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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실제 유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 예담고

2023-07-28

지난 3월 대전에 역사 문화공간이 개관했다. 충청권역 유물창고 ‘예담고’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져 1977년까지 호남선 기차가 다니던 역사 깊은 터널 속에 자리한 예담고는 발굴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관, 관리하며, 누구나 실제 유물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예담고 BI 이미지

 

충청권역 예담고_ 교육실

 

 

‘옛것을 담는 유물창고’라는 의미를 지닌 예담고는 (사)한국문화유산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화유산협회는 오래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속에 담긴 역사 문화 학술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관으로, 매장문화재조사기관을 회원으로 구성, 문화유산의 보존과 보호에 앞장서며 매장문화재 조사 및 연구발전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조사·연구·역량강화, 학술연구 지원, 조사기관 조사환경 개선, 조사기관 교류·홍보, 문화유산 관리·활용 관련 사업 등을 추진한다. 2022년 새롭게 신설된 ‘유물보존관리사업단’에서는 문화재청 국고사업인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 조성·운영 사업’을 추진하며, 국가에 귀속되지 않은 비귀속 유물을 체계적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교육 등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문화유산협회 유물보존관리사업단 기획연구팀 이아영 연구원

 

 

한국문화유산협회 유물보존관리사업단 기획연구팀 이아영 연구원은 권역별 예담고 전시, 교육관 운영 관리 총괄, 권역별 예담고 전시 기획 및 교육 종합계획 수립,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 전시, 교육관 조성 추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아영 연구원으로부터 예담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예담고는 어떻게 기획됐나?


땅속에는 과거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흔적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금도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발굴조사를 하면 생각보다 많은 유물이 발견됩니다. 많은 유물 중 일부는 국가에 귀속되어 박물관에 보관 전시되지만,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 비귀속 유물은 연구와 교육 등의 활용을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한 기관이 별도로 관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발굴조사에 기관이 관리하게 되는 유물이 증가하고, 체계적으로 보관·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유물창고 예담고’는 이를 해소하고자 탄생하게 됐습니다. 

 

충청권역 예담고 외부 전경

 

 

Q. 예담고가 자리한 터널은 어떠한 곳인가?


현재 대전에 조성된 충청권역 예담고는 철도로 사용됐던 사진포 터널이었습니다. 사진포 터널은 1913년 호남선의 개통으로 처음 지어졌는데, 붉은 벽돌로 쌓인 말굽모양의 아치 형태는 일본 철도 터널의 모습과 유사하며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도로 사용됐던 터널은 이후 약 47년간 폐쇄된 채 남겨져 있었습니다. 

 

예담고는 이렇게 지역에서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던 유휴시설을 발굴·재생해 유물을 보관 관리하고, 전시나 교육 등에 활용해 고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국민이 함께 공유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Q. ‘예담고’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


예담고는 ‘옛것을 담는 공간, 옛것에 현재를 담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발굴유물을 보관하고 국민 모두가 고고·발굴유물의 가치를 함께 공유한다는 의미입니다. ‘고고한가(考古한家)’, ‘유물창고’ 등의 다양한 후보군을 뚫고 대국민 의견수렴을 통해 공식 명칭으로 확정됐습니다. 

 

새롭게 디자인된 예담고 BI (디자인: 엑스포콘텐츠플랫폼)

 

 

Q. ‘예담고’에 대한 BI작업을 완료했는데, 디자인 결정과정에서의 에피소드는 없었나?


현재 확정된 이미지를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예담고의 시설인 ‘터널’의 이미지를 형상화 한 것으로만 생각하고 예담고의 정체성이 시설의 한 형태로만 표현된 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차례의 의견 수렴 단계에서 몇몇분은 유물 중 ‘단경호’를 뒤집어 놓은 이미지를 연상했고, 몇몇분은 발굴조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토층’을 연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개발된 이미지가 다각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담고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있어 많은 분이 함께 공감해주고 애정해주는 이미지가 개발된 것 같아 기쁩니다. 

 

충청권역 예담고_ 수장고

 

호남권역 예담고 외부 전경

 

호남권역 예담고 전시실

 

호남권역 예담고 수장고

 

 

Q. 수장고에서는 어떤 문화유산들이 소개되나?


예담고는 각 권역별로 조성돼 현재 충청권(대전), 호남권(전주) 예담고 수장고에 이관이 완료됐습니다. 충청권역의 경우 구석기 유적이 많은 만큼 학술적 가치가 높은 구석기 유물을 볼 수 있고 호남권역에는 마한, 백제 유물에서부터 제주도의 신석기 유물까지 다양한 비귀속 문화재를 예담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교육 행사 진행 모습

 

 

Q. 체험행사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예담고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보관된 유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박물관 유리장 너머로만 볼 수 있었던 유물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유물을 가까이에서 직접 만져보고 유물 관리 절차에도 직접 참여해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박물관과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예담고’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유물, 문화유산, 고고학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물’하면 금관, 불상 등과 같이 존귀한 보물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실제로 출토되는 유물들의 대부분은 과거의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물건들입니다. 깨진 그릇, 지붕 위에 올린 기와 같은 것들 말이죠. 

 

현재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결국 미래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조금 친숙하게 느껴지실까요? 밥을 먹을 때 사용하는 그릇, 일상의 필수품인 휴대폰, 매일 신고 다니는 신발, 이런 것들이요. 이러한 물건들은 당시의 유행을 반영하고 있고, 이를 통해 그 시대의 문화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렇듯 예담고에 보관되고 있는 유물을 통해 문화유산을 거리감이 드는 접하기 어려운 것으로만 여기는 것에서 조금 더 가깝고, 친숙한 것으로 여겨 많은 분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 관심들이 모여 문화유산을 모두 함께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Q. 예담고의 방향과 목표는? 


유물보존관리사업단에서는 예담고의 조성, 운영 사업을 통해 부족한 발굴유물의 보관장소를 확보하고, 출토유물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유산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 지역 내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앞으로도 조사기관에 장기 보관된 비귀속 유물을 이관하고 다양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자체, 유관기관, 민간단체와 협업하여 예담고가 발굴유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한국문화유산협회 유물보존관리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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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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