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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 SCOUTS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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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016-10-15 ~ 2016-11-13


전시명 : GIRL SCOUTS
작가명 : 장콸
장소 : 에브리데이몬데이
일시 : 2016년 10월 15일(토) - 11월 13일(일)
오프닝 : 2016년 10월 15일(토) 7시-10시



과감하고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아름다운 특유의 그림체로 이미 많은 주목을 받아온 한국 작가 장콸. 그녀의 첫 개인전이 에브리데이몬데이에서 열린다. 디지털 작업이나 이를 바탕으로 한 소품, 앨범 표지와 같은 협업 작업은 많이 발표됐으나 꾸준히 쌓아온 개인 작업만을 온전히 펼쳐 보여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에 특별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 위에 색을 여러 번 쌓아 올리는 동양화 기법으로 작업한 그림들과 남세라믹 웍스와 함께 만들어낸 도자기 작업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시원하게 위로 올라간 눈꼬리, 빼곡하게 덮은 한 올 한 올 힘이 바짝 선 속눈썹, 대상을 빨아들일 듯이 응시하고 있는 눈동자. 이 매서운 눈매를 시작으로 작고 야무진 코와 빨간 입술, 창백하게 하얀 피부의 긴 팔 다리의 고운 선을 따라 흘러 손끝의 모양까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표현만으로는 장콸의 작업을 설명할 수 없다.
장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아름다운 독버섯이 떠오른다. 실제로 알록달록한 버섯들이 등장한 그림도 있긴 하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림 속에 등장한 버섯의 화려함을 무색하게 하며 더 섬뜩한 아우라를 풍기는 존재들은 따로 있으니, 바로 소녀들이다. 이 소녀들은 연약함과 아름다움을 내세워 도움을 구걸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탐구하고 행동하는 데에서 무서울 만큼 거침이 없다. 자신의 장기를 갈라진 뱃가죽 밖으로 쭉 늘어뜨려 보고 있기도 하고, 색색의 기이한 피부병이 온 얼굴을 덮기도 하고, 일상에서 접하는 여러 사물과 초현실적으로 몸을 섞어 보기도 한다. 낯설고 먼 곳은 당연하거니와 바로 나 자신의 내면에 대하여도 끊임없이 답을 찾지 못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로 둘러싸인 소녀들에겐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녀들은 호기심이라는 세계에서 출발했다.
새로운 것을 찾는 이유는 새로운 것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작가 노트 중에서 "


만일 소녀가 나에게 다가와 건넨 음식 따위를 내가 한입이라도 베어 문다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베어 물기 전으로 다신 되돌아갈 수는 없는 상태가 되어버릴 것만 같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의 말에 비추어 본다면 소녀들의 스산한 무표정 속에는 독기 어린 악의가 아닌 다만 뜨거운 호기심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은연히 느낄 수 있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내가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궁금한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길가에 피어있는 꽃과 풀의 이름이 궁금한 마음을 잃지 않고 싶다는 작가의 말마따나 어느새 나를 빠져나가는 순수한 나의 호기심을 붙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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