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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오는 9월 10일까지 ‘뱅크시 그래피티 전시회’가 개최된다. (2017-08-07)
언젠가 만나요, 서울의 거리에서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오는 9월 10일까지 ‘뱅크시 그래피티 전시회’가 개최된다.

 

뱅크시 코리아: 그래피티 전시회 포스터

뱅크시 코리아: 그래피티 전시회 포스터


 

‘뱅크시(BANKSY)’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트리트 아티스트로, 실제로 구글에서 ‘길거리 예술’보다 훨씬 더 자주, 많이 검색되는 단어다. 하지만 신상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브리스톨 출신의 1974년생 남자라는 정도만 오픈되었을 뿐,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다. 항상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작품을 만들고 사라진다.

 

뱅크시의 그래피티가 특히 유명해진 이유는 그의 작품에 사회 풍자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의 모든 환경을 캔버스로 삼아 권위를 조롱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고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뱅크시의 대표작인 <꽃을 던지는 시위자>, <풍선을 든 소녀>, <숨바꼭질> 등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뱅크시의 그래피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대형설치 작품들을 포함한 약 160여점의 전시 작품을 선보이는 규모가 꽤 큰 전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나는 이번 전시에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첫 번째는 이것이 과연 뱅크시의 그래피티 전시회가 맞나 하는 점이다. 사실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마틴 불(Martin Bull)이 수년 간 뱅크시의 행적과 작품을 찾아다닌 기록을 사진과 글로 펼쳐낸 것이다. 그러니까 마틴 불의 사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뱅크시의 유명한 벽화들을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다. 그래피티의 특성상 실제 작품이 전시장에 걸려도 이게 뭔가 싶은데 벽화를 찍은 사진이라니! 영 느낌이 안 산다. 물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벽화들을 한데 모아 지구 반대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사진밖에 없을 것이다.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두 번째 의문을 제기하려고 한다.

 

 


 

바로 그래피티 작품을 미술관으로 옮겨 오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벽화는 원래 그려진 벽에 있을 때 빛을 발하는 법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래피티가 전시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유명 연예인들은 이미 오래 전에 뱅크시의 그림을 사서 응접실에 가두었다. 아마 그래피티가 예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면서부터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피티의 기원은 예술이 아니다. 거리를 배경으로 권력과 제도를 조롱하던 낙서였다. 이 거리의 낙서는 미술관 안 예술이 되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그래피티의 이 같은 아이러니는 뱅크시의 영화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 어떤 경로를 통해 그래피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인가? 아 물론 런던이나 브라이튼, 브리시톨 같은 영국의 도시에서 주변의 공기와 바람, 온도, 크고 작은 건물들과 함께 벽화를 느끼는 것이 가장 베스트이긴 하겠지.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으니까. 개인적으로는 뱅크시에게 서울 방문을 추천한다. 작품을 통해 반전, 반권위주의, 반폭력을 이야기하는 만큼 서울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뭐, 아무도 모르게 와서 이미 작업하고 갔을 수도 있고.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_ 뱅크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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