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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수중 사진으로 바닷속 조형세계 전하는 정상근 작가

2023-12-22

정상근 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 전공 교수다. 세부 전공은 아이덴티티 디자인으로, 2002 부산아시안게임 엠블럼 및 마스코트, 1996 무주 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엠블렘, 대종상영화제 엠블렘 등을 디자인한 그에게는 또 다른 직업이 있다. 바로 사진 작가다. 

부산아시안게임 엠블렘

부산아시안게임 마스코트

 

 

그는 수중 사진을 찍는다. 스쿠버다이빙을 취미로 즐기다 자연스럽게 수중 사진을 시작하게 된 그는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중 촬영을 해왔다. 5번의 개인전을 통해 수중 이미지를 선보여왔고, 콤팩트카메라로 촬영한 수중사진전시회 ‘똑딱전’을 직접 기획해 10년간 5번의 단체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대학 교수, 사진 작가 이외에 스쿠버다이빙 강사 평가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수중 사진을 보급하기위해 수중사진세미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Blue'

 

 

바닷속 세상의 신비로움을 카메라로 담아내는 그는 우리들에게 수중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닷속 풍경은 일상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이지만 그는 바닷속의 표면적인 모습만을 전달하지 않는다.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화려한 생물체의 모습은 물론, 드넓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변화, 그 변화가 이루어내는 신비로운 풍경 등, 그는 바닷속을 유영하며 자신만의 감각으로 특별한 조형요소를 찾아 사진으로 담아낸다. 

 

사진촬영의 여러가지 기법에 빛을 이용한 컬러 대비, 피사체에 따른 비율 등을 통해 그가 보여주는 바닷속 풍경은 화려함을 넘어선다. 때론 컬러를 찾아, 때론 빛을 찾아 바닷속을 유영하는 그가 수중사진을 통해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삶이 지닌 깊이, 그 안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동이 아닐까.  

 

바다 깊은 곳의 풍경을 통해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선사하는 정상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정상근 작가

 

 

Q. 처음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게 됐나.


사진은 대학교 때부터 친숙해진 분야입니다. 시각디자인 전공자로 사진을 이용한 작업도 많이 하고, 특히 영상디자인으로 포토에세이,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이용한 멀티비전 등, 메시지와 이미지를 전하는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사진의 활용 비중이 높았습니다.

 

 

'Blue' Vol.2

 

 

Q. 수중 촬영을 하게 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바닷속 세상이 궁금해서 관심이 있던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수중 사진을 시작했습니다.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는 것으로 만족할 수가 없어 수중 세계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죠. 촬영한 사진을 통해 바다를 느껴보지 못한 분들에게 바닷속의 남다른 조형 요소와 조형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수중 전용 카메라인 NIKONOS-5로 필름을 이용해 수중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연결이었죠. 

 

 

'Red in Blue'

 

'Red in Blue & Figure'

 

 

Q. 지금까지 어떤 것들을 촬영했나.


처음 수중 사진을 시작했을 때는 다른 수중 사진가들처럼 물고기나 산호와 같이 화려한 생물체를 많이 촬영했습니다. 바닷속의 푸른 공간 그 자체가 좋았던 저는 사진에서도 푸른 공간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보니 첫 전시의 주제는 ‘Blue’가 됐습니다. 바닷속의 푸른 공간을 사진으로 나타내고 싶었어요. 푸르른 물의 공간, 햇빛, 그리고 버블! 촬영하는 장소와 상태에 따라 변하는 물 공간의 색인 Blue를 광각 앵글로 다채롭게 표현했습니다. 

 

세번째 전시에서는 색을 하나 더 추가한 ‘Red in Blue’가 주제가 되었습니다. 수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Red’를 마크로 시각으로 촬영해 ‘Blue’와 대비시켰습니다. Blue와 Red의 보색 대비로 수중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사진으로 표현했습니다.

 

다섯 번째 전시의 색은 Black이었습니다. 제목은 ‘Black Pearl’로 인도양의 보석인 몰디브에서 촬영한 수중 사진을 흑백으로 표현했습니다. 무채색으로 표현한 수중 세계는 형태와 구성에 집중할 수 있어 회화적인 느낌을 더했습니다.

 

수중의 아름다운 피조물을 사진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저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색’을 주제로 표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Black Pearl'

 

 

Q. 얼마나 자주 촬영을 나가나.


수중 촬영은 시도 때도 없이 바다가 허용하면 나갑니다. 국내 바다는 한달에 한두 번 정도, 해외 바다는 방학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수중 촬영을 나가는 것이 놀기 위해 다이빙 가는 것과 오버랩이 돼 눈치를 좀 보기는 합니다(웃음).

 

Q. 수중 촬영은 일반 촬영과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수중 촬영은 육상과 달리 카메라를 방수 케이스인 하우징 안에 넣어 사용합니다. 항상 침수의 위험이 있죠. 수중에서 렌즈를 교환하거나 배터리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항상 장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순간의 실수가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고, 애써 들어간 수중에서 한 장의 사진도 찍지 못하고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수중 촬영은 물 속에서 찍는 사진입니다. 물은 공기와 달리 투시도가 많이 부족하고, 부유물도 많습니다. 물 자체가 장애물이 되죠. 따라서 물 공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또한 수심이 깊어질수록 태양광은 붉은 빛부터 흡수되어 사라집니다. 부족한 빛을 어떻게 살려내 자연스럽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DSLR 수중사진'

 

 

Q.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


많은 분들이 수중 사진을 접했을 때 처음에는 신기해합니다. “이게 뭐야?”, “이런 형태가 다 있네?” 등의 반응을 보이죠. 그러나 수중 사진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피사체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고래, 바다거북, 상어 등 잘 아는 피사체는 공감 내지 경외심을 갖게 됩니다. ‘니모’로 유명해진 흰동가리돔 같이 잘 알려진 피사체에만 쉽게 공감하게 되는 것이죠. 수중 사진으로 다이빙을 해보지 않은 대다수의 대중에게 어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수중 사진은 다큐멘터리만은 아니니까요. 

 

일반인들이 저의 수중 사진을 바다의 이미지로서 좋아하고 공감하면서 감동을 느낄 때가 가장 보람됩니다. 

 

Q. 다른 주제로 사진작업을 하실 계획은 없나.


색을 주제로 표현하는 사진 작업은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궁극적으로는 ‘Rainbow’ 빨주노초파남보의 다양한 색을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색’ 이외의 다른 주제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현재 테스트하며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Compact 수중사진'

 

 

Q. 최근 전시가 개최됐는데.


최근에 열렸던 전시 ‘똑딱4’는 콤팩트카메라로 촬영한 수중사진을 전시하는 단체전이었습니다. 제가 기획하고 추진해 현재까지 5번의 전시를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똑딱4’를 준비하면서 진행한 사진투어에서 촬영한 사진을 출품했습니다. Sony RX100과 Olympus TG로 촬영한 사진인데요, 콤팩트카메라로 이런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선정했습니다. 

 

정상근 작가

 

 

Q. 앞으로의 계획은.


수중 사진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입니다. 신기한 사진이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중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중 사진으로 폭넓게 어필하고자 합니다. 수중 사진의 대중화로 우리들의 잔치가 아닌 모두의 수중사진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수중 사진의 보급과 표현의 폭을 넓히는데 애쓰고자 합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정상근 작가(redinblu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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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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