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2
주얼리는 단순히 몸을 돋보이게 하는 장신구의 기능도 있지만, 사랑을 맹세하는 징표가 되거나 섬세한 세공과 사용된 원석에 따라 예술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드라마틱한 브랜드의 탄생 스토리와 예술의 경지를 넘어선 세공과 디자인으로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895년 보석공의 아들이었던 알프레드 반 클리프(Alfred Van Cleef)와 보석 딜러의 딸이었던 에스텔 아펠(Estelle Arpels)은 열렬한 사랑 끝에 결혼했고, 두 가문의 성을 따서 주얼리 브랜드를 설립했다.
에스텔 아펠 & 알프레드 반 클리프, 1896년
반클리프 아펠은 로맨틱한 브랜드 스토리만큼 주얼리도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컬렉션 중 하나인 알함브라(Alhambra)는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에서 받은 영감으로 만들어졌다.
에스텔 아펠의 조카인 자크 아펠은 "행운을 얻기 위해서는 행운을 믿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정원에서 찾은 네 잎 클로버를 직원들에게 선물했었다. 이런 그의 신념을 담아 1968년 옐로우 골드를 사용하여 네 잎 클로버의 섬세한 라인이 살린 첫 번째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를 출시한다.
빈티지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
1960년대는 계속되는 냉전과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갈등 등으로 혼란스러운 사회적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패션은 반대로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 이런 유행을 타고 미니멀한 디자인과 행운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더해진 알함브라는 출시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빈티지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
빈티지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
상징적인 의미와 디자인뿐만 아니라 알함브라 컬렉션은 브랜드가 보유한 세공 기술이 집약되어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보석 세공사, 주얼러, 스톤 세팅 장인, 폴리싱 전문가 등 장인들의 손과 자연에서 찾아낸 소재들이 어울려져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엄격한 품질 기준에 따라 선별한 스톤을 커팅한 후 폴리싱 과정을 거쳐 본연의 아름다운 광채를 끌어내거나 골드를 녹여 비즈 세팅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한다. 모델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장착하기도 한다. 15번 이상의 선별과 제작 및 품질 관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기에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영롱한 빛의 알함브라가 완성되는 것이다.
빈티지 알함브라 브레이슬릿
이런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현대적인 감성이 결합된 알함브라 컬렉션은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Grace of Monaco)부터 여배우 로미 슈나이더(Romy Schneider)와 가수 프랑스와즈 아르디(Françoise Hardy)까지 여러 분야의 스타일 아이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수 프랑스와즈 아르디(Françoise Hardy), 1974년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Grace of Monaco), 1979년
주얼리와 예술의 경계를 허문 반클리프 아펠. 그리고 그들이 탄생시킨 진귀한 보석과 장인 정신의 집약체인 알함브라. 반세기를 지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시작될 컬렉션이 기대된다.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사진출처_ 공식홈페이지(www.vancleefarpe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