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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일본 디자인의 한국 순회공연

2010-05-31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일본국제교류기금 해외순회전 ‘현대일본디자인 100선’ 한국 순회전시회를 개최한다. 오는 6월 22일(화)의 제주부터 부산, 서울로 이어지는 일정의 이번 전시는 일본 디자인의 발달 과정과 특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다.

에디터 | 이영진(yjlee@jungle.co.kr)
글 | 가시와기 히로시(柏木 博) 무사시노(武蔵 野) 미술대학 교수
자료제공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의 고도 성장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제품들은 물론, 잡화, 현대기기 등을 엄선해 선보인다. 특별히 현대 일본의 디자인, 그리고 생활문화까지 폭넓은 일본 문화를 이해를 돕기 위해 무사시노(武蔵 野) 미술대학의 가시와기 히로시 교수가 100점 중 중요한 몇 가지 제품을 직접 소개했다.


일본디자인의 기본
일본디자인의 기본이 되어 현대의 일본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계승된 작품들이다. 당시 세계 최소의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생산을 실현했던 일은 그 뒤에 탄생한 워크맨 이후, 소니의 콘셉트로 이어져왔다. 또한 ‘스바루360(배기량360cc)’ 컴팩트카의 출현은 현재도 세계적으로 독특함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경자동차 디자인의 특유성과 결부시킬 수 있다.


‘니콘F’는 1964년 도쿄올림픽 포스터를 디자인한 그래픽 디자이너 가메쿠라 유사쿠(亀 倉雄策)의 작품이다. 가메쿠라는 ‘니콘F’ 이후, 프로덕트 디자인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이 카메라는 렌즈, 파인더 등을 분리할 수 있어 X레이사진용 카메라부터 보도사진용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한 만능카메라로 알려져 있다. ‘슈퍼카브’는 50년 동안 디자인 변경이 거의 없이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오토바이다. 그것이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 할 수 있겠다. 쉽게 고장 나지 않고 적은 연료로 오래 달릴 수 있으면서, 염가로 구입할 수 있는 일본 오토바이의 대표적인 존재다. 요시무라 준조(吉村順三)가 디자인한 ‘접이식 의자’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데, 이는 일본 특유의 접이식 다이닝테이블인 차부다이와 같은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리에는 썰매처럼 생긴 ‘다타미즈리’라 불리는 다타미에 흠을 내지 않도록 고안된 전통적인 방식이 채택돼있다. 다다미 위에서 의자를 사용하게 된 일본의 생활양식 조건을 해결한 디자인이다. 와타나베 리키(渡辺 力)의 ‘리키스툴’은 골판지 소재여서 가벼우며, 간단히 분해해 접을 수도 있다.


일본의 현대 디자인
PC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전자기기는 날이 갈수록 소형화돼 가고 있는 관계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QUALIA 016’은 소형 디지털 카메라다. 손떨림 보정장치를 내장하고 있으며, 소형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촬영용 액세서리 시스템이 세트화돼 있다. 일본인에게는 카메라로 촬영하는 재미 이상으로 카메라 액세서리 시스템의 수집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텔레폰610’은 일본의 유선전화기로서는 매우 심플한 디자인이다. 일본은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유선전화기 중에 그런 제품이 많지 않다. 이 디자인은 일본인 디자이너의 작품이지만, 제품 자체는 한국업체의 물건이다. ‘다이나믹 헤드폰’과 ‘아트모니터 헤드폰’은 목재와 금속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럽게 마감함으로써 소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기능과 상관은 없지만, 이와 같이 소재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것은 일본인이 어떤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 잡혀 있다.


일본의 디자인은 친근감이 있으면서 애교가 넘친다는 점이 하나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점은 가전제품 디자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소프트 다리미’는 양복을 옷걸이에 걸어둔 채로 다림질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어딘가 어린이 장난감과도 같은 애교가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가와이(귀엽다)’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는데, 이 친근감 있는 디자인의 다리미도 ‘가와이이’ 디자인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일렉트릭 버킷’은 극히 소량의 빨래를 세탁하기 위한 세탁기다. 마치 장난감과도 같은 ‘가와이이’ 디자인으로 애교를 귀여움을 표현하고 있다. 일본의 잡화 디자인은 친근감을 지님과 동시에 사소한 것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가도케시(모서리지우개)’는 모서리의 수를 많게 디자인한 지우개로 지우개의 모서리를 사용하면 지우기 쉽다는 체험을 담은 디자인이다. 일본의 지우개디자인은 그 수가 방대하다. 아마도 세계에서 이만큼 다양한 지우개 디자인이 존재하는 문화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깃코만간장 식탁용 용기’는 이미 40년 이상 변함없이 사용돼 온 디자인이다. 간장을 담는 용기지만, 그대로 식탁 위에서 사용할 수 있어 한 번 구입하면 간장을 채워 넣어가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본의 디자인, 특히 공예적 영역 제품의 경우, 미니멀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Re-식기’는 재활용 소재로 현재의 에콜로지적 사고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은 색과 형태를 한정해 미니멀적 분위기를 갖고 있다. ‘G형 간장용기’도 반세기 가깝게 디자인이 바뀌지 않고 있다. 이는 형태에 있어 미니멀리즘을 적용시켰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소재에 관해서는 최근 들어 자연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대나무 커틀러리’는 그 대표격이다. 대나무를 사용한 테이블웨어다. 더불어 종이를 사용한 디자인도 늘어나고 있다. ‘지관랙’은 지관(종이파이프)를 구조재로 이용한 랙이다. 이러한 발상에서 일본에서는 지관을 구조재로 한 건출물까지 디자인되고 있다. ‘Honey-pop’은 종이를 사용한 1인용소파. 접혀 있는 것을 아코디언처럼 펼쳐서 사용한다. 오디오 및 악기 등의 영역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구사되고 있다. ‘이클립스’ 스피커는 스피커 구동부의 진동에 의한 공진(共振)을 감소시켜 깨끗한 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일런트 바이올린’은 헤드폰을 사용해 좁은 실내에서도 남에게 소음피해를 입힐 염려 없이 연주를 즐길 수 있다. 전통적인 바이올린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최근 수년간 일본에서는 컴팩트카가 주목받고 있다. ‘코펜’(전장 340cm, 폭 148cm, 높이 125cm, 배기량 660cc)은 일본의 특기인 경자동차이면서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Q-CAR 큐노’는 1970년대에 등장한 손바닥 사이즈의 빅히트 완구 ‘초로Q’를 모델로 해 실제로 사람이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한 것이다. 구동체는 전기를 사용하는 모터로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마라톤경기의 선도자동차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파이널홈’은 전신이 포켓화되어 있으며, 지퍼로 채우게 되어있다. 포켓에 물건을 넣을 수도 있지만, 신문지를 말아 넣으면, 다운코트처럼 된다. 지진 등의 이재민에게 배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A-POC’은 한 장의 천처럼 디자인돼 있어 사용자가 자유롭게 가위로 잘라 옷을 완성하는 시스템화 된 의복이다. 네이밍은 ‘A PIECE OF CLOTH(한 장의 천)’의 머리글자에서 가져왔다. ‘9평 하우스’는 9평(약 27평방미터)의 작은 주택이다. 기본형을 중심으로 한 저비용 주택으로 건축가에 따라 다양한 설계가 가능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이 주택 디자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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