 지난 8월 말 ‘2017 아시아호텔아트페어(이하 AHAF)’에서였다. AHAF는 기존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탈피해 호텔 룸에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신개념 아트 페어로, 찰스장, 서미지, 델로스 등 팝앤팝이엔티 소속 작가 약 50인이 참여했다.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김형석 대표에게 팝앤팝이엔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이번 ‘AHAF’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에 행사에 대해 들었을 때 되게 발상이 새롭더라고요. 그림이 원래 집이나 사무실에 거는 거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호텔이야말로 훌륭한 전시장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침실, 거실, 화장실 등 모든 일상 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관람객은 기존보다 훨씬 친숙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다양한 공간 연출법을 배울 수도 있어요. 호텔 입장에서는 공실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고요. ‘이야 이거 머리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7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중 팝앤팝이엔티가 꾸민 호텔 룸

2017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중 팝앤팝이엔티가 꾸민 호텔 룸


 

Q. 팝앤팝이엔티는 어떤 회사인가요? 소개 부탁드려요.

팝앤팝이엔티는 팝아트 전문 아트 매니지먼트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내의 개성 있는 팝아트 작가들을 발굴하고 영입해서 이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매니지먼트 해주는 역할을 해요. 창작자로서 응당 가져야 하는 수익 분배나 저작권 같은 권리를 보호해주는 거죠. 또한 다양한 전시 및 페스티벌을 기획하기도 하고,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Q. 언제, 어떤 계기로 팝앤팝이엔티를 설립하게 되었나요?

법인을 설립한 건 3년 정도 되었는데요. 그때는 음악 법인이었어요. 팝앤팝이엔티로 이름을 바꾸고 팝아트 매니지먼트를 시작한 건 작년 10월이고요. 계기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우연히 팝아트 작가 몇 명을 알게 되었는데요. 창작자로서의 권익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어요. 과거 제가 작곡가 시절에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자꾸만 마음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갖고 있던 법인을 분야만 미술로 바꿔서 팝앤팝이엔티를 설립하게 됐어요.  

 

2017 아시아호텔아트페어에 참가한 김형석 대표와 팝앤팝이엔티 소속 작가들

2017 아시아호텔아트페어에 참가한 김형석 대표와 팝앤팝이엔티 소속 작가들


 

Q. 그럼에도 작곡가가 미술 매니지먼트를 설립한다는 게 쉽게 매치가 안 돼요.

팝아트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팝뮤직이잖아요. 음악과 미술이라고 하면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팝’이라는 장르로 묶이기도 하거든요. 그동안 제가 놀아왔던 놀이터에서 또 다른 놀이기구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생각해보니까 팝아트와 팝뮤직이 함께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화려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을 그리는 서미지 작가는 시부야 음악이랑, 파워풀한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KOMA 작가는 힙합 음악이랑 접목하는 거예요. 곽수연 작가의 동양화에는 국악기를 사용한 EDM 음악이 잘 어울릴 것 같고요. 

 

서미지 <알록달록 드레스를 입고 룰루랄라>, 90.9x72.7cm, Acrylic on canvas, 2017

서미지 <알록달록 드레스를 입고 룰루랄라> (사진제공: 팝앤팝이엔티)

 

 

Q. 팝앤팝이엔티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배우, 가수 매니지먼트를 오래 운영해온 만큼, 다른 아트 매니지먼트와는 차별화되는 서비스가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마케팅 프로모션이겠죠. 미디어와 작가를 어떻게 연결하느냐, 또는 전시, 공연과 작가를 어떻게 연결하느냐. 홈쇼핑이 새벽시간대는 어차피 재방송이 나가니까, 1시간 정도 작가들이 나와서 작품을 판매하는 거예요. 직접 작품 설명도 하고 라이브페인팅도 하고. 또한 음반 커버 아트웍을 제작할 수도 있고, 하다못해 마리텔에 출연시킬 수도 있죠. 궁극적으로 작가들이 유명해져야 하는데, 팝앤팝이엔티는 그러한 부분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KOMA Pop family (사진제공: 팝앤팝이엔티)

KOMA <Pop family> (사진제공: 팝앤팝이엔티)

 

 

Q. 앞으로도 팝아트에만 국한되는 건가요? 아니면 추후 순수예술까지 분야를 넓힐 계획인가요?

제가 팝뮤직을 해오던 사람이라, 팝이라는 관점에서 팝아트는 충분히 매니지먼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순수예술은, 글쎄요. 지금 당장은 제가 그 분야에 대한 안목 혹은 지식, 경험 등이 조금 부족해서 섣불리 확장할 계획은 없어요. 그런데 또 모르죠. 회사라는 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시너지가 일어날지 모르는 거기 때문에 ‘팝아트만 할 거예요’라고 속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게다가 장르 간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건 팝아트와 순수예술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곽수연 닭

곽수연 <닭> (사진제공: 팝앤팝이엔티)

 

 

Q. 팝앤팝이엔티의 앞으로의 계획과 어떤 매니지먼트로 키우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현재 팝앤팝이엔티에 소속된 작가가 50명이 넘는데요. 우선은 이들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작가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프로젝트를 열심히 기획 중이고요. 아마 올해 하반기나 내년부터는 활발하게 진행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작가들을 존중하는 매니지먼트를 만들고 싶어요. 수익이 투명하게 분배되고, 거기에서 이익이 난다면 그걸 작가들을 위해 재투자하는 매니지먼트요. 제 자신이 사업가이기보다는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의 편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사업을 진행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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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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