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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올해 주목할 전통공예 장인과 한국 공예 이끌 젊은 공예인

2020-12-16

공예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후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예올이 ‘2020 예올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의 장인’과 ‘올해의 젊은 공예인’을 소개한다. 

 

한국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발전, 확산시키고자 2002년 설립된 재단법인 예올은 전시, 세미나, 교육은 물론 전통장인후원, 공예마을조성, 신진작가발굴 등의 공예 후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올 프로젝트’는 예올의 전통공예 후원사업의 핵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올’이라는 의미로,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예)과 ‘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올)을 선정한다. 

 

올해의 프로젝트는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 후원사로 참여한 점에서 더 눈에 띈다. 프랑스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은 세계 5대 명품 보석 브랜드 중 하나로, 최고의 원석과 특별한 기술력으로 보석 세팅에 대한 개념을 바꾸었다.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남다른 기술력을 모티브로 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철학과 전통적인 기술력을 지닌 장인들의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예올 프로젝트의 공통된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 갓일 정춘모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전통에 머물러 잊혀가는 장인들의 오래된 기술과 정신이 담긴 아름다운 공예품을 현대인들의 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기 위한 공예 장인 후원사업으로, 올해의 장인을 선정하고 장인의 작업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 생활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1년 옹기장 이현배를 시작으로, 2013년 소목장 (故)조석진, 2014년 유기장 김수영, 2015년 화혜장 안해표, 2016년 우산장 윤규상, 2017년 두석장 허대춘∙안이환, 2018년 주물장 김종훈, 2019년 다회∙망수장 임금희 등이 올해의 장인으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에는 갓일장 정춘모가 선정됐다. 

 

정춘모 장인은 반 백 년 세월 동안 전통을 지켜온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장이다. 갓은 선비의 품격을 상징하는 중요한 의관으로 차양의 목적을 지닌 우리 고유의 쓰개였다. 단정한 형태 속에선 아름다운 비례감을 감상할 수 있고, 곧게 뻗은 대우의 직선과 부드러운 양태의 곡선에선 바르고 우아한 기품을 느낄 수 있다. 옥로와 풍잠은 갓의 멋을 살리고, 갓끈 등의 장신구들은 시각적 흥미를 일으킨다. 정춘모 장인은 고도의 집중력과 뛰어난 손기술로 극한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필요한 갓일 전 과정을 다루며 예술적인 공예품 갓을 제작해왔다.

 

양태 수직 팬던트 조명, W 550, D 20, H 720 mm, 대나무(옻칠 마감), 철(도금), 갓일 정춘모 / 디자인 스튜디오 워드 

 

양태 수평 펜던트 조명, W 550, D 550, H 170 mm, 대나무(먹칠, 옻칠 마감), 황동, 철(도금), 갓일 정춘모 / 디자인 스튜디오 워드

 

 

이번 프로젝트에서 정춘모 장인의 작업은 디자인 스튜디오 워드(조규형, 최정유)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만나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새로운 형태로 탄생했다. 스튜디오 워드는 갓의 기능과 조형성에 현대적 쓰임과 미감을 접목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명을 제안하고, 정춘모 장인은 예리한 손끝 감각을 통해 치밀하고 아름다운 짜임과 세밀한 흐름을 보여주는 기량의 결을 보여준다. 조명의 빛과 어우러진 갓의 현대적 변용은 전통의 새로운 쓰임을 선보이며 현대적 공간을 채운다. 

 

양태 수직 스탠딩 조명, W 550, D 82, H 700 mm, 대나무(옻칠 마감), 스테인리스, 철(도금), 갓일 정춘모 / 디자인 스튜디오 워드

 

대우 양태 테이블 조명, W 400, D 400, H 400 mm, 대나무(옻칠 마감), 황동, 철(도금), 도자기  갓일 정춘모 / 디자인 스튜디오 워드, 도자공예가 김덕호 협업
 

 

‘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은 한국의 공예 정신, 공예의 소재와 기술, 스토리 등의 공예적 요소를 작가의 눈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오늘날 시대에 맞는 공예를 구축하고자 2013년 기획됐다. 2014년 가구디자이너 이광호, 2015년 섬유공예가 조하나, 2016년 금속공예가 김현주, 2017년 목공예가 권원덕, 2018년 유리공예가 양유완, 2019년 금속공예가 김상훈이 선정됐으며, 올해는 도자공예가 김덕호가 그 주인공이 됐다. 

 

'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 도자공예가 김덕호

 

화이트컬렉션, 흔적_백중백 VESTIGE_WHITE IN WHITE, W 115, D 115, H 182 mm, W 118, D 118, H 180 mm, W 115, D 115, H 183 mm 백자, 고화도안료, 도자공예가 김덕호 

 

 

김덕호 작가는 조선 백자의 미감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인 도자 작품을 선보인다. 군더더기 없는 정제된 형태 속 아름다운 선을 품은 백자를 구현하는 작가는 조선 백자의 시원지인 양구에 위치한 양구백자연구소에서 백토의 물성을 연구하고 옛 시대의 수많은 유물을 통해 조선백자가 지닌 미감을 체득하며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물레 성형 기법과 연리 기법이라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작가는 이 두 가지 기법을 통해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밖으로 드러낸다. 중첩된 시간을 담은 형태, 반복적인 과정에서 드러나는 무늬는 김덕호 작가 자신만의 정체성이다.  

 

블루 화이트 컬렉션, 흔적_VESTIGE, W 140, D 140, H 200 mm, W 130, D 130, H 205 mm, W 125, D 125, H 200 mm, W 130, D 130, H 200 mm, 백자, 고화도안료, 도자공예가 김덕호 

 

블루컬렉션_Blue Collection, 백자, 고화도안료, 도자공예가 김덕호 

 

블랙컬렉션, 흔적_밤 VESTIGE_NIGHT, W 113, D 113, H 214 mm, W 116, D 116, H 181 mm, 백자, 고화도안료, 도자공예가 김덕호 

 

 

정춘모 장인과 김덕호 작가의 작품은 ‘결’과 ‘겹’이라는 주제로 전시된다. ‘결’엔 오랜 세월 전통을 지켜온 갓일 정춘모 장인의 뛰어난 손기술이 담긴 찬찬하고 세밀한 짜임과 흐름의 미학이 담겨있고, ‘겹’은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켜켜이 쌓아 나가는 도자공예가 김덕호의 중첩된 물질과 시간의 흔적을 보여준다.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과 올해의 젊은 공예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2020 예올 프로젝트 전시 ‘결/겹’은 2021년 1월 15일까지 예올 북촌가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예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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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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