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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인정글 시리즈 기획] 왜 다시 수제품인가?_ 프롤로그

2025-08-29

<시리즈 기획을 시작하며>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뜻밖의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 작성 시 사용하던 수제 펜을 트럼프 대통령이 탐내자, 이 대통령은 주저 없이 그 자리에서 선물로 내주었다. 단순히 펜 하나를 건넨 사건이었지만, 이 장면은 외교적 기지 이상의 상징성을 지녔다. 공장에서 찍어낸 흔한 볼펜이었다면 결코 같은 울림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손길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수제품이었기에, 선물의 무게가 달라졌다.

 

수제품이 주는 매력은 무엇보다도 ‘희소성’과 ‘스토리’다. 똑같은 도안으로 만들어져도 장인의 손길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그 차이는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개성이 된다. (사진출처: 페이스북)

 

 

사람들은 왜 이 순간에 열광했을까? 이는 단순히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수제(手製)’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는 사건이기도 했다. 디지털이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오히려 불완전하고, 손때 묻은, 유일한 물건이 특별한 가치를 얻는다. 대량생산의 효율성 속에서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동시에 ‘나만의 것’을 잃어버렸다. 사람들은 이제 그 빈자리를 수제품에서 찾는다.

 

수제품이 주는 매력은 무엇보다도 ‘희소성’과 ‘스토리’다. 똑같은 도안으로 만들어져도 장인의 손길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그 차이는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개성이 된다. 오차가 아닌 흔적, 오류가 아닌 흔들림이 오히려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 물건에는 제작자의 숨결이, 시간의 흔적이, 그리고 사용자의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수제품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받는 행위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 작성 시 사용하던 수제 펜을 트럼프 대통령이 탐내자, 이 대통령은 주저 없이 그 자리에서 선물로 내주었다. (사진출처: 페이스북)

 

 

문화적 배경도 이 흐름을 강화한다. 팬데믹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물건을 소비하고 버려왔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값싸고 빠른 대량생산품이 삶을 채웠지만, 그만큼 쉽게 폐기되며 환경을 해쳤다. 반대로 오래 쓸 수 있고, 제작자의 정성이 깃든 물건은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라는 새로운 가치와 맞닿았다. 수제품은 단순한 취향의 유행을 넘어, 오늘날 사회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디자인적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다. 디자인은 단지 외형을 아름답게 꾸미는 작업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의미를 더하는 행위다. 수제품은 그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 사용자의 몸에 맞게 길들여지고, 시간이 흐르며 빛깔과 질감이 변하며, 결국에는 세계에 하나뿐인 ‘나의 것’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경험이며, 대량생산이 채워주지 못하는 영역이다.

 

 

펜 하나가 한미정상회담과 같은 외교의 온도를 바꿨듯, 작은 수제품은 우리의 삶의 결을 바꾸고, 더 나아가 디자인의 미래를 비출 수 있다. (사진출처: 페이스북)

 

 

[왜 다시 수제품인가?] 시리즈는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수제품들을 통해, 사람과 물건, 그리고 사회를 잇는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고자 한다. 수제품은 단순한 과거의 회귀가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다시금 ‘무엇을 소유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는 방식이다.

 

펜 하나가 한미정상회담과 같은 외교의 온도를 바꿨듯, 작은 수제품은 우리의 삶의 결을 바꾸고, 더 나아가 디자인의 미래를 비출 수 있다. 

 

이 시리즈가 그 가능성을 함께 발견하는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이시리즈는 3개 그룹의  에피소드, 총 15회의 아이템으로 구성된다.

 

<시리즈 기획 총 목차>

 

[에피소드 Ⅰ : 기록과 글쓰기의 소품들]

 

(제1화) 
“만년필 하나로 외교의 온도가 바뀐다.”_ 수제 만년필
#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탐냈던 만년필처럼, 고위급 회담이나 중요한 순간에 쓰이는 필기구는 권위의 상징이자 스토리가 된다.

 

(제2화) 
“가죽 노트는 사유의 흔적을 품은 타임캡슐이다.”_ 수제 가죽 노트 & 커버
# 손으로 꿰매 만든 노트는 생각을 담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매개체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록이 쌓이며 가죽은 빛난다.

 

(제3화) 
“책 속의 우연한 만남, 북마크가 만드는 작은 기쁨.”_ 수제 북마크(책갈피)
# 단순한 종이 조각이 아닌, 가죽·금속·자수로 제작된 북마크는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은밀한 취향품이다.

 

(제4화) 
“메일이 아닌 엽서 한 장이 더 깊은 기억을 남긴다.”_ 수제 엽서 & 카드
# 공방에서 한 장씩 찍어낸 활판 엽서나 카드에는 디지털 시대가 주지 못하는 따뜻함이 있다.

 

(제5화) 
“작은 메모지 한 권이 창작의 불씨를 살린다.”_ 수제 수첩 
# 장인이 제본한 작은 수첩은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붙잡는 도구이자, 덕후들의 수집품으로 자리한다.

 

[에피소드 Ⅱ : 향기와 패션의 소품들]

 

(제6화)  
“불빛과 향기, 두 가지 감각이 만나는 순간.”_ 수제 향초(캔들)
# 공방의 수제 향초는 불규칙한 표면과 독창적인 블렌딩으로 공간을 감각적으로 바꾼다.

 

(제7화) 
“수제 비누 하나로도 하루가 다정해진다.”_ 수제 비누
# 천연재료로 만든 수제 비누는 일상의 작은 선물로 인기 있으며, 피부에 닿는 촉감 자체가 스토리가 된다.

 

(제8화) 
“주머니 속 파우치 하나가 나의 일상을 특별하게 한다.”_ 수제 파우치 & 가죽 소품
# 동전지갑이나 카드지갑 같은 소품은 장인의 바느질과 감각이 돋보이는 대중적 수제 아이템이다.

 

(제9화) 
“작은 브로치가 나의 태도를 말한다.”_ 수제 브로치 & 액세서리
# 소규모 공방에서 만들어지는 브로치나 목걸이는 패션을 넘어선 작은 예술품이다.

 

(제10화) 
“머리핀 하나로 기분도, 하루도 달라진다.”_ 수제 머리핀 & 헤어밴드
# 여성들이 손쉽게 사용하는 액세서리지만, 수제품 특유의 개성은 작은 디테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에피소드 Ⅲ : 생활과 공간의 소품들]

 

(제11화) 
“아침의 첫 모금, 머그컵의 온기가 다르다.”_ 수제 머그컵 & 찻잔
# 장인이 빚은 머그컵은 매일 마시는 커피를 한층 특별하게 만든다.

 

(제12화) 
“작은 키링이 여행의 기억을 오래 붙잡는다.”_ 수제 키링(Keyring) 
# 수제 키링은 전 세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수집하는 아이템이자 추억의 장치다.


(제13화)  
“나무결이 주는 촉감은 세상 그 어떤 플라스틱과도 다르다.”_ 수제 나무 오브제 
# 나무를 손으로 다듬은 오브제는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
  
(제14화) 
“방에 들어서는 순간, 그 집만의 향기가 있다.”_ 수제 석고방향제 
# 공간의 작은 변화지만 생활 만족도를 크게 높여주는 아이템으로 플리마켓의 단골이다.

 

(제15화)  
“이름 하나가 예술이 된다.”_ 수제 도장 & 스탬프
#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권에서 여전히 사랑받는 도장과 스탬프는 나를 상징하는 작은 조형물이다.

 

기획취재_정석원 편집주간(jsw0224@gmail.com) /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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