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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한복 말고 ‘고구려 핏’에서 찾은 우리 전통문화

2021-01-13

취프로젝트는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것이 지금의 우리 생활에도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한다. 전통 장인들과 함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예의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전하는 취프로젝트는 전통공예와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최근엔 일상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한 번도 본 적 없고 상상하지 못했던 고구려 의복을 재해석한 홈웨어 프로젝트다.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았고 또 한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브랜드는 많았지만 고구려 의복은 처음이다. ‘한국의 전통 의상’하면 늘 ‘한복’만을 떠올렸는데, 우리 의상에 한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취프로젝트의 '삼국 시대 의복 재해석 프로젝트_ 코구요'

 

 

우리 전통 의복에 대해 생각하게 된 취프로젝트는 ‘조선 시대 의복 말고 더 과거 시대의 의복을 재해석할 수는 없을까’하는 신박하고도 기발한 의문에서 ‘삼국 시대 의복 재해석 프로젝트’를 시작, 고구려 무용총 벽화를 재해석한 홈웨어 ‘코구요(koguyo)’를 디자인했다.

 

코구요는 집에서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할 수 있는 일명 ‘고구려 핏’을 특징으로 한다. 목 부분과 소매 부분의 두꺼운 배색 라인, 엉덩이를 덮는 상의 길이와 전개형 형태의 띠, 활동성을 강조한 넓은 바지통과 소매통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코구요는 '고구려 핏'을 특징으로 한 홈웨어다.

 

 

넓은 바지통과 소매통의 디자인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와이드핏이나 오버핏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해 전통 의복과 문화를 더욱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암홀, 가슴덮개 등 디테일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상의와 두 가지 길이로 구성된 로브는 다양하게 매치해 일상복, 외출복으로 착용되기도 한다.  

 

고구려 핏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실루엣과 활동성을 강조하고, 부드러운 촉감으로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코구요는 무용총을 재해석한 무용총 그래픽을 직접 개발해 패턴으로도 선보였다.  

 

취프로젝트 김은비 대표가 전하는 코구요의 디자인 이야기다. 

 

삼국시대 의복에 주목한 이유


우리가 보통 ‘한복’이라고 부르는 의복은 조선시대 후기 복식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요. 우리의 역사는 고조선부터 시작해 삼국시대, 조선시대 등을 거쳐 지금까지 오천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데, 한국의 전통 의상을 재해석한 것들을 보면 조선 시대의 의복 형태가 대부분이라 거기에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죠.

 

우리 전통 의복에 대한 해석이 조선시대 이전으로 범위를 확장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 아픈 역사로 인해 조선시대 이전의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 안타까웠고, 우리가 배워온 잘 아는 유물 속에서 찾아낸 시대별 의복의 모습을 하나씩 재해석해보기로 한 첫 시작이 고구려 의복을 재해석한 코구요예요.

 

고구려 의복을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활동성을 강조한 특징을 살렸다.

 

 

의복을 연구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  


의복은 그 지역의 기후, 자연 등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데요. 고구려는 특히 북방민족이라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옷을 여러 겹 걸쳐 입었고, 여성복과 남성복 모두 활동성이 강조된 넓은 바지와 넓은 소매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어요.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선 편안하면서도 활동성 있는 의복의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 마치 현대의 로브와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잠옷 세트처럼 보이기도 한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넓은 바지통과 소매통으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디자인 포인트


일단 집에서 입는 홈웨어이기 때문에 편안함과 활동성에 가장 중점을 두었어요. 이를 위해 첫 번째로 소재에 신경을 썼는데요. 실크와 비슷한 촉감을 가진 부드러운 소재를 선택해 옷이 몸에 잘 감기고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넉넉한 사이즈를 들 수 있어요. 고구려 의복은 활동성을 강조해 넓은 바지통과 소매통이 특징인데, 이것을 그대로 가져와 코구요 홈웨어에 적용시켰어요. 몸에 달라붙지 않는 넉넉한 착용감에 특히 신경을 쓰고 디자인해서 집에서 하루 종일 입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만들었어요. 

 

활동성을 강조한 짧은 로브는 좌임의 특징을 살려 디자인했다.

 

 

짧은 로브 디자인의 여밈과 끈 디자인


짧은 로브는 원래 긴 로브처럼 허리 끈이 탈부착되도록 디자인을 했었는데요, 긴 로브보다는 짧은 로브가 활동성이 더 좋아야 하는데 저희가 직접 집에서 입고 생활해보니 원단이 워낙 부드러워서 자꾸 끈이 빠지고, 끈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허리를 전체적으로 감싸서 묶으니 약간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깃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짧은 끈을 달아 앞에서 살짝 끈을 매서 묶을 수도, 풀 수도 있게 수정했습니다.

 

또, 고구려 의복은 여미는 방법이 오른쪽으로 여며지는 우임인 조선시대 한복과는 달리 좌임이 특징이라 그 디테일도 그대로 가져왔어요.

 

 

 

무용총 그래픽을 디자인해 패턴으로 선보였다.

 

 

무용총 그래픽 디자인 배경


무용총은 남녀가 춤을 추는 모습의 무용도와 사냥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 수렵도가 대표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저희의 일러스트는 무용총 무용도에 그려진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모습에서 가져왔어요. 물방울 무늬의 긴 소매를 입고 마치 팔을 뒤로 꺾을 듯이 특이한 동작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특히, 이 무용도는 누구나 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봤을만한 친숙한 고분벽화이기 때문에 이 그림을 선택했어요. 그중에서도 허리 끈이 있는 로브 형태의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무용수를 코구요 패턴 세트에 넣어보았어요.

 

와디즈 펀딩 때 함께 드리기 위한 선물로 무용총 스티커를 만들기도 했는데, 여기엔 좀 더 다양한 무용총 일러스트를 담았어요. 무용수들을 이끄는 리더와 무용수들,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 그리고 옆에 있는 수렵도에 풍산개와 산의 모습도 일러스트로 그려 넣었습니다.

 

‘코구요’의 의미


‘고구려’와 ‘코자요’의 합성어예요. 코구요 입고 편안하게 코~ 주무셨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기도 해요. 많은 분들이 코구요가 잘 기억에 남는다고 해주셨는데, ‘코리아’가 생각난다는 분도 계셨어요. 

 

첫 번째 의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어려움


정말 어려웠어요. 주변으로부터 ‘패션, 특히 의상 쪽은 정말 힘든데 무서운 줄 모르고 도전한다’는 소리까지 듣기도 했죠. 디자이너이다 보니까 어떤 제품이든 만들어낼 자신이 있었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가치와 기대감이 높았는데, 의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할수록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일어나긴 했어요. 기존에 만들던 제품들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잘 마무리했고 무사히 펀딩을 마칠 수 있었어요.

 

부드러운 소재는 소비자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다.

 

 

소비자들의 반응


일단 ‘콘셉트가 고구려인 것이 가장 신박하다’라는 평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고구려?’하면서 좀 재미있어하시기도 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 같고요, 그렇게 호기심에 프로젝트를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편안해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에 더 매력을 느끼신 것 같아요. 

 

실제로 펀딩에 참여해 주신 분들이 남기신 후기를 보면 ‘정말 편안하다’, ‘소재가 너무 부드럽다’라는 평가가 가장 많답니다.

 

판매 계획


현재 취프로젝트 홈페이지와 스마트스토어에 오픈이 됐고, 패션 관련 온라인 편집숍 입점을 앞두고 있어요. 

 

리빙, 라이프 분야에 대한 또 다른 계획


2021년도 신제품을 기획하고 있는데, 우리 일상에 조금 더 가까운, 손길이 많이 가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취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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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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