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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삶은 A와 B를 연결하는 그곳에 있다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 2017-02-27

 

 

자신이 살았던 집을 천으로 재현하는 작가 서도호의 개인전이 영국 런던에 있는 빅토리아 미로(Victoria Miro)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역시나 반응이 뜨겁다.


Installation view, Do Ho Suh: Passage/s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Installation view, Do Ho Suh: Passage/s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지난 2월 1일부터 시작한 서도호의 개인전은 영국의 주요매체인 〈가디언〉과 〈파이낸셜 타임스〉가 ‘꼭 가봐야 할 전시’로 꼽을 정도로 현지 반응이 좋다. 특히 이번 전시는 런던 상업갤러리에서 열리는 서도호의 첫 개인전으로, 새로운 방법으로 제작한 최신작을 선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작품 주제가 변했다는 사실이다. 서도호는 과거에 자신이 살았던 공간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그곳에 담긴 감성적인 의미를 전달하고, ‘공간’이라는 개념을 확장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최신작은 공간과 공간 사이의 ‘통로’에 더 집중한다.

서울, 뉴욕, 베를린, 런던 등 작가가 지금까지 살았던 집의 한 부분을 그대로 복제하여 서로 연결한 ‘My Home/s-Hub(2016)’는 작가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람들은 목적지에 집착한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이 없는, 평범한 공간인 ‘통로’가 없다면, 우리는 A에서 B로 갈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삶이란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은 통로라고 생각한다.”라는 작가의 말은 이 작품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Installation view, Do Ho Suh: Passage/s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Installation view, Do Ho Suh: Passage/s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갤러리의 1층과 2층에는 새로운 기법의 신작이 전시되었다. 작가의 예전 작품을 압축한 듯한 작품들은 젤라틴 시트를 사용, 천과 종이를 융합시킨 것이다. 멀리서 보면 단색화 같기도 하고, 압화 같기도 한 신작은 입체 작품과 달리 추상적이다.

또 다른 신작인 ‘Exit Series(2016)’는 전구, 문, 손잡이 등 집 내부의 부속품을 흰색 폴리에스터 천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반투명 흰색 천을 투과하는 조명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이 떠오른다. 한편으로는 설계도처럼 보인다.

이번 개인전에는 영상 작업인 ‘The Pram Project(2014-2016)’도 전시된다. 이 작품은 서도호가 딸의 유모차에 고프로를 설치, 영국과 한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스크린에 비치는 서울과 런던의 길거리와 음향으로 들리는 한국어와 영어는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서로 다른 문화가 부딪쳤을 때 느껴지는 괴리감과 어색함을 전달한다.

(왼쪽부터) Entrance, Ground Floor, 348 22nd Street, NewYork, 10011, USA, 2015 / Entrance, Unit 2, 348 West 22nd Street, NewYork, NY10011, USA, 2016 / Entrance, Unit G5, Union Wharf, 23 Wenlock road, London, N1 7SB, UK, 2016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왼쪽부터) Entrance, Ground Floor, 348 22nd Street, NewYork, 10011, USA, 2015 / Entrance, Unit 2, 348 West 22nd Street, NewYork, NY10011, USA, 2016 / Entrance, Unit G5, Union Wharf, 23 Wenlock road, London, N1 7SB, UK, 2016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Exit Series, 2016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Exit Series, 2016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Passage/s: The Pram Project, 2014‑2016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Passage/s: The Pram Project, 2014‑2016 (Photography: Thierry Bal) ©Do Ho Suh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서도호의 개인전은 작가의 가장 큰 주제인 공간에 대한 새로운 확장과 깊이를 알 수 있는 전시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의 작품은 국적에 상관없이 많은 이의 공감을 산다. 전시는 오는 3월 18일까지 계속된다. 지금은 영국에서 열리고 있지만, 이른 시일 안에 한국에서도 작가의 신작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Do Ho Suh: Passage/s
2017년 3월 18일까지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Victoria Miro, 16 Wharf Road, London N1 7RW)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www.victoria-m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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