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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보이는 대로 해석되지만 해석하는 대로 보이기도 한다. 익숙한 대로가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의 해석은 흔하게 보아온 것들에 대해 새로움을 일깨워준다. (2018-03-30)
사물을 새롭게 보는 방법

 


 

사물은 보이는 대로 해석되지만 해석하는 대로 보이기도 한다. 익숙한 대로가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의 해석은 흔하게 보아온 것들에 대해 새로움을 일깨워준다. 

 

‘잭슨홍의 사물탐구놀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전시전경

‘잭슨홍의 사물탐구놀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전시전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일상의 사물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색’, 점·선·면’, ‘율동’ 등 조형 언어를 주제로 네 번의 어린이 전시를 선보여온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조형성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기대하며 개최하는 ‘잭슨홍의 사물탐구놀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사물들은 우리가 주변에서 보아온 평범한 것들로 이들의 형태는 조금씩 예상을 빗겨나간 변형된 모습을 하고 있다. 

 

‘사물을 다시 바라보는 법’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에 잭슨홍 작가가 초대된 것은 산업 디자이너 출신으로 그가 미술과 디자인 언어 모두에 능통하기 때문이다. 전시에서는 투시원근법, 투상법, 여러 가지 제도(製圖)법 등 실제 미술과 디자인에 쓰이는 전문 기법들이 적용, 사물을 다시 바라보는 방법을 제안한다. 

 

전시는 워크북과 워크시트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데, 워크북과 워크시트는 서울교육대학교 교수·연구진들이 교과과정과 연계해 개발한 것으로, 로봇공학, AI 등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지능정보사회의 핵심적인 지적 능력인 ‘공간지능’을 어린이들이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설계됐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발랄한 제목만큼 재미있는 구성의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는 이번 전시를 위한 잭슨홍의 신작으로, 거대한 크기의 자, 연필, 지우개와 그에 비해 아주 작은 사람들로 시작된다. 작가와 디자이너는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연필로 스케치하며 생각을 발전시키는데, 생각을 종이 위에 구현하는 도구인 연필은 상상을 뻗어나가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사물을 가지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실험하며 직접 그려보도록 어린이들의 관심을 북돋우고자 했다. 

 

삼원색과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버스는 한쪽 옆면이 뚫려있어 어린이들이 직접 버스를 타보고 내부 구조를 상상할 수 있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표현된 사과들


 

전시장 중앙 원형 구조물에 설치된 여러 개의 사과는 와이어 구조, 파스텔, 색연필, 점묘, 정밀묘사, 수성펜, 동양화 붓, 볼펜 등 8가지 재료와 묘사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형 크레인이 사과를 들어 올리고 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흠잡을 데 없는 유려한 형태를 지닌 사과는 각기 다른 얼굴들로 표현돼 있어 사과에 대한 여러 가지 상상의 이야기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익숙한 사물들의 새로운 모습들

 

 

또 다른 쪽 벽에는 비행기의 구조를 보여주는 도면과 입체 모형, 밸브의 분해조립도, 눈과 손, 꼬리가 달린 스패너, 실제 크기보다 부풀려지거나 축소된 사물들이 설치돼 있다. 작가가 사물을 다시 보는 과정이자 사물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들로, 원래 사물들과 다른 색다름과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암모나이트와 포클레인, 포클레인과 고양이의 앞발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생존 시기가 1억년 이상 차이나는 암모나이트와 포클레인의 모습을 함께 볼 수도 있다. 도르르 말려 나오는 암모나이트의 나선형 무늬와 포클레인의 팔이 움직이는 반경의 유사한 곡선 형태와 함께 포클레인과 유사하게 앞발을 움직이는 도면으로 재구성된 고양이의 모습도 보인다. 고양이 도면은 다시 자, 연필, 지우개로 이어지고, 어린이들은 벽에 이어진 다양한 사물들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감각적인 색상과 도형으로 표현된 투시도


 

전시실 바깥쪽 벽면에는 1점 투시도, 2점 투시도, 3점 투시도를 감각적인 색상 배치와 도형으로 표현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 갤러리 2 전경

직접 문제를 풀어보는 어린이 갤러리 2 전경


 

어린이 갤러리 2에는 어린이들이 워크시트로 직접 문제를 풀어보는 작품 <문제1>, <문제2>, <문제3>이 있다. 여섯 명의 친구들과 이들이 모두 들어가기엔 빠듯한 놀이터 공간을 제안하고 한정된 공간 안에서 친구들이 놀이기구들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해결책을 제시하는 <문제1>, 작가가 분무기를 가지고 상상한 닭 주변에 청소도구, 옷걸이, 주전자 등 갖가지 생활용품들을 잔뜩 늘어놓은 <문제2>, 창문에서 엉뚱한 사물들이 튀어나와 있는 <문제3>이 그것이다. 

 

어린이들은 주어진 놀이터 공간을 상상 속에서 변형하거나 인물들 사이의 규칙이나 이야기를 만들고, 자신만의 물건을 만들며, 전혀 연관되지 않는 것 같은 사물들을 연결해 추리하게 된다.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이번 전시는 8월 19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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