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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훈 : 9 to 5
미술

무료

마감

2014-10-16 ~ 2014-11-15


전시행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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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to 5 | 2014. 10. 16  ~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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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 16-11.15
정기훈 개인전

1● 10월 18일 (토) 오전 9시~ 오후 5시
2● 11월 01일 (토) 오전 9시~ 오후 5시

 

9 to 5 전시는 정기훈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10여 가지의 미션 수행에 대한 영상 작업과 이를 통해 만들어진 오브제가 전시되며 전시 기간 중 총 두 번의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정기훈은 주로 제도화된 기호나 사물에 대하여 재치 있고 유머 있게 희석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전시 명도 이렇듯 작가는 군더더기 없이 명료한 것을 좋아한다. 일맥상통하던 이전 작업들과 큰 범주의 콘텐츠는 변함이 없다. 최근까지는 사회적 규율이나 의제에 반항하는 예술가로서 재미있고 표면적인 것에 대하여 표현을 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다가감으로써 예술가가 갖는 시간과 행위에 대한 의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9 to 5는 9시부터 5시를 뜻하는, 즉 하루 평균 8시간을 노동하는 오늘날의 샐러리맨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전혀 지켜지지 않는 이 룰은 현대사회의 표상적 숫자에 불과한다. 하지만 치열하고 빡빡한 경쟁 구조 속에서 엄청난 자본을 축적하기에 바쁜 현대인들은 단순히 가시적으로 효용가치가 있는 결과만을 위해 사는 것 같다. 수동적인 삶을 사는 시간들을 보내고 결국 본질은 잊고 있지 않을까. 이 물음에 답하고자 정기훈은 ‘9시부터 5시까지’라는 사회가 만들어 낸 시간의 기호 속에서 ‘어떠한 행위’를 하고, 예술가가 여기는 보이지 않는 예술가적 행위와 시간에 대해 사유하고자 한다.

영상에서 보여지는 ‘어떠한 행위’란 반복되고 단순하며 지루한 총 10여 가지의 미션으로,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하는 현대 사회의 삶의 패턴에 비껴가는 어떠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상징적 해석으로도 비추어질 수 있다. 8시간 동안 기성품을 다시 해체하거나 지워 없앤 표면적 행위를 통해 삶의 시간이 갖는 이면적인 의미와 결과물을 통해 놓쳐버렸던 시간이나 흔적들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이다. 사포에 못을 갈아내어 못을 없애버린다거나 소주 병을 부수고 깨며 유리 입자를 쌓은 오브제―이러한 행위는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찬가지로 이 작업 또한 작가가 줄곧 이야기 해왔던 사회적인 약속, 기호 체제를 예술가의 시각으로 비틀던 형태와도 연결이 된다.

 

어리둥절하게도 오늘날 관객들이 인식하고 있는 예술가는 다소 퇴색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미술이 갖는 양론에서 장인정신이 깃든 작업, 즉 소유가치를 주로 우위에 두는 전통 회화 작품과 이면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작가의 명료한 태도가 주를 이루는 현대 미술을 두고 팽팽한 의견이 아직도 난무하는 가운데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전통회화의 종말론에 대한 의견, 즉 기성품과 같은, 흔히 말하는 뻘짓에 멀어지는 작업일수록 영리하고 신선하다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정기훈은 이번 9 to 5작업을 통해 이 양론에 관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고와 태도를 발휘하고 있다.

정기훈은 경쟁을 부추기는 현 사회에서 황폐해진 근로자들과 눈에 보이는 결과를 위해 광을 내기 바빴던 과거의 자신이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결국 비디오에서 등장하는 10여 가지의 미션들이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소소한 행위로 여겨질지 모른다. 허나 이번 전시는 예술가 여정의 출발점이며 그는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갤러리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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