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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우리가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선보인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1989)를 관람객들의 손에 쥐어진 태블릿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인어공주 세컨드 스크린 라이브 (The Little Mermaid Second Screen Live)' 라는 이름의 인터랙티브 컨텐츠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2015-10-08)
일상과 일탈, 현실과 가상의 교차점

전편 '디즈니의 스토리텔링'에 이어 이번 편의 주제인 '일상과 일탈, 현실과 가상의 교차점'에서는 '두 개의 스크린을 통해 연결되는 하나의 경험'과 '가상으로의 몰입과 현실의 인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글 ㅣ 신기헌 뉴미디어 아티스트(http://heavenlydesigner.com)



두 개의 스크린을 통해 연결되는 하나의 경험
디즈니는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우리가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선보인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1989)를 관람객들의 손에 쥐어진 태블릿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인어공주 세컨드 스크린 라이브 (The Little Mermaid Second Screen Live)' 라는 이름의 인터랙티브 컨텐츠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 The Little Mermaid Second Screen Live: Blu-ray를 통해 가정에서 경험하던 '디즈니 세컨드 스크린'의 경험을 극장으로 옮긴 '세컨드 스크린 라이브'의 첫 번째 작품. 이 때의 실험은 이후 팀버튼 감독의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으로 이어지게 된다.


영화 상영 전 안내 영상을 통해 영화 관람 중에는 각종 디바이스의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잔소리를 듣는 것은 어느덧 우리에게 무덤덤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주의사항은 아마도 영화에 집중하라는 의미와 더불어 디바이스 화면의 빛이 다른 관람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런데 디즈니는 오히려 자신의 디바이스를 영화를 감상하는 도중에 꺼내서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그것도 스마트폰이 아닌 거대한 화면의 태블릿을 말이다.

인어공주 세컨드 스크린 라이브는 2013년 9월, 미국 내 한정된 수의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관람객들은 사전 공지에 따라 자신의 아이패드를 지참하게 되고, 영화의 시작 전 주인공 애리얼(Ariel)의 목소리를 통해 제공되는 안내를 따라 극장 내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는다. 이후 관람객들은 **세바스챤(Sebastian)팀과 플라운더(Flounder)팀, 이렇게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애플리케이션 상의 다양한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데 각 팀의 구성원들이 획득한 점수는 영화 상영의 마지막 합산되어 승리 팀을 결정하게 된다.

* 인어공주 세컨드 스크린 라이브 전용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https://goo.gl/wCJscO)

** 세바스챤(Sebastian)과 플라운더(Flounder)은 주인공 애리얼(Ariel)과 더불어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안에서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행동으로 인기를 끌었던 보조 캐릭터들이다.


이러한 새로운 구조의 컨텐츠에서 '메인 스크린(Primary Screen)'의 역할은 여전히 극장 시설로서의 스크린이 담당하지만 여기에 다수의 '세컨드 스크린(Second Screen)'이 더해지면서 극장이라는 공간과 관람객들 사이의 관계는 이전 전혀 다른 양상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영화가 시작한다는 것은 주변의 환경과 사건, 관계 요소들을 우리의 인식으로부터 단절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메인 스크린과 세컨드 스크린의 실시간 상호작용은 이 둘 사이에 놓여지는 모든 요소들을 다시 우리의 인식 속으로 되돌려 보냄으로써, 관람객들은 스토리 속의 캐릭터들과, 또 어떤 경우에는 극장 안의 다른 관람객들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 디즈니는 가정용 Blu-ray 버전의 세컨드 스크린 컨텐츠에서 메인 스크린과의 연동을 위해 TVplus의 ACR(Audio Content Recognition)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으로의 몰입과 현실의 인식. 영화의 두 가지 발전 방향성
영화관는 분명 우리가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일상 속 일탈의 공간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의 영화를 관람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9년 가을, '3D 상영' 이라는 타이틀을 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Avata)'가 그 첫 시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전까지의 '3D 영화'가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영화를 지칭 했었다면, 그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3D 안경을 쓰고 감상하는 영화(이전까지는 테마파크나 박물관, 과학관 등에서만 감상할 수 있었던)를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그 전까지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 중 아바타와 같은 3D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더 이상 기술을 의식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의 경험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아바타로 인해 다소 불편했던 3D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180도 변화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영화 아바타가 가져온 파급 효과는 생각보다 커서 *스테레오스코픽 3D(Stereoscopic 3D)는 물론 **필름 편광 패턴(Film Patterned Retarder, FPR) 방식이나 ***셔터 글라스(Shutter Glasses, SG) 방식 등, 3D 영상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 용어들의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다. 마치 아이폰의 등장으로 감압식 터치 스크린이니, 정전압식 터치 스크린이니 하는 기술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주고 받았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었다.

* 스테레오스코픽 3D(Stereoscopic 3D): 양쪽 눈의 시각 차이를 이용하여 각각의 눈에 한쌍의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3차원적인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 .

** 필름 편광 패턴(Film Patterned Retarder, FPR): 디스플레이 화면에 편광 필름을 부착함으로써 좌우의 영상을 분리하여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

*** 셔터 글라스(Shutter Glasses, SG): 물리적인 셔터가 양쪽 눈을 번갈아가며 가려줌으로써 양쪽 눈에서 서로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스테레오스코픽 3D 기술은 우리에게 보다 큰 사실감(Presence)과 몰입감(Immersion)을 전해준다. 이것은 더 나은 화질, 더 큰 스크린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IMAX와 같은 기술과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의 발전을 통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점차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함에 따라 이제는 하나의 영화를 *3D, 4D, IMAX, ATMOS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해서 감상하며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 캐나다의 영화제작사 아이맥스의 기준을 따르는 IMAX를 비롯해 최대 64대의 스피커를 통해 360도의 입체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Dolby의 영화관용 기술인 Dolby Atmos 등의 포멧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앞서의 방식들이 보여주는 영화의 사실감과 몰입감을 전달하는 방향과는 정반대로 관람객들에게 영화 이외의 부가적인 경험이 더해지는 방향의 상품들도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영화관들이 그동안 선보여왔던 차별화된 상영 시설들을 살펴보면 편안한 고급 시트와 테이블, 상영 중에 주문 가능한 식사와 음료, 연인들을 위한 시트에서부터 자동차 내부나 야외 도심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이 계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영 시설은 영화를 감상하는 동시에 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추가적인 경험을 목적으로 한다. 편안한 의자와 그 옆의 누군가의 온기, 음식의 맛과 식감, 나아가서는 야외의 상쾌한 공기나 주변의 소음에 이르기까지, 스크린 속 가상의 스토리텔링을 감상하는 동시에 현실에서의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체의 경험이 완성되는 것이다.

* 최근 영화관에는 Cine de Chef, Boutique M, Sweetbox, Cine Kids, Drive M, Open M, Movie All Night 등 차별화된 상품들이 계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탈과 일상, 가상과 현실이 다양하게 교차되는 가운데 우리는 그 중 무언가로부터 낯섬과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한편, 또 다른 무언가로부터는 의외의 편안함과 신선함을 발견하곤 한다.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 정해진 조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매체와 기술과 더불어 먼저 저질러보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가상과 현실, 그 경계면의 스토리텔링 - 지난 글 보기
1. 디즈니의 스토리텔링 - '미키의 필하매직', 애니메이션 '말을 잡아라'를 중심으로
2. 일상과 일탈, 현실과 가상이 교차되는 지점의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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