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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사람들: know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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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 2009-10-13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gallerylvs.org/exhibition/

사라진 사람들 : know nothing 박종호 개인전
Park Jong Ho Solo Exhibition


                  ▲ 멋진 신세계-엉성한, 절대적인, 긍정하기 싫은, 2009, C-print, 150x100cm

갤러리 LVS에서는 박종호 작가 개인전을 9월 30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9년 신작을 위주로 총 18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주말이면 습관처럼 대형 쇼핑몰로, 백화점으로, 잘 꾸며진 상점가로 향한다. 그곳에는 모든 것이 넘쳐나고 아무리 소비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라는 무한한 신뢰감이 존재한다. 이 무너질 것 같지 않은 단단한 시스템 속에 나는 서성인다. 이 일상 자체가 매우 불안하게 여겨지는 것은 그 속에 따뜻해야할 인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굴레에서 밀려나 버리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계속 해서 화려한 도시 안에 살기를 희망하며 끊임없이 소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이러한 현실은 긍정하기 싫지만 절대적인 것이다. 우리는 괴롭지만 아무런 저항없이 그렇게 받아들인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고 누가 이야기 하는가. 욕망은 더 갖지 못하는 것을 지나치게 괴로워한다.



                                                                            ▲ 사라진 사람들 II, 2009, C-print, 90x180cm


                                                                              ▲ 사유의 패배, 2009, C-print, 150x60cm(2pcs)


                                                                                    ▲  싸우는 바보의 초상, 2009, C-print, 120x90cm

현대에 이르러 사람들은 자유를 획득했고 어이없게도 찰나의 순간 사라졌다. 욕망이 서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조직과 그 안의 개인들이 만드는 체제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자유의 영역을 보다 넓히기 위해 상대적으로 타자의 영역을 제한할 것을 열렬히 원하므로 서로를 구속하는 얽혀진 그물 속에서 대중은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의 사회를 이루는 각개의 틀을 다시금 돌아보자. 묘하게 비뚤어진 다수 공통의 욕망이 시스템을 형성하고 강제성을 띠고 있다. 또한 지적 체계를 점령하고 있는 파워 엘리트들의 가치관은 오직 상대주의적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논리만으로 형성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덧 붙여 경제적 가치를 모든 가치 위에 둠으로써 그 외의 것에 관한 지식 혹은 진실에 대한 무지가 시스템을 만들어 간다. 모두가 플라톤의 동굴을 알지만 스스로가 갇혀 있음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애초에 그랬듯이 앎과 모름이 만들어 가는 세상이겠지만 우리는 균형을 잃었다.



                                                                                  ▲ Rusty Box IV, 2009, C-print, 120x120cm



                                                                          ▲ Running Can, 2009, C-print, 45x120cm

접할 수밖에 없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주입된 장밋빛 미래에 대한 환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근대 산업화가 양산한 인간의 행복이 과연 진정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제기하고 폐기하기를 반복한다. 사유하고 판단하기보다 느끼고 욕망하는 것이 쉬운 일이며, 인간의 가치와 실존은 생산보다 소비할 수 있음에 더 큰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온전한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미 구축된 시스템 속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 내 작업이 의식 있는 관객과 소통하는 지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


*처음에 시작한 작업의 재료는 pineapple can이었다. 10개의 캔으로 만든 단위형은 현대 문명이 찍어내는 공산품으로서의 자화상이며, 외부의 타격에 의해 찌그러진 채 꼿꼿이 서 있는 단위 또한 저항하는 우리 개인의 모습이다. 겉포장이 벗겨진 빈 깡통으로 이루어진 개체들의 비교에서 우리 사회의 현실과 물질적 조건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려 한다. 처음에 시작한 작업의 재료는 pineapple can이었다. 10개의 캔으로 만든 단위형은 현대 문명이 찍어내는 공산품으로서의 자화상이며, 외부의 타격에 의해 찌그러진 채 꼿꼿이 서 있는 단위 또한 저항하는 우리 개인의 모습이다. 겉포장이 벗겨진 빈 깡통으로 이루어진 개체들의 비교에서 우리 사회의 현실과 물질적 조건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려 한다.


-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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