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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어느 날, ‘프리즘오브프레스(PRISMofPRESS)’의 유진선 공동대표와 유세연 헤드 디자이너를 만났다. (2017-07-13)
우리 함께 영화를 이야기해요

 

 

*본 기사는 1편과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나온 〈프리즘오브〉. 4호부터는 격월간으로 발행된다.

지금까지 나온 〈프리즘오브〉. 4호부터는 격월간으로 발행된다.


이제까지 총 5편의 영화를 다뤘는데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유진선 멤버들이 모여 다 같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각자 기준이 있어요. 작품성, 영상미나 미장센, 플롯 등이요. 하지만 ‘소개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죠. 모두 모여서 ‘왜 하고 싶은지’가 명확하게 이야기가 되었을 때 영화를 선정해요. 그리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희가 좋아하지 않는 영화는 다루지 않아요.

각 파트마다 유독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유세연 저는 디자인과 칼럼의 비중을 맞추는 것에 신경을 써요. 그래야 1~3호를 보던 이전 독자들과 4호부터 본 새로운 독자들이 합쳐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목차 자체가 영화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는 파트가 많아서 잡지를 읽으면서도 영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유진선 저는 전체적인 것을 봐요. 왜 이 영화이어야만 했는지, 우리 시선이 제대로 들어가고 있는지, 그것이 잘 나타나고 있는지 등등이요. 저는 최종 목차를 보며 맨 처음에 우리가 이 영화를 다루고자 했던 취지가 잘 반영되었는지를 봐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프리즘오브〉는 ‘어떤 영화를 다루느냐’ 보다 ‘어떻게 영화를 다루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잡지인 것 같아요.
유세연 영화에 대해 회의를 하다 보면 멤버끼리도 항상 의견이 갈려요. 〈마미〉 때는 해피 엔딩이냐, 새드 엔딩이냐로, 〈아가씨〉 때는 남자 캐릭터가 잘못된 사람들이냐, 아니면 그저 각자 개성을 가진 사람이냐로 의견이 나뉘었어요.

유진선 그래서 사전 조사가 기본이에요. 아무리 견해가 다르더라도 영화마다 정론은 있으니까요. 우리가 아무리 해석을 다르게 하고 싶어도 감독이 의도한 바가 있거든요. 또 평론적으로 집어야 할 부분은 집은 다음에, 저희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독립출판 시절에는 우리 시선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넣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4호부터는 구성이 조금 달라졌는데요, 저희 시선이 들어가는 ‘프리즘’ 섹션이 잡지의 기둥이 되고 있어요. 우리 시선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사전 조사가 기본이에요. 그래서 사전 조사 후, 여러 가지 해석을 하고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건가에 대해 토론을 많이 해요.

‘프리즘’ 섹션에서는 영화 흐름을 따라 프리즘오브 멤버들이 각자의 시선을 담는다.

‘프리즘’ 섹션에서는 영화 흐름을 따라 프리즘오브 멤버들이 각자의 시선을 담는다.

잡지 사이, 사이에는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쿠키’섹션이 들어가 있다.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는 페이지이면서 눈이 즐거워지는 페이지이기도 하다.

잡지 사이, 사이에는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쿠키’섹션이 들어가 있다.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는 페이지이면서 눈이 즐거워지는 페이지이기도 하다.


잡지 개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게요. 4호가 달라진 것을 보고 시간이 갈수록 정리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유진선 1~3호 때는 내용이 대중적이었다면, 4호부터는 내용이 깊어졌어요. 정기 발간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과 시스템을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프리즘오브〉를 서점에 놓는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목차 구성도 더 읽기 편해졌어요.
유진선 목차회의를 엄청 오래 했어요. 총 4개의 섹션으로 나뉘는데요, ‘라이트’는 영화를 보기 전에 보면 좋을, 정보성에 가까운 정보가 담겨있어요. ‘프리즘’은 영화를 보면서 읽을 수 있는 섹션인데, 여기에 저희 시선을 넣는 거로 정했어요. ‘스펙트럼’은 관련 인터뷰나, 우리와 반대되는 의견도 들어갈 수 있는 섹션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담겨있어요.

이전 호와 비교하면 읽는 콘텐츠가 많아졌어요.
유진선 3호를 낼 때까지 ‘우리가 뭘 읽게 해야 하는 걸까?’, ‘어떤 영화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영화 평론을 우리가 어떻게 소화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 결과 읽을거리를 늘리자고 결정했어요. 결국, 이건 책이고 종이 매체니까요.

그리고 선별된 정보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다를 떨면,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해석을 들으며 재미를 느끼잖아요. 그래서 정보와 해석을 좀 더 깊게 다뤄보자고 결정했어요.

하지만 1~3호를 봤던 독자들은 어렵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유진선 4호 개편을 하기 전에 1주년 설문조사를 받았어요. 그때, 보완점으로 꼽아주셨던 점이 읽을거리였어요. 많은 분이 뭘 읽는지 눈에 안 들어온다고 지적했거든요. 아쉬워하는 독자를 위해서 남겨둔 파트도 있어요.

5호 〈아가씨〉 때는 영화의 극본을 쓴 정서경 작가와의 인터뷰도 있다. 4호 개편을 하면서, 인터뷰와 대담, 칼럼 등의 내용이 깊어졌다는 걸 느끼게 된다.

5호 〈아가씨〉 때는 영화의 극본을 쓴 정서경 작가와의 인터뷰도 있다. 4호 개편을 하면서, 인터뷰와 대담, 칼럼 등의 내용이 깊어졌다는 걸 느끼게 된다.

4호부터 달라진 표지와 잡지 구성

4호부터 달라진 표지와 잡지 구성


표지 디자인도 달라졌어요. 책 속에 있는 스티커로 독자가 자유롭게 꾸미는 방식인데,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유진선 이건 100% 세연씨 아이디어예요.

유세연 3호까지는 프리즘피스의 메인 작품을 표지로 실었어요. 그런데 4호부터는 프리즘피스가 작가 한 명의 작업으로만 구성되니, 표지를 바꾸자고 결정했죠. 〈프리즘오브〉는 영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는 잡지인데, 그럼 우리 잡지도 독자들이 여러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걸 형식으로 알려주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독자들이 동봉된 스티커로 표지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커스텀마이징 커버’로 하기로 했죠. 독자들이 우리 책을 어떻게 봤는지를 알 수 있게요.

유진선 처음 이 기획을 들었을 때, ‘프리즘’이라는 우리 정체성과 너무 잘 맞아서 엄청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의 다양한 시선을 가볍게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앙케이트’ 섹션같아요. 다른 섹션에 비해서 공감이 많이 되었거든요.
유진선 영화를 아끼는 사람들이 잡지를 살 텐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를 넣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다가 앙케이트 조사를 해보자고 했어요. 대신, 질문은 영화를 본 뒤 친구끼리 수다를 떨 때 나올법한 내용으로 하기로 정했죠. 그래서 1호를 보시면,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은 1박에 얼마일까요?’와 같은 질문도 있어요. 앙케이트는 질문에 독자도 답해보고, 혹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볼 수 있는 섹션이예요.

유세연 저는 앙케이트 결과를 볼 때마다 저와 다른 의견의 수에 놀라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와 다르게 생각해?’ 이러면서요.

4호 〈마미〉 앙케이트 섹션. 질문 중에는 ‘스티브의 가정교사로 일한다면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까요?’와 같이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했을 법한 질문도 있다.

4호 〈마미〉 앙케이트 섹션. 질문 중에는 ‘스티브의 가정교사로 일한다면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까요?’와 같이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했을 법한 질문도 있다.

매 호마다 영화와 잡지를 다 본 뒤, 풀 수 있는 낱말퀴즈가 있다.

매 호마다 영화와 잡지를 다 본 뒤, 풀 수 있는 낱말퀴즈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리즘오브〉에 대한 반응이 높아지고 있어요.
유진선 2015년 12월에 창간했는데, 그때는 우리가 만든 책을 다른 사람들이 돈 주고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신기했어요. 입점 문의가 오면 감격하고요. 그런데 이제는 영화제작사에서 먼저 연락을 하기도 해요. 

특히 이번 〈아가씨〉 때는 제작사와 협업하는 지점이 많았는데, 그분들이 우리를 알고 있어서 일하기가 수월했어요. 1호 때는 기대하지 못했던 결과죠. 또 판매량도 달라졌고요. 전에는 정말 적은 부수로 인쇄했거든요. 이런 반응을 겪을 때마다 ‘우리가 기획을 헛되게 하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유세연 초창기 독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다루기 때문에 우리 잡지를 봤다면,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다뤄달라고 먼저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요청한다는 것은 우리 콘텐츠의 공신력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잡지를 만들면서 꼭 지키는 점이 있나요?
유세연 현재 지키려고 하는 건 ‘얼마나 잘 읽히는 책인가’ 하는 부분이에요. 잘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4호부터는 종이를 바꾸고, 디자인적으로 묶어줘야 하는 부분에서는 통일감을 주고, 아닌 부분은 하이라이트를 확 주고 있어요.

유진선 작품성 있는 영화를 다뤄야 한다는 점이요. 〈프리즘오브〉가 탄생하고, 발전하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거든요.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게 〈프리즘오브〉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만약 큰 영화면, 우리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보여드리고, 반대로 작은 영화라면 발굴해서 보여드리려고 해요.

잡지를 만들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유진선 처음 독립출판으로 했을 때는 책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큰 고민이었어요. ‘지금보다 더 알리려면, 어떤 행사를 나가야 할까? 독자를 어디에서 만나야 할까? 독자에게 의견을 받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와 같은 문제들이요. 그러나 인지도와 판매량이 올라가면서 이제는 ‘우리가 영화를 잘 다루고 있나?’를 고민하게 돼요. 다루는 영화에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거든요.

7월에 발간하는 6호 〈다크나이트〉. 영화 재개봉에 맞춰 출간한다.

7월에 발간하는 6호 〈다크나이트〉. 영화 재개봉에 맞춰 출간한다.


〈프리즘오브〉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유진선 6호 마감을 무사히 하는 거요(웃음). 1호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변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런 도전을 할 것 같아요. 요즘 출판업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다들 조금씩 변화를 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중에 우리도 자리를 잡으면 우리만의 변화를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프리즘오브프레스(www.prismof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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