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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도시 전체가 디자인, 밀라노 design week

2011-05-04


지난달 밀라노는 디자인에 의한, 디자인에 의한, 디자인을 위한 도시였다. 12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된 2011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그렇지 않아도 스타일리쉬한 도시 전체에 디자인의 물결을 일게 했다.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밀라노뿐 아니라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디자인 축제로 올해 50회를 맞았다. ‘스노우 화이트’ , ’자연’ 등의 흐름을 보여주었다는 2011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밀라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디자이너 미키정은 이번 행사의 주요 흐름을 ‘eco’로 보았다. 한국적 감성을 바탕으로 유럽인들의 생활전반을 아우르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 미키정이 말하는 2011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들어본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 | 디자이너 미키정


Jungle :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세계적인 행사입니다. 그 규모와 영향력은 실제로 어떠한가요?

미키정 :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한마디로 ‘디자인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미래 디자인을 선도한다는 의미를 갖는 밀라노 국제 가구전시회는 국제 전시회일뿐 아니라, 이태리 내에서도 디자인을 상징하는 중요 행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전시장 혹은 밀라노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도시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디자인 축제입니다.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본 전시가 열리는 밀라노 피에라 전시장을 중심으로 도시전체에서 열리는 fuori salone 등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이뤄집니다. fuori salone는 10년 전부터 시작된 행사로, 본 전시장에 참가하지 못한 중소 가구업체 및 소품 상가들이 전시기간 중 자신의 상점 혹은 일정장소에서 제품을 전시하던 것이 발전해 지금과 같은 중요 이벤트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메이저 업체의 경우에는 밀라노 전시장과 fuori salone 두 곳에 전시장을 설치할 정도로 그 비중이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fuori salone에는 가구나 조명 업체 외에도 각종 디자인 관련 업체들이 참가해 종합 디자인 축제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1961년 처음 열린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에는 328개 업체가 참여해 12,100명의 관람객을 모았습니다. 50년이 지난 2010년에는 전 세계에서 2,775개 업체가 참가, 전시 관람객수도 무려 329,563명으로 증가하는 큰 성장을 보여주었어요. 세계 가구 디자인 경향을 주도하는 중요한 전시회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기존의 가구만 전시하던 전시에서 발전해 현재는 디자인의 트랜드를 이끄는 중요한 행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례로 가구와는 전혀 상관없는 자동차나 패션, 심지어는 유모차나 원부자재 업체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회사를 홍보하는 등, 행사가 갖는 주목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점차 그 규모와 설비가 확대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 전시가 갖는 의미를 가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시기간 일주일 동안이design week으로 정해졌으며 디자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축제와 같은 행사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전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의 친분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은 이 행사가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전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실제로 그 규모에 놀랐다는 말들을 합니다. 이러한 규모를 말로 표현하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쉽게 표현하자면 이 기간 동안 밀라노 도시 전체가 디자인 도시로 변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보다 이해가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도시 곳곳에서 디자인 전시를 접할 수 있는 것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저 또한 전 세계 여러 전시를 찾아보았지만 밀라노 전시만큼 큰 전시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볼 거리를 주는 행사입니다.


Jungle : 이번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의 주제 및 특징은 어떤 것인가요?

미키정 :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50 years young’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의미가 매우 큰 행사였습니다.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는 격년으로 주방가구와 조명이 거실가구와 함께 전시되는데 이번 년도에는 조명전시회인 ‘Euro luce’가 함께 열려 가구뿐 아니라 조명관련 업체들의 참가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이번 년도에는 조명과 함께 사무용가구, 인테리어 소품이 전시되었으며 젊은 디자이너의 등용문인 ‘Salone Satellite’ 등도 함께 열렸습니다.


Jungle : 선생님께서는 이번 행사에서 어떠한 점을 가장 인상 깊게 보셨나요?

미키정 : 전시장의 제품들도 기억에 남지만 밀라노 국립대 전시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밀라노 국립대 전시는 매년 인테르니 잡지사가 밀라노 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시로 매년 밀라노 국립대학 정원에서 열립니다. 주제를 갖고 전 세계 유명 디자이너나 건축가를 초청해 그들만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책에서만 보던 유명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작품을 이 기간에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마에스트로들의 정기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자하디드, 잉고 마우로, 마리오 보따, 미켈레 데 루끼, 리차드 마이어 등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전시기간 중 잉고마우로를 만나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Jungle :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미키정 : 12일부터 15일까지는 전시장 내부에 디자이너와 건축가, 수입 업체 등 전시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도록 입장에 대한 제한이 있었습니다. 참가업체들이 전시기간 중 최고의 비즈니스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겠습니다. 나머지 이틀은 일반에게도 전시장을 개방,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 모두가 세계 최고의 디자인과 품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활 속에서 디자인이 보편화 될 수 있도록 한 이유때문인지 이태리 내에서 일반 시민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으며 제품에 대한 안목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Jungle :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미키정 : 직접 이간 중 밀라노시내를 보지 못한 분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처음 이 행사를 보고 매우 놀랐기 때문입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도시전체가 디자인 도시로 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시 곳곳에서 전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도시 곳곳의 전시를 보기 위해 전시장소와 프로그램이 나온 책자를 손에 들고 꼼꼼히 전시를 둘러보는 것은 물론 저녁마다 이루어지는 칵테일 파티일정을 확인하면서 공짜 음료와 함께 파티를 즐깁니다. 이러한 파티는 특히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디자인 전시가 열리는TORTONA, 브레라 등의 특정 지역에서는 기존에 상점이나 식당으로 사용되었던 장소가 전시장으로 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시민모두가 축제를 즐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가구와 조명디자인에 있어 전 세계의 디자인을 주도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전 세계 기업들의 밀라노 전시회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더 커질 거라 생각합니다.


Jungle : 밀라노 행사의 국내 디자인 전시와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미키정 : 작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에 참가를 했었는데 전시규모나 홍보에 비해 일반 사람들의 호응도가 너무 적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하루아침에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디자인에 대해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관람객들의 호응이 없는 전시는 그 의미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영업실적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동기부여에 따른 자발적인 참가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하며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테마별, 주제별 전시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전시참가 업체들도 자신들의 제품을 무조건 많이 보여주기 보다는 제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스탠드 디자인에 테마를 넣는 등, 제품 이외에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제공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탈리아 국제가구박람회는 전시주최측의 노력에 밀라노 시민들의 디자인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더해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세계적인 디자인 전시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들만의 축제가 아닌 모든 이들을 위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Jungle :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가 보여준 올해의 가구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미키정 : 이번 2011년 가구 전시회에서는 크게 eco 디자인을 강조한 북유럽 스타일의 간결하면서도 선 처리가 단순한 미니멀 디자인 제품들과 클래식 스타일의 의자디자인을 단순화시켜 표현한 바로크 스타일의 제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재료에 있어서 기존 클래식의 제품이 주로 나무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클래식 장식을 도용한 플라스틱 성형으로 단순화되었고 다량생산이 가능한 제품들을 만든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거실가구에 있어서는 미니멀 디자인이 지속적으로 주를 이루었으며 재료에 있어서는 가죽과 원목을 이용한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패브릭 소재를 사용한 소파도 많이 보였지만 기존의 단순화된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양이 접목된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요즘 들어 ECO디자인의 강세로 인해 원목을 사용한 내추럴한 디자인과 천연재료와 합성수지가 결합된 복합소재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특징은 소비자의 요구가 가구업체에 영향을 주면서 나타난 디자인 경향으로 분석됩니다.

색상에 있어서는 흰색을 중심으로 한 무채색 계열의 제품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실험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EDRA나 MOROSO의 경우 자연주의 경향이 갖는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차별화를 선보였으며 다른 업체들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디자인경향에 부합하는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경기 때의 화려한 색상의 가구 판매는 위험성이 많이 따르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는 무채색 계열의 제품 출시로 매출의 안전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해 다양한 디자인 트렌드 보다는 ECO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무채색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경향이 젊은 디자이너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SALONE SATELLITE(국제가구전시회 내에 마련된 영 디자이너 전시회)에서도 똑같이 보여져 아쉬웠습니다. 실험적인 전시로 유명한 SALONE SATELLITE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없었던 것과 기발한 아이디어의 부재는 아마도 내년전시회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가구시장 내에서의 디자인 트렌드는 노르딕 디자인 스타일의 원목 위주의 재료사용과 미니멀한 디자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흐름을 보았을 때 영 디자이너들이 기존의 경향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성향과 개성에 맞추어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 준다면 향후 디자인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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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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