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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말 그대로 ‘뒤바뀐 기억(Altered Memories)’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변해 버린 기억에 관해 비주얼 아트 분야의 교수이자 작가로 활동중인 제 작업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이 작업을 통하여 고민했던 것 그리고 여러분과 같이 고민해보고자 했던 것은 우리는 ‘과거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또 우리는 ‘과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과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와 관련된 질문입니다. (2013-08-08)
조작된 기억의 이면, 중국의 진짜 현실

이번 주제는 말 그대로 ‘뒤바뀐 기억(Altered Memories)’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변해 버린 기억에 관해 비주얼 아트 분야의 교수이자 작가로 활동중인 제 작업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이 작업을 통하여 고민했던 것 그리고 여러분과 같이 고민해보고자 했던 것은 우리는 ‘과거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또 우리는 ‘과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과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와 관련된 질문입니다.

강사 | Li Huai (UC 샌디애고 시각예술학과) 교수
정리 | 김소연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작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베이징에 있는 필름 아카데미에 다녔습니다. 그러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저는 영화 그 자체와 더불어 영화가 제작되는 방식이 저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국 학교의 교육 방식은 영화가 예술적 감성을 표현하는 것을 힘들게 했으며, 또한 촬영 전까지의 준비 기간이 꽤 길고 제작비를 마련하는 과정도 지나치게 번거로웠습니다. 다행히 1983년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저는 미국으로 떠났고, 그 결정은 예술가로서의 제 삶에 굉장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 대학원에서의 삶은 저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실 중국에서는 예술가가 종종 정치적인 선전 도구로 이용되었지만, 미국의 아트 스쿨은 이와 달리 제가 원하는 표현 방식을 존중해 주었고, 저는 그제야 예술가로서 저의 정체성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조작된 기억들
2010년 봄, 장시(江西) 지방에서의 장기간 프로젝트를 맡으며 경험한 인적이 드문 새로운 지역으로의 여행은 무릇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제가 장시라는 곳을 선택한 이유는 이곳이 중국 사람들 대부분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곳인 동시에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장시 지방은 중국 공산당이 출범한 역사적인 지역으로 특히 정치적으로 매우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 여러분이 보게 될 이미지들은 ‘예술 사진’보다는 ‘다큐멘터리 사진’에 가깝습니다. 저는 장시에서 3개월여 동안 지내면서 사람과 장소 사진을 천 여장 넘게 찍었습니다. 매우 고무적이고 압도적인 경험을 하고 난 후, 1년 뒤에 저는 이렇게 풍부한 자료들을 가지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밑에 제시된 영상 작업의 스틸 컷은 장시에서 찍은 사진에 다른 단어들과 형식들 즉, 색깔과 리듬, 텍스처, 음악 등을 합해서 만든 것입니다.

첫 이미지는 아무렇게나 쌓아 올린 벽돌 더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벽돌로부터 어떤 변화의 속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벽돌 더미들은 흩트렸다가 모으고 몇 번이고 다시 쌓아 올릴 수 있죠. 이러한 속성은 어떤 면에서, 우리의 기억에서도 나타납니다. 기억이란 선택된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가족 앨범을 보면, 거기에는 어떤 패턴이 있답니다. 우리는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잡아내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보며 그 순간을 간직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기억’ 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언제나 과거를 의미합니다. 이 모든 이미지들은 ‘조작된 기억들’ 과 관련 있어요. 기억이 어떻게 변형되어 회상되고, 재구성(Re-construct) 되는지에 대한 것이죠. 여러분들이 본 이미지는 대부분이 벽과 구조물 그리고 버려진 구조물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노인을 보셨죠. 중국에 사는 젊은이들 대부분은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가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젊은이 대신 아이들과 노인만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영상작업으로 표현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중국의 ‘장시’에 직접 가본다면 버려진 벽과 구조물들을 보고 마치 유령도시를 배회하듯 굉장히 이상한 느낌을 받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런 이미지들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 기억을 작업에 표현했고, 이러한 작업을 여러분들은 자신만의 관점을 통해서 보고, 과거를 작품에 투영하며 회상하게 되지요. 제 작업에 쓰인 이미지들을 보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살짝 웃고, 어느 부분에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어떤 기억이 연상되어 떠오를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에게 이러한 인터렉션을 가져다 주는 요소, 즉 이 작업에 쓰인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여기에서 쓰인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영상에서 제가 선택한 음악은 프랑스 음악입니다. 저는 이러한 음악을 통해서 다른 지역, 다른 곳에 대한 이국적인 느낌을 더 살리려고 했습니다. 제 작업에 나오는 지역은 동양, 더 정확히는 중국이며 여기에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은 서양, 프랑스의 것입니다.

음악은 두 개를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음악에서는 소녀가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리고 중간에 삽입된 재즈 음악은 굉장히 서정적이죠. 이러한 변화 또한 기존의 ‘사실'에 제가 ‘이국적인 요소'를 덧붙인 것입니다.
또한 각각의 이미지들에는 타이틀이 붙어있습니다. 거기에 있는 타이틀은 미리 생각한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했다시피 2년 뒤에 작업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 또한 어떤 이미지가 나올지 몰랐죠. 그래서 타이틀은 또 다른 요소, 즉 과거의 시점에서 계획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돌이켜 생각하는 또 다른 기억인 셈입니다. 고로 저는 지금 ‘변화된 이미지’, ‘바뀐 기억’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색깔입니다. 저는 이미지를 바꾸지(changing)않고, 강화하는(enhanced) 요소로 색채를 사용했습니다. 색깔은 변화된 이미지, 혹은 본래의 ‘사실’을 바꾸는 하나의 요소입니다. 색깔로 인해 각각의 이미지는 다르게 느껴지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오토바이 옆에 있는 여자아이 이미지를 살펴 보면, 오토바이의 엔진 부분은 기계의 생명력이 넘치는 곳이지만, 저는 이것을 완전히 하얀색으로 칠했습니다. 이것은 과거에 기반한 또 다른 조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어떤 ‘사실’을 붙잡고 그것을 (저의 방식으로)바꿈으로써, (저의)기억을 불러오고 회상하게 됩니다. 다른 방식과 다른 관점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이러한 방식을 통해 기억을 바꾸게 됩니다.

마주한 현실 그리고 기억의 조작
영상 작업 일부 중 아이들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은 영어로 표시했습니다. 물론 그때(과거에) 만났던 아이들의 이름이 영어 이름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강서 지방은 상해나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와는 달리, 굉장히 외진 곳입니다. 거기에서 8~9살 정도의 아이들을 만났는데, 아이들이 저희를 둘러싸고는 영어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그것도 사랑 노래를 말입니다. 그것은 굉장한 경험이었습니다. 보셨다시피, 강서 지역은 무너진 벽과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문이 가득한 가난한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중국의 미래를 생각했고, 조쉬(Josh), 엠마(Emma)와 같은 영어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사실 어떤 이들은 중국이 이미 글로벌화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제 작품에 드러나는 중국은 여러분들이 경험했던 중국과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TV에서 중국 올림픽을 보면 굉장히 잘 만들어진 건물에 활기차고 힘찬 모습의 사람들과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중국의 전부는 아닙니다. 어떤 것이 진정한 중국의 모습일까요?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장시 지방에서 경험한 또 다른 중국의 모습이야말로 중국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사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금도 중국에서 마오쩌둥의 열기는 대단합니다. 하지만 마오쩌둥과 함께 매우 중요한 곳이었던 이곳 장시지방은 급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아이와 노인만 남아있는 곳,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변해버렸지요. 그리고 이 작업에는 넣지 않았지만, 난창봉기로 유명했던 난창 지역이 극심한 환경오염과 자욱한 매연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중국의 진짜 현실을 들여다보았고, 그것을 아티스트로서 표현해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기억이란 그리고 리얼리티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이러한 질문들과 상호 연관된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중국에서의 제 기억에 대해 다시 한번 회상하고, 그 기억을 조작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것을 보면서 각자 어떤 기억을 떠올리셨나요?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의 기억 속에서 또 한차례 조작된 바뀐 기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Li Huai 교수는 Beijing Film Academy에서 회화를 전공(BA)한 후, 미국으로 이주해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에서 MFA를 마쳤다. 현재 샌디에고 중국역사협회(San Diego Chinese Historical Society)의 이사회와 캘리포니아 여성박물관(Women's Museum of California)의 예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UC 샌디에고 시각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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