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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이름, 안상수. 이제 원로 디자이너가 된 그의 업적과 자취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17-04-03)
현재진행형, 안상수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이름, 안상수. 이제 원로 디자이너가 된 그의 업적과 자취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안상수는 현재진행형”이다.


전시장 입구, 그래픽디자인 안상수, 2017

전시장 입구, 그래픽디자인 안상수, 2017


서울시립미술관은 삼색전이라 불리는 기획전을 격년제로 연다. 그중에서 ‘SeMA Green’은 원로 작가의 업적과 자취를 반추하며 한국 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하는 전시다. 올해는 여러 실험을 통해 한글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준 안상수 디자이너가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

안상수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는 ‘날개.파티’전(展)은 두 부문으로 나뉜다. 하나는 안상수의 작업으로 이루어진 ‘날개’이고, 다른 하나는 안상수가 세운 타이포그래피 학교와 동일한 이름인 ‘파티(PaTI)’다.

〈안상수체로부터〉, 2017

〈안상수체로부터〉, 2017

〈홀려라〉, 안상수, 2017

〈홀려라〉, 안상수, 2017

〈문자도 영상〉, 원화-안상수, 디지털 재제작-스튜디오 호호호, 사운드 디자인-지미세르, 2017

〈문자도 영상〉, 원화-안상수, 디지털 재제작-스튜디오 호호호, 사운드 디자인-지미세르, 2017


안상수의 호(號)이기도 한 ‘날개’ 부문에는 안상수의 대표 작업들이 전시되었다. 1985년에 선보였던 안상수체부터 올해 작업한 문자도까지, 안상수 디자인의 큰 축을 살펴볼 수 있다.

안상수의 타이포그래피는 가독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드를 맞추고, 폰트 크기와 사이 간격을 조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문자를 해체하고 혹은 회화처럼 이미지로서 읽히도록 한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한글로 한다. 한글을 문자가 아닌 조형으로 바라보고, 탈 네모꼴을 선보였던 그의 혁신적인 실험 덕분에 한글은 보다 더 다양한 형태를 갖게 되었다.

안상수는 한글을 조형 요소로 사용하면서 낯설게 만든다. 그래서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하나의 회화를 보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디자인과 약간 거리가 있지만, 디자인이라는 영역도 실험이 가능하며, 또 어떻게 하면 되는지 보여줌으로써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준다.

〈라이프치히 문자 드로잉〉, 안상수, 2007

〈라이프치히 문자 드로잉〉, 안상수, 2007

〈PaTI 아카이브〉, PaTI 중간공간연구소 &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2017

〈PaTI 아카이브〉, PaTI 중간공간연구소 &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2017

〈길 위의 멋 짓〉(‘날개.파티’ 전시 다큐멘터리 영상), 감독-이미지, 2017

〈길 위의 멋 짓〉(‘날개.파티’ 전시 다큐멘터리 영상), 감독-이미지, 2017

PaTI 포스터 모음,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PaTI 포스터 모음,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안상수의 디자인 실험은 두 번째 부문인 ‘파티’에서 더 두드러진다. 안상수 디자이너가 2012년에 창립한 타이포그래피 학교 파티(PaTI)는 한글의 창조적 정신에 중심을 둔 디자인 학교다.

이 부문에는 파티 학생들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물이 전시되어 있다. 전공자의 눈에도 이것이 디자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작품의 성격과 특징이 각양각색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파티만의 독특한 커리큘럼에서 비롯된 듯하다. 손과 몸의 감각에서 비롯한 창의력을 중시하는 파티는 강의실에 앉아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외부활동을 하며 공동체와의 관계를 배우고, 그것을 통해 배운 것을 작업에 반영한다.

‘날개. 파티’ 전은 단순히 한 명의 원로 디자이너의 과거를 돌아보고, 그의 업적을 상기시키는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과거에 큰 흔적을 남겼던 디자이너가 현재, 어떠한 모습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지 보여주는 전시다.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서울시립미술관(sema.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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