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스토리⨉디자인] 다시 돌아온 1980년대의 영혼 

2021-03-31

탄생 40주년 멤피스 그룹을 기억하며

 

1980년 연말 1981년 신년을 앞둔 겨울 어느 날,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스튜디오에서 젊은 산업 디자이너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라는 야심찬 이탈리아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가 주도해 스튜디오 알키미아(Studio Alchimia, 1976년 결성)라는 급진적 아방가르드 디자인 그룹을 함께 결성한 동료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와의 철학적·이론적 의견 차이 끝에 알키미아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디자인 운동이 결성되려는 자리였다.

 

미켈레 데 루키(Michele De Lucchi), 마르틴 베딘(Martine Bedin), 마이클 그레이브스(Michael Graves), 바바라 라디체(Barbara Radice), 피터 샤이어(Peter Shire), 나탈리 뒤 파스키에(Natalie Du Pasquier), 시로 구라마타(Shiro Kuramata)가 참석한 이 역사적인 첫 미팅의 배경에는 밥 딜런의 그 아리송하고 수수께끼 같은 시적 포크송 <Stuck Inisde of Mobile with the Memphis Blues Again>이 레코드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소트사스는 그날 새롭게 탄생한 이 디자인 동인을 ‘멤피스 밀라노(Memphis Milano)’라 이름했다.

 

우메다 마사노리(Masanori Umeda)가 디자인한 ‘복싱 링(Tawaraya)’ 침대에 모여 앉은 멤피스 그룹 초상 사진, 1981년 ⓒ Masanori Umeda ⓒ Studio Azzurro, Permission of Memphis, Milano, www.memphismilano.com

 

 

당시는 20세기 초부터 산업 디자인계를 장악해 온 독일 바우하우스 기능주의와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이라는 양대 도그마로부터 탈피하려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몸부림이 분출하던 때였다. 이미 미국에서는 팝아트가 등장해 고급미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계층적 간격과 취향적 차별이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미술가와 디자이너들도 추상에서 구상과 표현으로, 전통적 고급취향에서 TV 미디어, 광고, 만화 같은 일상 속의 평범하고 대중적 시각 문화로 관심을 옮기고 이로부터 영감받아 차용, 재해석한 파격적 미감을 실험하고 있었다. 

 

그 같은 여러 운동 가운데서 멤피스 그룹은 그제까지 저급한 취향이라고 멸시받던 키치(Kitsch)를 우아하고 고상한 미학으로 재편시킨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전설로서 디자인의 역사에서 평가받는다.

 


루치아노 파카넬라(Luciano Paccagnella)가 밀라노 아크 ’74 갤러리에서 열린 첫 멤피스 전시회(1981. 9.18)를 위해 디자인한 초대장 드로잉은 <고질라> 일본 망가 미학을 차용했다. ⓒ Luciano Paccagnella.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멤피스 그룹의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은 1981년 9월 밀라노의 아크(Arc) ’74 갤러리에서 열린 멤피스 첫 컬렉션 전시회에서 발표되며 유럽의 디자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전시를 보고 깊이 감명받은 거장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1982년 자신의 몬테카를로 별장 아파트를 최신 멤피스 디자인 제품으로 재단장했다. 따지고 보면 멤피스의 디자인 미학은 1980년대 서구 사회가 접어든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의 시각적 징후였다. 24시간 텔레비전 영상이 펼쳐지고 개인용 컴퓨터가 각 가정 거실로 침투해 ‘고상한 고급 미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경계의 붕괴’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었다.

 


멤페스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개조한 칼 라거펠트의 몬테카를로 별장 아파트 광경, 1982년 ⓒ Jacques Schumacher ⓒ VG Bild-Kunst, Bonn 2021 for all designs by Ettore Sottsass.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멤피스 미학은 이미 1960년대 말엽부터 1970년대에 유럽 건축 및 디자인계에서 하나둘씩 불거져 나온 급진적 미학 운동들의 계승이었다. 1960년대 등장한 아키그램(Archigram, 런던 건축가 그룹)과 스튜디오 65(Studio 65, 밀라노 디자인 그룹)이 팝아트 미학과 테크노 미래주의가 결합된 젊고 발랄한 미학을 제시한 이후, 소트사스는 원색 대담한 조각적 조형미와 포스트모던적 절충미를 표현하기 위해 플라스틱과 래미네이트를 즐겨 활용했다.

 


에토레 소트사스, <베벌리> 사이드보드, 1981년 ⓒ VG Bild-Kunst, Bonn 2021 Photo: Jürgen Hans ⓒ Vitra Design Museum

 

 

에토레 소트사스가 앞서 스튜디오 알키미아 활동기에 디자인한 ‘런치 체어(Seggiolina da Pranzo)’(1978년)의 래미네이트 패턴은 멤피스 디자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예컨대, 소트사스의 ‘베벌리(Beverly)’ 사이드보드는 크로미움 도금된 강철관, 도색 조명전구, 목재나 뱀가죽 패턴이 들어간 래미네이트 등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생경한 요소들을 한 제품 속에 독특하게 재구성해 조잡한 키치를 색다른 고상함으로 승격시켰다.

 


마르틴 베딘, <수퍼> 램프, 1981년 ⓒ VG Bild-Kunst, Bonn 2021 Photo: Andreas Sütterlin ⓒ Vitra Design Museum

 

 

그런가 하면 멤피스 그룹의 디자인은 바우하우스의 심각하고 근엄한 기능주의 디자인에서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어렵던 유희성을 담고 있다. 오늘날 멤피스 디자인의 아이콘이 된 마르틴 베딘의 ‘슈퍼(Super)’ 램프는 전깃줄이 늘어진 채 바퀴가 달린 발광하는 귀여운 애완동물 혹은 어린이용 자동차 장난감을 연상시킨다. 멤피스 그룹의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철학에 따르면, 매 디자인 아이템은 어디선가 차용해온 맥락적 의미와 출처를 담고 있으며, 저마다의 독특한 배경 창조 스토리가 이야기에 담겨 있다.

 


피터 샤이어, <벨-에어(Bel-Air)> 의자, 1982년 ⓒ Peter Shire. Photo: Jürgen Hans ⓒ Vitra Design Museum

 

 

스튜디오 알키미아의 경우처럼 멤피스의 동인들의 창작 동기는 모더니즘을 대체할 스토리가 있는 유희적인 새 산업디자인의 실험과 국제 디자인계의 변혁이었다. 비슷한 신조로 전 세계로부터 모인 이 느슨하고 국제적인 디자인 운동은 1985년 소트사스의 탈퇴 이후 1987년 결국 해체된다. 멤피스 미학은 비코 마지스트레티 같은 전통적인 이탈리아 모더니즘 디자이너로부터 “패션처럼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유행에 불과한 가망 없는 괴팍 기괴한 취향”이라 평가받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머지않는 1990년대 이후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며 패션, 가구, 가정용품 같은 실용적 디자인에 속속 포용됐다.

 


미켈레 데 루키 <크리스털> 테이블, 1981년(왼쪽)과 <퍼스트(First)> 의자, 1983년(오른쪽) ⓒ Michele de Lucchi Photo: Jürgen Hans ⓒ Vitra Design Museum

 

 

그 덕분에 멤피스 출신 디자이너들 중 몇몇은 국제적 유명세와 상업적 성공도 거뒀다. 물론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는 멤피스의 두목이자 거장 소트사스였다. 1980년대 밀라노 산업디자인계의 전설로 입지를 굳히는 사이, 미켈레 데 루키의 두 편의 아이콘적 작품 ‘크리스털(Kristall)’ 테이블(1981년)과 ‘퍼스트(First)’ 의자(1983년)에 사용된 장난스러운 도형과 발랄한 파스텔조 색상은 필립스 사를 위해 디자인한 실험적 가전제품 디자인 프로젝트(비출시)에 영감을 제공하며 글로벌 가전 디자인을 선도했다.

 


나탈리 뒤 파스키에, 인테리어 드로잉, 1982년 ⓒ Nathalie du Pasquier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미국의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는 멤피스의 산업디자인 미학을 건축에 도입해 포스트모더니즘 건축가로 명성을 굳혔다. 멤피스 미학을 2차원 직물 디자인으로 실험한 나탈리 뒤 파스키에는 콘셉트 스케치를 남겼고, 소트사스의 아내 겸 멤피스 그룹의 안주인 역할을 했던 바바라 라디체는 저서 집필과 잡지 편집 활동을 통해 멤피스 사상과 창조를 이론화하는데 기여했다.

 

1980년대 이탈리아 디자인을 논할 때 서구의 1960년대 반문화 운동, 1970년대 자유주의 문화, 1980년대 본격화된 무역과 문화의 글로벌리즘이 미친 철학적·정신적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1950~60년대 거장 산업 디자이너인 아킬레 카스틸멘디니(Alessandro Mendini)와의 철학적·이론적 의견 차이 끝에 알키미아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디자인 운동이 결성되려는 자리였다.

 

 

 

미켈레 데 루키(Michele De Lucchi), 마르틴 베딘(Martine Bedin), 마이클 그레이브스(Michael Graves), 바바라 라디체(Barbara Radice), 피터 샤이어(Peter Shire), 나탈리 뒤 파스키에(Natalie Du Pasquier), 시로 구라마타(Shiro Kuramata)가 참석한 이 역사적인 첫 미팅의 배경에는 밥 딜런의 그 아리송하고 수수께끼 같은 시적 포크송 <Stuck Inisde of Mobile with the Memphis Blues Again>이 레코드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소트사스는 그날 새롭게 탄생한 이 디자인 동인을 ‘멤피스 밀라노(Memphis Milano)’라 이름했다.

 

 

 

 

우메다 마사노리(Masanori Umeda)가 디자인한 ‘복싱 링(Tawaraya)’ 침대에 모여 앉은 멤피스 그룹 초상 사진, 1981년 ⓒ Masanori Umeda ⓒ Studio Azzurro, Permission of Memphis, Milano, www.memphismilano.com

 

 

 

 

 

당시는 20세기 초부터 산업 디자인계를 장악해 온 독일 바우하우스 기능주의와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이라는 양대 도그마로부터 탈피하려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몸부림이 분출하던 때였다. 이미 미국에서는 팝아트가 등장해 고급미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계층적 간격과 취향적 차별이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미술가와 디자이너들도 추상에서 구상과 표현으로, 전통적 고급취향에서 TV 미디어, 광고, 만화 같은 일상 속의 평범하고 대중적 시각 문화로 관심을 옮기고 이로부터 영감받아 차용, 재해석한 파격적 미감을 실험하고 있었다. 

 

 

 

그 같은 여러 운동 가운데서 멤피스 그룹은 그제까지 저급한 취향이라고 멸시받던 키치(Kitsch)를 우아하고 고상한 미학으로 재편시킨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전설로서 디자인의 역사에서 평가받는다.

 

 

 

루치아노 파카넬라(Luciano Paccagnella)가 밀라노 아크 ’74 갤러리에서 열린 첫 멤피스 전시회(1981. 9.18)를 위해 디자인한 초대장 드로잉은 <고질라> 일본 망가 미학을 차용했다. ⓒ Luciano Paccagnella.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멤피스 그룹의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은 1981년 9월 밀라노의 아크(Arc) ’74 갤러리에서 열린 멤피스 첫 컬렉션 전시회에서 발표되며 유럽의 디자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전시를 보고 깊이 감명받은 거장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1982년 자신의 몬테카를로 별장 아파트를 최신 멤피스 디자인 제품으로 재단장했다. 따지고 보면 멤피스의 디자인 미학은 1980년대 서구 사회가 접어든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의 시각적 징후였다. 24시간 텔레비전 영상이 펼쳐지고 개인용 컴퓨터가 각 가정 거실로 침투해 ‘고상한 고급 미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경계의 붕괴’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었다.

 

 

 

멤페스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개조한 칼 라거펠트의 몬테카를로 별장 아파트 광경, 1982년 ⓒ Jacques Schumacher ⓒ VG Bild-Kunst, Bonn 2021 for all designs by Ettore Sottsass.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멤피스 미학은 이미 1960년대 말엽부터 1970년대에 유럽 건축 및 디자인계에서 하나둘씩 불거져 나온 급진적 미학 운동들의 계승이었다. 1960년대 등장한 아키그램(Archigram, 런던 건축가 그룹)과 스튜디오 65(Studio 65, 밀라노 디자인 그룹)이 팝아트 미학과 테크노 미래주의가 결합된 젊고 발랄한 미학을 제시한 이후, 소트사스는 원색 대담한 조각적 조형미와 포스트모던적 절충미를 표현하기 위해 플라스틱과 래미네이트를 즐겨 활용했다.

 

 

 

에토레 소트사스, <베벌리> 사이드보드, 1981년 ⓒ VG Bild-Kunst, Bonn 2021 Photo: Jürgen Hans ⓒ Vitra Design Museum

 

 

 

 

 

에토레 소트사스가 앞서 스튜디오 알키미아 활동기에 디자인한 ‘런치 체어(Seggiolina da Pranzo)’(1978년)의 래미네이트 패턴은 멤피스 디자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예컨대, 소트사스의 ‘베벌리(Beverly)’ 사이드보드는 크로미움 도금된 강철관, 도색 조명전구, 목재나 뱀가죽 패턴이 들어간 래미네이트 등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생경한 요소들을 한 제품 속에 독특하게 재구성해 조잡한 키치를 색다른 고상함으로 승격시켰다.

 

 

 

마르틴 베딘, <수퍼> 램프, 1981년 ⓒ VG Bild-Kunst, Bonn 2021 Photo: Andreas Sütterlin ⓒ Vitra Design Museum

 

 

 

 

 

그런가 하면 멤피스 그룹의 디자인은 바우하우스의 심각하고 근엄한 기능주의 디자인에서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어렵던 유희성을 담고 있다. 오늘날 멤피스 디자인의 아이콘이 된 마르틴 베딘의 ‘슈퍼(Super)’ 램프는 전깃줄이 늘어진 채 바퀴가 달린 발광하는 귀여운 애완동물 혹은 어린이용 자동차 장난감을 연상시킨다. 멤피스 그룹의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철학에 따르면, 매 디자인 아이템은 어디선가 차용해온 맥락적 의미와 출처를 담고 있으며, 저마다의 독특한 배경 창조 스토리가 이야기에 담겨 있다.

 

 

 

피터 샤이어, <벨-에어(Bel-Air)> 의자, 1982년 ⓒ Peter Shire. Photo: Jürgen Hans ⓒ Vitra Design Museum

 

 

 

 

 

스튜디오 알키미아의 경우처럼 멤피스의 동인들의 창작 동기는 모더니즘을 대체할 스토리가 있는 유희적인 새 산업디자인의 실험과 국제 디자인계의 변혁이었다. 비슷한 신조로 전 세계로부터 모인 이 느슨하고 국제적인 디자인 운동은 1985년 소트사스의 탈퇴 이후 1987년 결국 해체된다. 멤피스 미학은 비코 마지스트레티 같은 전통적인 이탈리아 모더니즘 디자이너로부터 “패션처럼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유행에 불과한 가망 없는 괴팍 기괴한 취향”이라 평가받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머지않는 1990년대 이후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며 패션, 가구, 가정용품 같은 실용적 디자인에 속속 포용됐다.

 

 

 

미켈레 데 루키 <크리스털> 테이블, 1981년(왼쪽)과 <퍼스트(First)> 의자, 1983년(오른쪽) ⓒ Michele de Lucchi Photo: Jürgen Hans ⓒ Vitra Design Museum

 

 

 

 

 

그 덕분에 멤피스 출신 디자이너들 중 몇몇은 국제적 유명세와 상업적 성공도 거뒀다. 물론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는 멤피스의 두목이자 거장 소트사스였다. 1980년대 밀라노 산업디자인계의 전설로 입지를 굳히는 사이, 미켈레 데 루키의 두 편의 아이콘적 작품 ‘크리스털(Kristall)’ 테이블(1981년)과 ‘퍼스트(First)’ 의자(1983년)에 사용된 장난스러운 도형과 발랄한 파스텔조 색상은 필립스 사를 위해 디자인한 실험적 가전제품 디자인 프로젝트(비출시)에 영감을 제공하며 글로벌 가전 디자인을 선도했다.

 

 

 

나탈리 뒤 파스키에, 인테리어 드로잉, 1982년 ⓒ Nathalie du Pasquier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미국의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는 멤피스의 산업디자인 미학을 건축에 도입해 포스트모더니즘 건축가로 명성을 굳혔다. 멤피스 미학을 2차원 직물 디자인으로 실험한 나탈리 뒤 파스키에는 콘셉트 스케치를 남겼고, 소트사스의 아내 겸 멤피스 그룹의 안주인 역할을 했던 바바라 라디체는 저서 집필과 잡지 편집 활동을 통해 멤피스 사상과 창조를 이론화하는데 기여했다.

 

 

 

1980년대 이탈리아 디자인을 논할 때 서구의 1960년대 반문화 운동, 1970년대 자유주의 문화, 1980년대 본격화된 무역과 문화의 글로벌리즘이 미친 철학적·정신적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1950~60년대 거장 산업 디자이너인 아킬레 카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를 공히 계승한 멘디니의 알키미아와 소트사스의 멤피스는 추상적이고 철학 경도적인 아방가르드 사상과 상업주의 사이에서 서로 반목했던 동시에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이탈리아 디자인의 황금시대를 글로벌 양식으로 구축한 양대 대들보였다고 오스트리아 출신 디자이너이자 멘디니의 제자인 마리오 갈리아르디(Mario Gagliardi)는 분석한다.

 


Sottsass Associati, Interior for an exhibition on Italian Design in Tokyo, 1984 ⓒ Photo: Marirosa Ballo ⓒ VG Bild-Kunst, Bonn 2021 for all designs by Ettore Sottsass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올해 멤피스 그룹 탄생 40년을 기념하며 디자인을 통해 무한한 자유, 넘쳐나는 기회, 낙관주의의 시대 1980년대를 되돌아보는 디자인 전시회 ‘멤피스: 40년의 키치와 우아함(Memphis: 40 Years of Kitsch and Elegance)’은 2022년 1월 23일까지 독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 전시된다. 

 

글_ 박진아 객원편집위원(jina@jinapark.net)

All images courtesy Vitra Design Museum

facebook twitter

#멤피스 #멤피스그룹 #디자인운동 #멤피스밀라노 #포스트모더니즘디자인 #디자인 #디자인역사 #멤피스미학 #멤피스그룹탄생기념 #멤피스전시 #비트라디자인뮤지엄 

박진아 칼럼니스트
미술평론가, 디자인 및 IT 경제 트렌드 평론가, 번역가이다. 뉴스위크 한국판, 월간디자인의 기자를 지냈고,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미국미술관, 뉴욕 모마, 베니스 페기 구겐하임 갤러리에서 미술관 전시 연구기획을 했다. 현재 미술 및 디자인 웹사이트 jinapark.net을 운영하고 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