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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뉴스

제1회 한국전통공예 미래展, 한국공예의 미래를 열다

2010-06-09

중요무형문화재 전승자 100인의 공예품 전시·판매전, 롯데백화점 명품관에서 열려

2010년 6월 9일 오후 3시,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 위치한 롯데갤러리에서 제1회 한국전통공예 미래展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하에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며, 롯데백화점이 협찬하는 이 뜻깊은 행사에는 공예부문 34종목(나전장, 궁시장, 금박장, 누비장, 소목장 등)의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조교 및 이수자 98명의 작품이 전시, 판매될 예정이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작가들의 협업과 디자이너들의 재능 기부

참여작가 중 한 명인 나전장 이광웅 이수자는 나무틀에 삼베를 덧대어 옻칠을 해서 다른 분야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액자로 제공함으로써 각 작품의 예술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현대적 디자인으로 한복의 가능성을 개척해 가는 디자이너 김영진씨는 한산모시짜기 이수자들의 필모시로 드레스와 브라우스를 제작했다. 김영진 디자이너는 중국모시에 비해 훨씬 아름답고 튼튼한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아 입을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으로 작업을 하여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디자이너 손혜원이 예술감독으로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참여 장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다니며 전통공예품의 디자인과 현대적 쓰임새에 대해 고민을 나누면서 작품을 준비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모시나 삼베와 같이 재료가 그 자체로서 출품된 경우, 어떻게든 상품화하여 판매될 수 있도록 주선했다. 모시는 옷으로 만들었고, 삼베는 옻칠을 더하여 식탁매트로 만든 것이다. 또한, 금박, 화살 및 갓일 분야는 시장 자체가 쇠락하는 종목임을 감안, 액자에 부착하여 오브제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 하나하나에 이런 고민과 이야기가 스며있다.

그동안 우리 전통공예의 활로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현대'와 '세계시장'이라는 시대적·장소적 맥락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전통공예가 디자인과 만남으로써 원래 가지고 있던 가치와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전통공예에 대해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 공예의 진가에 새롭게 눈뜨는 기분좋은 충격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롯데백화점이라는 유통 부문의 대기업이 참여했다는 것은 우리 전통공예의 상품성에 주목한 것으로, 향후 국내외에서 공예품 유통이 크게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의미는 차세대 전통공예인들이 희망과 비전을 갖게 된 데 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디자이너와 협업했으며, 정작 전시회가 열리기도 전에 선구매가 이루어져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이미 작품을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번 전시회는 '미래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 전통공예의 미래를 여는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공예 강습 프로그램 운영, 체험의 장 마련

전시와 아울러 롯데백화점 내 MBC문화센터에서는 전통공예 시연 및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월에서 6월에 걸쳐 매듭장, 금속활자장, 장도장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각각 두 차례씩 마련된다. 시중에 다양한 공예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금속활자나 장도와 같은 종목은 평소 접하기가 쉬운 분야가 아니다. 유구한 전통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예품을 직접 만들며 배워보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다.

문화재청과 롯데백화점의 협약- 지속적 지원 시스템 구축

문화재청의 엄승용 국장은 "그동안 문화재청은 보존과 전승이라는 측면에서 옛 것의 원형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에 치중하였지만 이제는 좀 더 혁신적인 방법으로 소비시장을 발굴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 전통의 자산들이 현재의 오늘 우리의 일상에서 쓰일 수 있는 자리를 모색하는 데 행사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문화재청과 전통문화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 정승인 상무는 "롯데백화점이 가진 국내외의 탄탄한 유통망과 두터운 고객층을 활용하여 민족문화의 정수인 무형문화유산의 판로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보존 및 전승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회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명품브랜드 육성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판매전시회의 정기적인 개최와 공예작품을 활용한 기념품 기획 및 문화센터 내 전통공예 강좌 진행 등 공예작품의 판로 제공과 보급,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의 국내외,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유통망과 두터운 고객층을 활용한 판로 제공을 통해 공예작가들이 직접 시장을 체험하고 자생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공예는 오래된 디자인이요, 디자인은 현대의 공예"

한국디자인문화재단과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을 통합하여 지난 3월 출범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최정심 원장은 "공예는 오래된 디자인이요, 디자인은 현대의 공예"라며, 이번 제1회 한국전통공예 미래展이 공예와 디자인이 만나 상승효과를 만드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시회의 구체적인 기획과 진행, 그리고 관계기관·단체 간의 조율을 맡은 진흥원은 지난 1월부터 매달 "박물관과 공예·디자인의 만남"이라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공예 및 디자인계에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6월 9일 열리는 개막식에 앞서,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11층에 위치한 교육관에서 유인촌장관은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장인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우리 공예의 발전 방안에 대한 제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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