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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요모조모 살피고 유머러스하게 다독이는 요모 스튜디오

2019-02-13

달이 가득 찬 조용한 밤 어느 숲속,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져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타버린다. 오랜 세월 아무도 찾지 않아 외로움에 지친 나무는 숲의 요정에게 소원을 빌고, 그날 이후 특별한 생명체들이 하나 둘 나타나 숲을 채운다. 


요모랜드의 대표 캐릭터. 너드, 아임파인, 아무와 투투, 미모, 피크

 

 

요모랜드에는 ‘아무’, ‘투투’, ‘미모’, ‘아임파인’, ‘너드’, ‘피크’ 등 다섯 생명체가 살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조금씩 부족하다. ‘아무’는 부엉이지만 날지 못하는 콤플렉스를 가진 요모랜드의 주인공으로, 작은 애벌레 ‘투투’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투투’는 ‘아무’를 무척 좋아해서 늘 아무의 머리에 붙어 다니고,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땐 침을 툭툭 뱉는다. 

 

‘미모’는 ‘아무’와 같은 부엉이로, 날개 안쪽에 여러 개의 식사 도구를 지니고 다닐 만큼 강력한 식성을 지녔지만 채식만 고집하는, 무뚝뚝하지만 듬직한 캐릭터다. 날지 못하는 ‘아무’에게 망토를 건네 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주었고, ‘아무’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어 ‘투투’가 시시때때로 질투를 하기도 한다. 

 

파인애플 ‘아임파인’은 모델을 꿈꾸지만 큰 머리 탓에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는 ‘생활력 갑’의 인물이다. 이 모든 상황이 그의 이름과는 반대로 ‘fine’하지 못하지만,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간다.

 

땅콩 ‘너드’는 겁이 많고 소심하다. 숲속에 운석이 떨어져 나무가 타버린 날, 꼭 붙어있어야 할 반쪽 형을 잃어버렸기 때문일까. ‘너드’와 둘도 없는 단짝 ‘피크’는 당돌한 성격이지만, 자주 사고를 일으킨다. ‘피크’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그가 이 숲에 떨어진 운석의 조각이라는 사실. ‘피크’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모르고, ‘너드’ 역시 ‘피크’가 자신의 비극과 연관이 있단 사실을 알지 못한다. 

 


숲속 요모랜드에서 함께 살아가는 아무와 친구들

 

 

요모 스튜디오의 ‘요모랜드, 아무와 친구들’ 이야기다. 요모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컷툰, 일러스트, 아트토이, 영상 등 캐릭터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있는 창작 스튜디오로, 4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원인 신가은(노마루, NOMARU), 김나래(이와, EWA), 송수빈(숩, SOOB), 문인혜(이네, E.NE) 작가는 모두 일러스트레이션학교 힐스(HILLS) 출신으로, 개별적으로는 작가로 활동하면서 요모 안에서 각각 대표 및 제작, 기획, 아트디렉터, 디자인 등 각자가 가장 잘 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자유롭고 개성이 강하다는 작가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처음엔 이들의 조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고, 반대도 많았다고 한다. 제각각 다른 그림체와 개성을 지닌 이들이지만, 멤버들은 우려와 달리 요모 안에서 캐릭터 콘텐츠 기획이라는 하나의 생각으로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함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요모의 로고. ‘요모조모’에서 따온 이름으로, ‘Yomo’를 활용해 부엉이 형상으로 로고를 디자인했다.  

 

 

‘요모’라는 이름은 ‘요모조모’에서 따온 것으로, ‘사물의 요런 면, 조런 면을 살핀다’는 뜻이다. 이들은 의미와 운율을 살려 ‘요모’에 이은 세컨드 브랜드 ‘조모’를 언젠가 선보일지도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로고는 부엉이에서 모티브를 얻어 메인 캐릭터 ‘아무’를 만든 것처럼, 밤샘 작업을 자주 하는 올빼미 같은 작가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Yomo’를 활용해 부엉이(올빼미)의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요모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토이 페스티벌인 ‘타이베이 토이 페스티벌’에 참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요모랜드의 다섯 캐릭터들은 네 작가들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했다. 요모랜드의 이야기는 포켓 아트 토이 ‘요모포켓’에 담기기도 했다. 요모포켓은 90년대 한국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인기였던 영미권의 폴리포켓(POLLY POCKET)에서 착안한 스토리가 있는 디오라마형 아트토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청년예술가일자리지원센터의 ‘2017 예컨대 프로젝트’에 선정된 후 약 반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8년 1월 요모의 개인전을 통해 작업을 선보였고, 5월 요모포켓을 공식적으로 론칭했다. 이후 아트토이&캐릭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국내외 전시 및 세계적인 규모의 토이페스티벌 등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면서 사랑 받고 있다.   

 


요모포켓 픽처북 에디션. (왼쪽부터)노마루 작가의 〈노말한 하루〉, 이와 작가의 〈쥐를 잡지 못하는 고양이〉, 이네 작가의 〈선아-노랑헬멧〉, 숲 작가의 〈콕〉

 

 

요모포켓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요모 멤버들의 그림책을 바탕으로 하는 픽처북 에디션과 요모랜드 ‘아무와 친구들’을 다룬 브랜드 에디션으로 구성된다. 뚜껑을 닫았을 땐 7cm, 열었을 땐 11cm로 손바닥 위에 가볍게 올릴 수 있는 작은 크기지만, 요모포켓 안에선 아기자기한 세상이 펼쳐진다. 이 앙증맞은 토이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데, 각 작가들이 스컬피로 제작한 픽처북 에디션에는 네 작가들의 뚜렷한 개성이 담겨있다. 이들의 그림책 중에는 영국국제일러스트레이션상을 수상한 작품도 있다. 

 

요모포켓 브랜드 에디션 〈피크닉(Picnic)〉

 


요모포켓 브랜드 에디션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아무!(Merry Cristmas, Santa Amoo!)〉

 

 

브랜드 에디션은 왁스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녹인 왁스를 한 방울 한 방울 쌓아올려 형태를 만들고 다듬어 디테일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이 작업에서는 일러스트를 하기 전 학부에서 치기공을 전공한 신가은(노마루) 작가가 전공을 살려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요모툰 〈아무의 하루〉

 


요모툰 〈아무와 투투〉, 〈피드와 너드의 키 대결〉

 

 

요모툰에서는 요모랜드 ‘아무와 친구들’의 더 많은 내용을 볼 수 있다. 각 캐릭터들의 성격, 캐릭터들이 겪는 에피소드, 숲속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며 재미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유머러스하면서 정겹다. 우리 모습과 감성을 반영한 이야기로 위로와 희망을 주기도 한다. 요모랜드의 이야기를 비롯한 요모 스튜디오의 작업은 현재 KT&G 상상마당 대치 아트큐브에서 열리고 있는 ‘요모랜드-아무와 친구들’전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KT&G 상상마당 대치 아트큐브 ‘요모랜드-아무와 친구들’전 전경 ⓒ Design Jungle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요모 포켓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요모는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기업의 스토리가 담긴 브랜드 포켓 작업을 진행 중이며, 좀 더 다양한 라인을 출시해 많은 대중들이 포켓토이를 만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요모 스튜디오 멤버들. (왼쪽부터)문인혜(이네), 신가은(노마루), 송수빈(숩), 김나래(이와) 
 

 

요모는 올해 타이베이 토이 페스티벌에 참여해 세계 각지에서 모이는 아트 토이 팬들을 만나고, 국내의 여러 페어를 통해서도 더 많은 팬을 찾을 예정이며, 그림책 출간, 페어와 전시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스탠딩 피규어, 굿즈 제작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그림만 그리던 작가들이 모여 캐릭터와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이제 요모는 캐릭터 콘텐츠 창작 스튜디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요모랜드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 만큼, 요모의 앞으로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요모 스튜디오(hi-yomo.com, www.instagram.com/hi.y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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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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