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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아티스트와 대중의 시간과 공간을 잇다 - 아티스트 캔버스 

2021-02-25

코로나19가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일들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새로 등장한 요소들과 서비스 현상들이 어느새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하는데, 현재 아트 영역에서도 아티스트들이 전시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대중과 만나던 전통적인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 온라인 전시나 라이브 스트리밍과 같이 웹사이트나 개인 SNS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들이 계속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 중에서 기술 및 공학, 예술의 협업과 연계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였다. 

 

작가와 대중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아티스트 캔버스

 

 

아티스트 캔버스(artistcanvas.net)는 작가와 대중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작업과정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디지털 캔버스를 통해서 작가와 대중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예술가는 작업 계획을 공유한 후 그 시간에 맞추어 자신의 작품을 송출하고, 대중은 관심 있는 작가의 캔버스를 구매하여 방문함으로써 작가의 작품을 만나고,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기존에 작품의 결과물만을 소비하고 완성 작품만을 만나는 제한된 방식에서 벗어나, 창작자 주체를 대중에게 선보이고 다른 작가들과 소통과 연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대중들 역시 작가와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얻고, 작업 과정 차체를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의 활동을 전반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 서비스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사이언스 월든에서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사이언스 월든은 그동안 계속해서 현대사회의 소득 불균형, 개인 소외, 세대 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이와 관련된 연구 프로젝트들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예술계 내에서도 유명 작가와 유명하지 않은 작가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고, 현실에서는 작품 수입의 일부만이 작가들에게 돌아오기에 작가들은 다른 일을 추가로 해야 하거나, 대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어왔다고 사이언스 월든은 말한다. 

 

또한 대중들도 작품을 감상하러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자본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 또는 집에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만 예술을 소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많은 대중들이 예술에서 소외되는 있다는 것에 사이언스 월든은 초점을 맞추어, 많은 작가와 대중들이 예술을 더욱더 쉽게 만나고 과정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아티스트 캔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아티스트 캔버스는 과학 예술 융합 프로젝트로서 그 의미를 가지고, 공학자와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만들어져 학제 사이의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실험의 장으로써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결과 중심적인 사고와 성과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느린 호흡으로 서로 소통하며, 과정 중심의 사고로 과정을 즐기고 참여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아티스트 캔버스에서는 앞으로 개인을 넘어 팀 프로젝트 채널들을 오픈하여 여러 기획을 통해 작가와 대중들이 더욱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준비 중이다. 이에 덧붙여 작가가 사유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담론과, 과정 중심의 기획 전시, 사회 문제에 집중하여 다각도의 주제와 레지던시를 연계하는 연구 또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며, 더 나아가 온·오프라인 경계의 매개자 역할로 예술의 현장성과 대면 만남과 같은 아날로그적인 만남을 통한 사람 간의 연결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을 전했다. 

 

 

 

작가들이 작업하는 모습은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전달된다.

 

대중은 온라인을 통해 작가들의 작업 과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제한된 코로나 시기에 전시나 아트 페어가 줄어들고, 아트를 만나는 것에 많은 제약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자신의 아트를 선보이고, 작업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술 감상과 향유의 모습이 확장될 수 있다는 것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작가의 아트를 공유하고 작가와 시간을 공유하는 것으로써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아티스트 캔버스가 가지는 가장 큰 매력으로 보인다.  

 

아티스트 캔버스가 디지털 사회의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는 작업 과정을 매개로 작가와 대중이 호흡하는 플랫폼으로 작가의 작업을 매개로 소통하는 정도이지만 더 나아가 사람과 시간, 공간들이 유기적으로 순환하고,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기호들을 발견하는 장소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소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예술계에서도 작가의 결과물만으로 소통하는 것에서 벗어나 과정 자체를 하나의 창작물로 인정하는 시도를 통해 과정 중심 사고가 문화 예술계 전반에 확산되어 주변부로 소외되는 작가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것이 사이언스 월든의 목표라고 전했다. 또한 사이언스 월든은 기존 사회의 질서와 프레임에서 벗어나 소외되어 온 사회 가장자리에 관심을 두고 소외된 것들에 집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_ 손민정 객원기자(smj9185@naver.com)
사진제공_ 울산과학기술원 사이언스 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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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공간공유 #아티스트캔버스 #사이언스월든 #과학예술융합프로젝트 #코로나이후 

손민정 객원기자 instagram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 공대에서 (Politecnico di Milano)에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을 전공 후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롭게 만들 디자인의 힘을 믿고, 늘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서 길을 나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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