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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10권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2021-02-10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10권이 선정됐다. 선정된 아름다운 책은 <FEUILLES>, <IN THE SPOTLIGHT: 아리랑 예술단>, <thisisneverthisisneverthat>, <뉴노멀 New Normal>, <디 에센셜 조지 오웰>, <ㅁ>, <모눈 지우개>, <시와 산책>·<산책과 연애>·<연애와 술>, <아리따 글꼴 여정>, <혁명노트>다. 

 

이 책들은 서울국제도서전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사)대한출판문화협회의 서울국제도서전은 한국 책 디자인 발전을 도모하고, 창의적인 한국의 책 디자인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를 실시했다. 

 

공모 대상은 지난해 11월 2019년과 2020년 국내에서 출간된 ISBN 등록도서로, 70여 출판사 및 개인이 지원, 소설과 시 등의 문학부터 사회·과학 전문서, 그림책, 사진집, 도록까지 다양한 분야의 도서 137권이 접수됐다. 

 

접수된 도서들은 출판 및 북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쳤다. 심사위원장은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로, 문장현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정책이사, 박연주 그래픽디자이너·헤적프레스 대표, 박활성 워크룸 프레스 편집장, 진달래 타입페이지 대표, 최슬기 슬기와 민 일원·계원예술대학교 교수가 심사위원을 맡았다. 

 

심사에 앞서 공모의 의미, 대상, 성격, 방법 등 심사에 대한 포괄적인 사항들과 심사위원 본인이 디자인한 책의 응모를 원천 차단하는 등 공정성을 위한 원칙들이 정해졌고, 2차에 걸친 심사가 이루어졌다. 

 

심사는 표지와 내지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종이, 인쇄 제책 등 책을 이루는 제반 요소가 빼어난 도서 선정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두 가지의 사항을 숙고해 진행됐다. 

 

첫 번째는 ‘공모명의 ‘아름다움’에 무엇이 포함되고 포함되지 않는가’다. 심사위원단은 책의 아름다움이란 그 안에 담긴 내용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협소한 의미로 ‘아름다움’을 해석하지 않되 결과에 필요 이상의 영향을 주는 것을 경계하고, 이에 따라 특정 항목에 대한 개별 평가가 아닌 종합 토론 형식으로 심사를 펼쳤다. 

 

두 번째로는 공모의 목적과 관련해 전자책이 확산된 시대에 종이책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의 의미를 고려했다. 시대의 파악과 표현에 따른 개별 책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면서도 동시대 책의 아름다움을 가급적 면면이 보여주기 위해 한국 출판시장이 안고 있는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 제약을 넘어서려는 노력을 보여준 책들에 주목했다. 

 

만장일치로 선정된 ‘가장’ 빼어난 단 한 권의 아름다운 책을 대신해 심사위원단은 아름다운 10권의 책을 선정, 발표했으며, 최종 선정된 10권의 도서는 상패 수여 외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Schönste Bücher aus aller Welt/Best Book Design from all over the World)’에 출품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는 독일 북아트재단(Stiftung Buchkunst)과 라이프치히 도서전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 책 디자인 공모전으로, 자국의 디자인 공모에서 수상했거나 자국의 전문기관 또는 단체의 추천서가 있는 경우에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은 지금까지 참가하지 못했는데, 2021년부터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 서울국제도서전 주관, 타이포그래피학회의 협력으로 한국의 도서들도 출품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10권의 도서는 3월 라이프치히에서 심사를 거치게 되고, 최종 결과는 5월에 개최되는 라이프치히 도서전에서 발표된다. 10권의 도서는 2021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2021 서울국제도서전 기간 중에도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10권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각 심사위원의 심사평 일부와 함께 소개한다.

 

드로잉 책 <FEUILLES>, 출판사 미디어버스, 디자이너 신신

 

 

“이 책은 과감한 형식으로도 얼마든지 미술 작품집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디자인이 작품을 거드는 역할을 넘어 서로가 빛이 나는 존재로 자리매김한 예로 충분히 아름답다.” - 문장현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정책이사

 

 

사진집 <IN THE SPOTLIGHT: 아리랑 예술단>, 출판사 IANNBOOKS, 디자이너 프론트도어-강민정, 민경문

 

 

“이 책은 북한과 관련한 이미지의 키치적 요소를 적절하게 제한하여 세련된 형태로 재해석하고, 교차 편집과 디자인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통해 탈북민이라는 소재를 적확하게 다루었다. 또한 일반적인 사진집의 구성을 넘어 사진과 텍스트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 진달래 타입페이지 대표

 

 

패션 브랜드 10주년 아카이브 북 <thisisneverthisisneverthat>, 출판사 워크룸 프레스, 디자이너 황석원

 

“이 책은 론칭한지 10년 된 패션 브랜드가 걸어온 이야기를, 그들이 만들어낸 ‘모든’ 제품을 나열하는 단순한 편집 방식으로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별히 무엇을 비유하거나 돋보이기 위한 장치 없이 무뚝뚝하고 정직한 방식으로 보여주는데 올곧은 ‘힘’이 느껴진다…책은 무려 1,000쪽으로 ‘모든’을 추구한 만큼 두껍고 묵직하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구성에 흥미로운 글과 대담을 끼워 리듬을 살렸다. 이미지의 편집도 반복의 지루함을 상쇄시키는 작은 장치들이 두꺼운 책의 사이사이에 마련되어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 구글어스의 위성사진 이미지로 로케이션을 보여주는 방식도 흥미롭다.” - 문장현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정책이사

 

 

전시 도록 <뉴노멀 New Normal>, 출판사 6699press, 디자이너 이재영

 

 

 

 

“표지를 열어 보기 전부터, 책이 만들어진 됨됨이가 무척 단단하게 느껴진다. 판지는 얇지만 조금도 휘지 않고 반듯하며, 앞표지와 뒤표지도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책등은 비뚤어짐 없이 반듯한 직사각형을 이룬다. 표지 싸개 재료는 부드러운 모조 가죽 질감이지만 과장되지 않았고, 손에 착 붙는 느낌이 만족스럽다. 금박의 선명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책등에는 표제가 반복되어 있는데, 두 번째 영문 표제는 책등 아래 모서리를 살짝 타고 넘는다. 양장에서는, 특히 박이 찍힌 양장에서는 처음 보는 모습으로, 아주 신선하고 감각적이다.” – 최슬기 슬기와 민 일원,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영미고전문학 <디 에센셜 조지 오웰>, 출판사 민음사, 디자이너 황일선


“디 에센셜은 현재 한국 출판계가 처한 상황과 그 출판 역량이라는 측면에서 평가해야 하고, 책의 디자인 역시 그러하다…정중원 작가의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를 표지화로 선택한 디자이너의 결정만큼은 간단하면서도 탁월한 판단으로 보인다. 그 장르가 재현의 맥락에서 차지하는 복잡한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즉물적인 매력을 선사하는 표지화는, 이 책의 꽃이다. 물론 말처럼 간단한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간단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 박활성 워크룸 프레스 편집장

 

 

아티스트 북 <ㅁ>, 출판사 organpress, 디자이너 강문식

 

 

 

“이상의 시 ‘AUMAGASIN DE NOUVEAUTES’를 단서로 건축, 음악, 미술사, 수학, 기하학, 문학, 영화, 언어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의 사유와 창작을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건축도면, 스코어 등의 다양한 언어로 구성하고 그것을 다시 한글과 영문으로 번역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구조의 출판 기획이 인상적이다.” -박연주 그래픽 디자이너, 헤적프레스 대표

 

 

시집 <모눈 지우개>, 출판사 외밀, 디자이너 전용완

 

 

 

“표지에는 표제작 ‘모눈 지우개’ 전문이 실려 있다…이 글은 본문과 달리 오프셋 인쇄가 아니라 박으로 찍혔다. 같은 판이 네 번 반복해 찍혔는데, 한 번은 본문 지면과 같은 고정된 위치에, 두 번째부터는 책마다 무작위로 위치와 각도를 달리해 중첩한 모습이다. 흰 바탕에 찍힌 검정 자국들이 서로 겹치며 마치 눈 내린 길에 찍힌 발자국처럼 우연한 질감과 리듬을 만들어 낸다. “사각형 말고 / 원형 말고 / 사각형 말고 / 원형 말고…” 체계와 우연의 만남이 자아내는 감각적 즐거움과 정서적 여운은 책에 쓰인 시작(詩作) 방법과도 상통한다.” – 최슬기 슬기와 민 일원,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한국 에세이 시리즈 <시와 산책>, <산책과 연애>, <연애와 술>, 출판사 시간의흐름, 디자이너 나종위

 

 

 

 

“‘시리즈로서 가지는 힘’이 결정적이었다. 그만큼 단어들이 서로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총 열 권으로 이뤄진 이 시리즈는 출판사의 기획과 그에 따른 디자인적 수행이 돋보인다. 앞의 낱말과 뒤의 낱말로 이뤄진 영문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앞뒤 표지는 시리즈의 콘셉트를 잘 드러내며, 판지를 뺀 소프트 양장, 가벼운 느낌을 주는 본문 종이는 무겁지 않고 편안한 내용에 적합한 선택이다…여러 권의 책들이 모여 보이는 아름다움, 이를테면 정연하게 꽂힌 장서가 지닌 아름다움은 그저 책들을 모아 놓는다고 나오지 않는다. 세심한 기획에 걸맞은 자리를 함께 찾은 책들의 아름다움을 이 책들은 지녔다.” – 박활성 워크룸 프레스 편집장

 

 

<아리따 글꼴 여정>, 출판사 안그라픽스, 디자이너 김성훈, 안마노, 박유선, 양효정

 

 

 

“국내 기업이 글꼴로써 일종의 사회 공헌을 시도한 프로젝트라는 점, 16년간의 긴 지원과 관계한 많은 디자이너들의 성취와 노고를 기록한 책이라는 점에서 출판 기획의 희소성과 의미를 인정할 수 있다. 가나다순으로 만든 키워드와 그것으로 구성된 목차는 한글과 글꼴이라는 책의 기획에 잘 닿아 있으며, 각 키워드의 내용 아래쪽에는 링크 기능을 두어 관련 있는 내용을 연결해 읽을 수 있는 편집 구조를 만든 것이 특징적이다.”  - 박연주 그래픽 디자이너, 헤적프레스 대표

 

 

사회비평서 <혁명노트>, 출판사 ㈜알마, 디자이너 안지미

 

 

 

“<혁명노트>는 최소한의 장치로 의도한 형식 내에서 주어진 내용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이는 판형이나 타이포그래피 등에 대한 디자인적 판단 못지않게 편집적 선택과 수행이 동시에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판형, 종이, 제책은 물론 내용에 대한 해석, 편집과 디자인적 선택과 수행에서 심사위원들이 고루 주목한 수작이다.” - 박활성 워크룸 프레스 편집장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대한출판문화협회(kpa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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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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