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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커뮤니티 중심의 아트 뮤지엄

2013-10-18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술관은 방과 후 교육이 따로 없는 좋은 체험의 장소이자 배움의 장소다. 이제 미술관은 전시된 작품을 스치듯 한번 보고 마는 수동적인 관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방문객을 특성을 파악한 세밀한 공간 구성으로 즐기는 미술관,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그 움직임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움직임에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강북 근린공원 한 켠에 새롭게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시도로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에디터 ㅣ 김미주(mjkim@jungle.co.kr)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지난 9월 24일, 5년간의 준비 끝에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에 문을 열었다. 지역을 대표해 내세울 만한 공공 문화시설이 미비한 인근의 지역 상황을 반영한 듯, 지상 3층, 지하 3층에 연면적 17,113㎡ 의 비교적 큰 규모로 계획됐다. 규모를 내세운 그럴싸한 공공시설이라는 느낌보다 입지 전경에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어우러지는, 위화감 제로의 건축물임을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다. 언덕형태로 근린공원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지역주민들의 진입을 유도하고 있는 이곳은 출입구가 사방으로 나 있는 점이 독특하다. 정문과 후문, 양방향에 진입로를 두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위, 아래로 입구를 사방으로 열어, 공원의 작은 동산을 산책하다가 미술관 안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는 통로로 다양한 동선을 계획한 것이 특징이다.

시민과 ‘함께’ 또는 ‘열린’을 지향하면서 실상 시민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길이 없어 ‘닫혀있는’ 공공시설이란 핀잔과 인식은 이곳에선 예외다. 개관을 기념해 기획한 전시 또한 현대미술을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전시주제와 작품선정에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이 때문인지 미술관 측에선 시민들의 발길이 예상했던 수치보다 훨씬 많아 지역민의 문화 소비에 대한 갈증과 관심, 지지를 확인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술관 내 전시장 구성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전시에 집중하는 어린이 갤러리가 지하1층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어린이 갤러리에서는 <아이 러브 서울> 전이 열리고 있다. 현대미술을 어린이의 시선에서 어떻게 느끼고 반응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구성한 전시로 삶의 공간, ‘서울’을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어린이 갤러리의 진입로에 자리잡은 한석현, 유병서 작가의 리버스-리버스(Reverse-Rebirth) 프로젝트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참여로 완성된 작품으로, 환경을 위한 우리의 움직임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지역주민들이 기증한 폐목재를 소재로 완성된 작품은 살아있는 식물과 큰 나무 한 그루가 된 폐목재를 함께 연출해 ‘재활용’과 ‘환경 보호’에 대한 자각을 일깨운다. 어린이 갤러리의 입구에는 백남준 작가의 설치작품 ‘시장’이 그리고 체험존에는 김용관 작가가 설치한 2가지 모형의 블록 쌓기가 마련되어 있다. 미술관 인근의 아파트 단지 혹은 서울의 고층 빌딩을 형상화 되도록 유도한 작품은 아이들이 다함께 쌓아 올린 블록의 연출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1, 2층 대형 전시실과 로비에 마련된 개관 전시 <장면의 재구성 #1> 전은 사회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일련의 장면으로 보여준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전시는 소장품을 이곳 시민에게 알리고 현대미술의 현상들을 자연스럽게 흡수 할 수 있도록 연속 기획 중 그 첫 번째 전시(1부)다.

한편 1, 2층 사진 갤러리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서울을 주제로 한 사진작품을 중심으로 회화, 조각, 영상작품 30여점을 통해 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발견 할 수 있도록 <서울풍경 – seoulscape> 전 또한 진행 중이다.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독창적인 시각, 서울 곳곳에 얽힌 흔적 그리고 삶의 궤적들을 기억하고 재현하는 작품들이 선보여 서울을 바라보는 다양한 기억들을 전시장 내에서 살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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