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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외_히展
미술

1,000원

마감

2014-03-08 ~ 2014-03-23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ponetive.co.kr/


파주 헤이리 포네티브스페이스에서는 봄을 맞이하여 예술이라는 높은 산을 오르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 5인의 전시 외외(巍巍)_히展을 준비했습니다. 오는 3월 8일(토)부터 23일(일)까지 열리는 외외_히 展은 선배이자 스승인 최인선 작가와 후배작가인 정승연, 김 선, 곽은지, 강민정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산이 매우 높고 우뚝한 모습과 인격이 높고 뛰어난 모습을 표현하는 부사이자 이번 전시의 제목인  ‘외외(巍巍)_히’는 그들의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을 통해 마치 산처럼 높은 예술의 정상에 우뚝 서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적 표현의 실내전경 위에 추상적 선을 드로잉 함으로 부피로써 호흡하는 공간이 형성되며, 각각은 공전하는 또 다른 세계의 가치를 존중하며 조응하는 관계를 만든다.

[실내 속에 흔들리는 회화]는 실질적인 구상의 세계를 그대로 캔버스에 끌어들여 층위를 넘나드는 깊이의 구조체가 형성된다.


실질적 구상세계는 그대로 캔버스라는 창으로 옮겨지고 창을 통해 인식되는 세계는 조형단위인 선과 면으로 뒤덮여져 캔버스 위에 이중적 층위의 구조를 만들며 그 층위를 넘나들게 된다. 추상적 단위는 가시적 세계라는 공간 위에 위치함으로 현실세계에 놓여진 하나의 실질적 오브제(대상)가 되어 버리고, 현실세계를 추상의 시계로 끌어들여 그 일부가 되게 한다.

하나가 모여 여럿이 되고 이는 또 다른 하나를 형성한다. 개인이 모여 큰 사회를 이루듯 내 작품 속에는 늘 무리, 군이 존재한다. 작품 속 소재들은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은 나의 또 다른 모습이고 나 자신이다. 다른 형태를 빌려 세상을 살아가는, 세상 속의 나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부엉이 인형(엉순이)’에게 나의 어린 시절과 과거의 기억들을 투영시켜 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보고자 한다.

나의 어린 시절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이 그 이유였고, 그 후 나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허나 너무 어렸기에 그 슬픔을 온전히 누군가에게 털어놓거나 기댈 수가 없었다. 내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언제나 내 방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털북숭이 인형들이었다. 아직도 나는 따뜻한 인형을 안고 자는 버릇이 있다. 그들은 나에게 가족이자 친구인 소중한 존재가 된 것이다. 그들 중에서도 특히 엉순이의 표정은 슬퍼 보이기도 하고. 때론 불만에 가득 차 보이기도 하다. 밝게 웃고 있는 다른 인형들에 비해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뚱뚱한 엉순이를 보면 괜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내 모습 같아서 보듬어 주고 싶어진다. 엉순이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꺼내어보고자 한다.

본인은 자신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인상을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그려낸다. 이러한 일상적 소재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며 나타 내고자 하는 것은 ‘흐름(flow)’이다. 매일 마주할법한 눈에 익은 일상적 장면을 익숙하지 않게 흐르는 드로잉선과 붓 터치들로 표현한 것은 현상적 풍경 내에 비가시적 흐름을 나타내기 위한 작가의 의도이다. 이것을 통해 본인은 회화적 표현을 통한 감성적 흐름(emotionalflow)을 공유하기 원하고, 그것을 넘어 일상의 장면을 둘러싼 실존하는 현상적 흐름(phenomenalflow)을 경험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현과정에서 또 한 가지 나타나는 표현 의도는 본인과 관람객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이미지의 제작이다. 작가의 시선이 응시하는 장면을 보는 관람객은 무심코 장면 속에 숨어있는 심상의 대상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한 기억은 자신의 실제 기억의 회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촉진시켜 주는 것은 회화적으로 표현된 ‘빛’으로 빛은 기억과 망각을 연결하여 그 망각된 기억을 의식의 표면으로 이끌어 주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장소에 대한 회상, 그 장소에서 함께했던 이들과의 추억, 현재 직접 경험하는 공간의 응시와 그를 통한 공간적 의미의 재탄생 등은 기억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재 기억’의 영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들은 언제나 있다. 언어로 표현할 때, 무수한 단어들을 나열하더라도 대상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할 때가 있다. ‘ __ 같은’  이 모호한 단어가 오히려 셀 수 없이 많은 단어보다 더 많은 설명을 포함한다. 때로는 여백과 모호함을 남김으로써 대상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내가 그리는 이미지들에는 어긋난 공간이 있다. 그것은 뚜렷하지 않고 서로를 침범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불명확하다. 이미지 속의 그 곳들은 단순히 시각적인 공간이 아니다. 이 곳을 통해 설명이나 묘사로 메워질 수 없는 그런 빈 공간 그 자체를 드러내고자 한다.

내가 바라보는, 상상하는, 느끼는 세상  마음으로 반응하여 그리는 만 가지 이야기

만 가지 세상 만 가지 이유 세상은 좁고도 넓다. 하나 둘 건너면 모두가 연결된 인연들

우리는 각각의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작용과 반작용을 하는 관계들이다.

그 관계 속에서 상상하고 경험하며 보이는 모든 것에 느끼며 반응한다.

그 ‘느낌과 반응’을 ‘그리다’라는 행위로 살아나게 한다. 

그것이 내가 대화하는 방법. 내가 만들어 가는 언어. 내가 삶에게 삶이 나에게 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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