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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로고 숨기고도 대박난 GS칼텍스의 캠페인 프로젝트 

2020-12-28

환경에 대해 말하는 영어학습지가 있다. 이 학습지는 모든 내용이 환경에 관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어 학습자에게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겉으론 평범한 영어학습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GS칼텍스의 '위장전술 영어학습지'

 

 

이 영어학습지의 핵심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지를 끝까지 풀어보기 전엔 아무도 정체를 알 수 없다. 환경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이 영어책은 GS칼텍스의 ‘위장전술 영어학습지 프로젝트’다.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자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매년 국내외 주요 광고제에서 회자되고 있는 아이디엇이 기획한 것으로, 여러 가지 관점에서 화제가 됐다. 

 

#1 ‘환경’을 말하지 않고 ‘친환경’을 알게 한다


이들은 환경 보호의 가장 큰 적을 ‘무관심’으로 꼽았다.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인 지금 텀블러, 에코백, 손수건 사용 등을 장려하는 친환경 캠페인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지만 이러한 내용이 환경에 관심이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만 도달된다는 한계를 파악하고,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환경의 중요성과 환경을 위한 실천에 대한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자 했다. 

 

 

학습지의 모든 지문은 환경에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GS칼텍스가 제시한 ‘친환경’이라는 주제를 알리기 위해 아이디엇은 친환경 시대의 주역인 10대와 2~30대가 관심을 갖는 영어를 소재로 삼아 접근하기로 하고 무료 영어학습지를 만들었고, 학습지 속 지문의 내용을 모두 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구성해 영어공부를 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실천 방안을 깨닫게 했다. 

 

학습지에서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동/식물의 멸종 위기와 기후 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사례, 차량 5부제와 대형마트 내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 텀블러 사용 및 대중교통 이용, 글로벌 환경 트렌드 등 환경에 대한 다용을 다루었고,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 그린본드 발행, 폐기물 재활용 등 GS칼텍스가 펼치는 환경을 위한 활동도 소개했다. 

 

#2 즉각적으로 행동을 변화시켰다


프로젝트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진행한 실험카메라의 영상도 무척 흥미롭다. ‘위장전술’에 사람들이 잘 반응하는지를 실험하기 위해 실제 영어 수업으로 위장해 학생들을 모집했고, 청소년과 성인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4시간씩 전문 강사가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환경 관련 전문 지식부터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실천 내용까지 단계별로 이루어졌다. 수업 후에 시험을 본다는 안내를 받은 학생들에겐 영어 시험이 아닌 영어 수업의 내용을 묻는 한글로 된 시험지가 주어졌는데 참가자들은 높은 평균 점수를 보였고, 물병, 간식, 분리수거통 등 생활 실천 내용에 맞춰 구성된 교실에서 여러 학생들이 생수병의 비닐 포장을 벗기는 등 즉각적인 행동의 변화를 보임으로써 그 효과를 증명했다. 


이 영상은 캠페인의 기획 의도를 공감하는 수많은 댓글들을 받으며 약 3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3 환경과 영어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찐 영어학습지


학습지는 회화 및 숙어로 이루어진 성인용과 독해와 문법을 다룬 학생용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돼 다양한 연령층이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부터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개인적 해결 방법, 환경 지식 및 정보, GS칼텍스의 친환경 활동 등 5가지의 주제는 추론, 요약, 문법, 어휘, 영작 등 15가지 패턴의 문제로 구성됐다. 

 

'위장전술 영어학습지'는 성인을 위한 회화 및 숙어, 학생을 위한 독해 및 문법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된다. 

 

 

학습지의 내용은 QR코드를 통해 전문강사진의 인강과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영어학습에 대한 효과를 높였다. 

 

총 8,000여 부를 제작, 전국 400여 점의 서점 및 스터디 카페에서 무료 배포한 이 영어학습지는 2주도 되지 않아 전량 소진됐고, 여러 기관과 단체로부터 영어 학습 및 친환경 캠페인에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과 문의를 받았으며, 중학교의 실제 수업 교제로 채택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4 로고 없이도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


가장 흥미로운 띄는 점은 영어학습지에서 GS칼텍스의 로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또한 환경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전하기 위해 택한 방식이었다. 아이디엇 이승재 대표는 “일반적인 광고나 교육 방식으로 접근하면 들으려 하지 않을 것 같아 정말 ‘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하고자 했고, 캠페인의 타깃층이 관심을 갖는 무언가에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몰래 채워 넣는, 말 그대로 ‘위장전술’을 실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습지의 정체는 겉 표지를 벗기면 우연히 발견되는 진짜 표지에 숨겨져있다.

 

 

로고는 물론 학습지의 진짜 제목인 ‘I CAN SAVE THE EARTH’도 잘(?) 숨겨져 있다. ‘환경을 위한 영어학습지’라는 정체는 우연히 학습지 겉 표지를 벗겼을 때 등장하는 진짜 표지를 통해 밝혀진다. 이런 ‘비밀 요소’를 기획한 건 캠페인의 의도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광고의 형태를 미리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그 아이디어의 형태에 따라 광고를 제작, 집행하는 아이디엇의 이승재 대표는 요즘 시대의 광고에 대해 “소비자를 설득하기보다 소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형태를 떠나 다양한 고객 경험 요소를 설계하거나 심리적인 베네핏을 제시할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중의 심리와 니즈를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간 이번 캠페인은 타깃층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목표를 달성한 동시에 로고를 드러내지 않고도 GS칼텍스의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알렸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아이디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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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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