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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도시의 색, 아름다운 장면을 담는 수제 잉크 메이킹 & 가이드북

2018-12-06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진 잉크를 만드는 것에 대해 갖고 싶은 색의 잉크를 필요에 의해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잉크 만들기 - 색 채집가의 작업 노트(MAKE INK: A Forager’s Guide to Natural Inkmaking)〉가 잉크 만들기에 대한 전혀 새로운 생각을 열어주었다. 

 

〈잉크 만들기 - 색 채집가의 작업 노트〉 표지

 

 

저자는 토론토 잉크 컴퍼니(Toronto Ink Company)의 창립자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디렉터, 미술가, 작가인 제이슨 로건(Jason Logan)이다. 〈뉴욕타임즈〉의 삽화를 그렸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꾸준히 전시회를 열며, 미국그래픽아트협회(AIGA), 출판디자인협회(SPD), 사회혁신센터(Center for Social Innovation), 캐나다예술협회(the Canada Council for the Arts) 등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2. 잉크 만들기’ 파트. 색에 대한 이야기와 잉크 레시피를 소개한다.  

 

 

‘하나의 풍경을 작은 병 속에 농축하는 과정’으로써의 잉크 만들기를 보여주는 그는 도시의 색을 찾기 위해 도시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뉴욕의 색을 만들기 위해 녹부스러기, 건축자재, 자갈, 매트리스 스프링, 허드슨 강물을 채집한다. 

 

꽃잎이나 잎사귀, 열매와 같은 식물로만 색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암석, 광물, 곤충, 금속 그리고 녹슨 못이나 석고보드 부스러기와 같은 물건들로도 색을 얻는다. 주변에 있는 수많은 재료들로 특정한 장소, 의미 있는 길, 아름다운 장면과 순간을 모두 잉크에 담는 것이다.

 

녹색의 이야기와 샙그린 잉크 만들기 

 

 

그는 잉크를 만들 때 재료만큼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라고 말한다. 열매를 얻기 위해 계절을 기다리고,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식물을 끓이며 적당한 농도로 졸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만든 아름다운 색을 띠고 있는 잉크의 이름들도 재미있다. 재료의 이름을 붙인 참나무혹 잉크(OAK GALL INK), 흑호두 잉크(BLACK WALNUT INK), 미국자리공 잉크(POKEBERRY INK), 산화동 잉크(COPPER OXIDE INK), 개머루 잉크(WILD GRAPE INK) 등이다. 이 이름들은 주변의 다양한 재료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3. 시험하기’ 파트. 종이에 발색하기와 예술가들과의 협업.

 

 

책에선 에세이 혹은 사진집이나 작품집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잉크 만들기를 위한 각종 레시피, 잉크 활용 전 단계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잉크 만들기가 시작된 과거 이야기, 재료를 채집하기 위해 색을 찾아 나선 탐험 이야기, 색의 역사, 실용적인 노하우, 색을 꿈꾸고 발견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전한다. 사진작가 로런 콜린의 사진과 아름다운 색의 잉크로 그려진 작가들의 그림도 볼 수 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황금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마이클 온다치와의 솔직한 대화도 재미를 더한다.  

 

〈잉크 만들기 - 색 채집가의 작업 노트〉는 제이슨 로건만의 잉크를 만드는 방법이나 새로운 재료에 대해 알려줄 뿐 아니라, 색의 숨겨진 이야기, 잉크에 대한 자료 등, 색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통해 색을 대하고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해 준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미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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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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