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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디자인&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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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유력한 경쟁자. 즉 복병을 의미하는 말이다. 하나의 경기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 다크호스는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2011년 마지막 달의 특집은 내년 디자인계의 흥행을 책임질 만한 다크호스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것으로 한다. 여기서의 다크호스는 사전적 의미처럼 경쟁자로써 복병이라기 보다는 향후 디자인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의 등장과 성장을 표현하는 말로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간다는 말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12월, 정글이 마련한 올해 마지막 특집을 통해 2012년 디자인계의 신선한 바람을 기대해보자.

기획 및 진행 | 매거진정글 편집부
디자인 | 임보경
제1회 디자인을 즐기러 모였다, team 55667788 (12/2/2011) 
제 2회 국내 최초 교내 디자인 회사, 브랜드호텔 (12/8/2011) 
제3회 디자인 리얼리스트가 되자, 아벨파트너즈 (12/19/2011) 
제4회 디자이너의 책임을 안고 산다, SWBK (12/26/2011) 



브랜드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회사 브랜드호텔의 직원들은 오늘도 부지런히 학교로 출근한다. 웬 학교냐고? 이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전문 디자이너이자 현역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숙명여자대학교 내 한 동아리에서 시작해서 자신들이 디자인한 제품이 전국 방방 곳곳에 깔리게 된 오늘까지, 브랜드호텔은 월급도 받고 출장도 가는, 그리고 물론 야근도 하고 납기일도 맞춰야 하는 기업의 모습을 갖춘 국내 최초 교내 디자인 회사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자료제공 | 브랜드호텔(www.brandhotel.co.kr)


광고 전문가가 이끄는 디자인 회사
지난 13일 찾아간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건물. 이 곳에는 브랜드호텔을 이끄는 김기영 교수의 연구실과 브랜드호텔의 사무실이 사이 좋게 위치하고 있다. 김기영 교수는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제일기획에서 10년간 아트 디렉터 및 프로듀서로 일한 광고 전문가. 그가 2007년 본인이 운영하던 광고 회사 Juicefilm을 그만두고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교수로 오면서 깨달은 것은 이 학교에 너무나도 훌륭한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기업에 15년간 재직하면서 인재에 목마른 기업들을 직접 보고 느껴왔던 김기영 교수는 브랜드 및 패키지 디자인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 브랜드호텔을 시작했다.

“학생들 솜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일러스트면 일러스트, 타이포그래피면 타이포그래피,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서 이 친구들의 실력과 반작이는 아이디어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획력과 만나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브랜드가 와서 쉬고, 자고, 신혼여행을 와서 애를 낳아 자회사도 만들고. 그렇게 커가는 회사를 만들자고 목표를 정하고 이름도 브랜드호텔이라 지었다. 광고 전문가 출신의 디렉터를 둔 브랜드호텔은 PR도 남달랐다. 브랜드호텔은 포트폴리오와 브로슈어의 구성부터 카피, 디자인까지 브랜드호텔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그리고 클라이언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뽑아 보기 쉽게 묶었다. 이러니 롯데삼강, 파스퇴르 우유, 국립민속박물관 등 쟁쟁한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낼 수 밖에.


그 자체로도 아이디어 뱅크
젊어서 좋은 점은 수도 없이 꼽을 수 있겠지만,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큰 장점은 아이디어를 내는데 거침이 없다는 것이다. 롯데삼강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돼지바 패키지를 리뉴얼하면서 브랜드호텔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굉장히 소소하지만 아무나 생각해낼 수는 없는 것이었다. 바로 돼지 캐릭터를 중성적인 캐릭터로 바꾸는 것과 제품 뒷면에도 그 캐릭터를 넣는 것. 김기영 교수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로써 제품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에서 나온 아이디어였죠. 다들 형식적으로 집어 넣곤 하는 유통기한을 돼지 캐릭터 하나로 확실히 강조할 수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쪽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무척 좋아하셨고요. 아마 기업에서는 이런 아이디어를 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디자인 회사들은 전문적이지만 도식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있거든요.”

연간 200억대 매출을 자랑했지만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던 롯데삼강의 효자상품은 1984년 출시 이래 처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섰다. 그리고 새롭게 출시된 2009년 한 해에 220억원이었던 매출액을 270억원 대까지 끌어 올렸다.


학생 최초로 BI부터 마크, 패키지 디자인까지 통째로 수주한 파스퇴르 유업의 디자인 리뉴얼 프로젝트에서도 학생들만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파스퇴르의 많은 제품들 중에서도 쾌변은 파스퇴르 제품 중에서도 마진율이 가장 높고, 고정 팬들도 많은 베스트셀러이었다. 돼지바가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바뀐지 모르게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했던 반면, 브랜드호텔은 쾌변의 패키지 디자인을 아예 혁신적으로 바꿔버렸다. 올드한 글씨를 젊게 바꾸고, 색깔을 심플하게 다듬어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변비가 자주 걸리는 여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이 장운동하는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장운동 하는 귀여운 일러스트를 그려 넣었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손을 대는 족족 좋은 반응을 얻는다니, 그것도 경력이 오래된 디자이너가 아닌 현역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디자인 회사에서! 비결을 물었을 뿐인데 송곳 같은 대답이 나왔다.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디자인이 아느냐
“클라이언트의 마음”. 김기영 교수가 학생들이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한 가지다. 브랜드호텔의 직원들이 실제로 생산될 일 없는 공모전에 매달리지 않고 기업과 실제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들이 실무를 통해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되는 대기업 임원들은 전년 대비 한해 성과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에요. 디자인에 있어서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죠.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가 잘못되면 개인도 회사도 휘청거릴 텐데 어떻게 그렇게 용감할 수만 있겠습니까. 그런 마음을 디자이너들이 이해해야 하고 제안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가 감이 없어서 안 된다느니 디자인을 모른다느니 하는 말들을 합니다. 반면 우리 학생들은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하면서 그 분들이 왜 이 문제에 반대를 하시는 건지 그 이유를 깨닫죠. 그래서 조금 덜 예쁘더라도 글씨 크게 해서 잘 팔리게, 경쟁제품 사이에서도 잘 보이게 만들자고 말해요. 매출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수 있도록. 면접에서 이런 말을 하는 지원자를 누군들 안 뽑겠어요. 이런 클라이언트에 대한 이해가 디자인 분야에 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디자인의 힘으로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기영 교수는 대뜸 디자인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 이야기 했다.

“브랜드호텔의 첫 프로젝트는 2009년 진행한 삼애다원 무등명차 춘설의 리패키지였습니다. 당시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에 납품되던 춘설은 녹차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녹차라는 평을 듣는 고급 제품이었죠. 하지만 디자인이 품질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인지 잘 팔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저희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새로운 패키지를 디자인하자 마자 최고급 호텔 등에서 구매 의뢰가 쇄도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가히 디자인의 힘이죠.”


경북 상주의 갑장산 벌꿀 역시 그랬다. 농부가 진심으로 키우는 소문난 토종 벌꿀인데도 그 매력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디자인으로 아는 사람만 알았던 갑장산 벌꿀은 꿀에 붙이는 라벨 그래픽만 바꿔주자 그 가치가 확 올랐다.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사용하는 물건에서 선물해주고 싶은 물건이 되면 매출이 2배가 아니라 10배 이상으로 뛰어요. 그렇게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도처에 깔려 있죠. 물론 학생들을 생각했을 때 디자인을 공짜로 해주고 싶진 않아요. 적정한 이윤을 창출하는 디자인을 통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대학에서 태동한 기업으로써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도 하고 싶고요.”


장수할 수 있는 조직을 꿈꾸다

이렇게 브랜드호텔은 지금 스스로 장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그래서 프로젝트로 번 돈으로 학생들이 만족할 만큼의 월급을 주고, 일본으로, 또 유럽으로 출장을 보내 자료수집을 시킨다. 그렇게 브랜드호텔은 해외에서 1등 상품으로 통하는 제품의 디자인을 조금씩 조금씩 가져와 자신들만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이미 브랜드호텔의 사무실 벽면에는 그런 해외 자료들이 빼곡하다. 매일매일 1등 제품의 디자인을 뜯어 보고 살펴 본다니. 각오가 남다르다.


“브랜드호텔을 제일기획, HS애드와 같은 대형 광고기획사의 라이벌로 키우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졸업과 동시에 그 회사에 학생들을 빼앗기는 것이 저의 숙명이라고 해도요. 학생들이 경력을 인정 받아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동안, 저는 중간 마진 없이 영세하지만 디자인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비용으로 디자인을 제공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다면 몇 년 후, 이 곳을 떠난 학생들이 클라이언트가 되어 저희를 다시 찾아 오겠죠. 그런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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