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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품다 이재삼展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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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015-02-04 ~ 2015-02-25


전시행사 홈페이지
blog.naver.com/gallerylotte




롯데갤러리 본점에서는 구정을 맞이하여 이재삼 작가의『달빛을 품다』전을 마련합니다. 이재삼은 목탄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대나무, 매화, 소나무, 물 등 우리의 자연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표현해 내는 작가입니다. 작가는 한국 근대산업의 중심지였던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영월 탄광촌에서 보낸 시간은 작업의 배경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03~2014년 작업 중 그 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작가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오랜 시간 큰 캔버스 위에 목탄으로 작업해온 작가의 작품에서 예술성과 장인정신 또한 엿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작가는 ' 목탄은 달빛의 기지개를 여는 녹취록' 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음력 설 달빛아래서 소원을 빌듯, 이재삼 작품 속에 비춰진 달빛에서 관람객들의 염원이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자연을 대표하는 소박한 재료 목탄이 자아내는 달빛의 진솔함을 경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 입니다.


이재삼작가의 목탄작업은 작가의 희망을 투영한 흑백의 평면 풍경들을 담아낸다. 작가는 스스로 ' 예술 장인' 으로 불리고 싶어하는데, 그의 기법과 작업의 기간이 이를 설명해준다. 목탄은 흔히 스케치에 사용되는 재료이지만 작가는 목탄에 예술적 영혼을 담아 달빛을 그려낸다. 자연의 가장 순수한 시간인 밤과 그 밤을 비추는 달빛에서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선 숭고미를 느낄 수 있다. 민족 대 명절 설을 맞이해 달빛을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그간 작가가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 위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재조명 하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달은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의 정서가 소통되는 대상으로 친숙하다. 달빛 속에 펼쳐진 흑백의 아름다운 세계는 목탄이 가져다 주는 아름다움에서 멈추지 않는다. 작가는 작품 속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울림까지 담아낸다. 그림의 검정색 배경은 평면적으로 보일 지라도 그 속에는 작가의 영혼과 정신이 반영되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무한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검정평면에서 깊이 있는 공간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사물의 형상, 이미지 자체보다 그 사이, 경계의 빈 공간에 주목한다면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다. 웅장한 사이즈의 캔버스가 걸린 전시공간을 거닐며, 실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작가의 작품에 가득 찬 달빛이 온몸을 감싸고 있음을 느끼길 기대한다.


나에게 목탄의 검은 빛은 검은 색이 아닌 검은 공간으로 존재한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숲으로 이루어진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과 사물 사이의 고유한 형상에 대한 그 너머가 만들어내는 적막함이며 무수히 많은 숲과 나무 사이의 깊고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간 속에 비경을 담고자 하는 침식된 풍경이다. 숲과 나무는 깊은 어둠의 공간 속에서 기지개를 펴는 표정인데 달빛에 비친 음혈의 신령한 존재로서 드러나며 달빛소리, 달빛기운, 달빛냄새가 목탄으로 채색되고자 하는 의지이다. 그리고 단 하나의 목탄이 화면에 부딪쳐 으스러지는가루에 나의 정신과 혼이 묻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이재삼


이재삼의 아포리즘 Aphorism ● 달빛은 보이는 아리랑이고 아리랑은 보이지 않는 달빛이다. 작가에게 마음은 뿌리이고, 생각은 꽃이며, 손은 열매이다. 작가처럼 사는게 아니라 작가로 살아야 한다. 작가에게 그림은 고백과 독백의 끝없는 절규이다. 좋은 그림은 보이기 위해 꽃피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꽃피워 세상이 보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절실함이 담기지 못한 작품은 그 진실의 값을 관객이 먼저 본다. 작가의 철학이란 그림을 통해 ' 철' 드는 법을 ' 배우는' 것이다. 나에게 그림은 시대가 원하는 작품이 아닌 시대가 잃고 있는 작품을 하는 것이다. 작가가 작업실에서 은둔 한다는 것은 위대한 칩거이다. 목탄은 나무를 태워서 숲의 영혼을 표현하는 사리이다. 목탄은 달빛의 기지개를 여는 녹취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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