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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작가 <황종례_부드러운 힘>
미술

2,000원

마감

2014-10-07 ~ 2015-03-08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mmca.go.kr/



< 황종례_부드러운 힘> 은 한국현대미술사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공예부문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도자의 전통과 현대를 이어온 1세대 여성도예가 황종례(黃鐘禮, 1927~)의 지난 60여년간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작가는 전통과 자연에 맞닿아 있는 색을 발견하고 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전통을 단순히 계승하거나 재현하는 데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발현하고 있다. 특히, 전통 귀얄문을 즉흥적이고 운율감 있는 산수(山水)적 표현으로 끌어냄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부드러움과 힘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낯선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파도가 물결치고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자연 속 풍경들이 정적인 기형에 덧입힘으로써 도자는 깊이를 가지고 생동한다.

고려청자 재현의 선구자인 황인춘(黃仁春, 1894~1950)과 황종구(黃種九, 1919-2003)로 이어지는 도예가 집안에서 자란 작가는 가업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전통에 근거하고 각 시대의 문화와 역사를 접목하여 독창적인 현대도예를 제작하였다. 또한 이를 일상에 접목함으로써 생활 속에서 너그러운 멋을 창조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황종례의 작품과 작가성을 포괄하는 4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작품을 재배치함으로써 오늘 우리로 하여금 ' 오래된 미래' 를 만나도록 한다.


단순함, 색을 스미다

다양한 안료를 배합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색은 자연 고유의 그것과 닮아있다. 다색(茶色)의 어두운 계열에서 천연의 발색을 가진 폭넓은 빛깔은 물레를 이용하여 제작된 담담한 기형(器形)과 잘 어우러진다. 작가는 마치 캔버스 위에서 물감을 다루듯 색유(色釉)를 대담하고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의 계승이 시대에 따라 변모해야 한다는 의식 속에서 이뤄졌다.


친숙함, 자연을 입다

색유에 대한 실험은 1970년대 후반부터 조선시대로부터 이어온 귀얄문(別毛目文)에 대한 심취로 이어진다. 작가는 그 근원을 살피고 그것에 기초하여 현대적이고 시대성을 함유한 작품을 선보인다. 머뭇거림 없이 지나간 붓 자국과 색의 농담(濃淡)에서 넘실대는 바람결과 물결을, 때론 비가 흩뿌리는 장면을 연상할 수 있다. 작가는 색채에 대한 탐구에서 한발 나아가 도자에 속도감을 담고 있으며, 이는 전통분청사기에 새로운 기운과 가능성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동감, 감정을 불어넣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장인정신과 부단한 노력은 황종례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낳았다. 백색의 귀얄문이 보다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깔로 변모하고 매끄러운 표면에 여러 번의 붓질이 가해짐으로써 도자는 생동하는 회화적 조형으로 품위를 가진다. 전통분청기법을 응용한 작가의 표현은 분청사기의 현대화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


강인함, 시대를 말하다

색유에 대한 실험과 회화적인 귀얄문이 우리 일상과 만나는 다양한 방식을 선보인다. 작가는 공예의 근본가치인 ‘쓰임’을 전제로 사용하는 사람을 고려한 기형을 만들어간다. 코발트 결정유, 녹유, 적색유 등과 같은 원색을 입히거나 자연의 것들을 귀얄, 음각 또는 인화기법으로 그려내었다. 전통의 바탕 위에서 오늘날의 표정을 반영한 생활자기들은 대중의 삶에 한발짝 다가서며 동시대적 조형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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