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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그동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했던 ‘북유럽 회사 이야기’에 대해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2017-10-10)
스웨덴 회사 이야기

 

 

이번 글에서는 그동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했던 ‘북유럽 회사 이야기’에 대해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물론 북유럽에 있는 기업 모두가 동일한 환경일 수는 없기에 이를 일반화 시키기에 무리가 있겠지만, 크로키를 하듯이 큰 맥락만이라도 짚어 보고자 한다.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노르딕 워크숍(Nordic workshop) 진행 현장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노르딕 워크숍(Nordic workshop) 진행 현장


출퇴근 시간 자유, 재택근무 자유, 여름휴가 한 달, 임직원 휘트니스 지원, 통신비 전액 지원, 휴대폰 지원, 식대 지원, 유급 육아휴직 480일, 하우스 클리닝 서비스 지원, 임직원 자녀 홈스쿨링 지원… 필자가 회사에서 지원받는 복지(benefit) 리스트 중의 한 부분이다. 필자의 회사가 단순히 좋은 기업이어서 이런 혜택을 받는다기보다는 대부분의 스웨덴 회사들이 지원하는 복지 시스템(welfare system)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임직원에 대한 복지는 많은 부분에 있어 평준화(standardization)되어 있다. 필자가 해외 취업을 준비할 당시, 이러한 안정된 사회 시스템의 매력은 미국, 영국 등의 다른 나라를 선택하는 대신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회사의 규모나 타이틀을 떠나 거의 모든 회사들이 이런 복지를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소위 말하는 회사의 간판보다는, 어떤 분야의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생각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곧 나의 직업이라고 동일시하는 오류를 바로잡아준다. ‘직업’과 ‘직장’의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대목이다.

시간과 장소가 자유로운 회사 점심시간 풍경

시간과 장소가 자유로운 회사 점심시간 풍경

오후 4시 퇴근 버스 풍경.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이미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오후 4시 퇴근 버스 풍경.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이미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물론 이들에게도 누군가에게 나 자신을 소개할 때 어떤 회사에서 어떤 분야 일을 하는지를 알리지만, 우리처럼 타이틀(job title)에 민감하지 않은 것 같다. 관점이 다른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직무를 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특히 회사 간의 복지가 평준화되어 있으니 당연히 타회사와의 비교로 인한 불만은 없다. 정부는 오히려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동일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음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생각한다.

또 하나의 다른 점은 바로 나이와 직급에 대한 문화이다. 누가 되었든지 나이와 직급은 중요하지 않다. 담당 업무에 대한 숙련도와 그에 대한 성과 등이 오로지 평가의 잣대가 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실리콘 밸리의 문화와도 흡사하다 할 수 있다. 그 나이가 되었으면, 이 정도 타이틀은 달고, 이런 일 정도는 하고 있어야지 하는 소위 말하는 ‘사회적 알람 현상 (Social alarm)’*은 없다. 이 부분에서 자유로우니 ‘타인이 보는 나’에 대해 쓰던 소모적인 에너지가 사라지고, 오롯이 스스로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알람 현상: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예를 들어 20대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야 한다.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등 인생에는 정해진 과정과 그에 맞는 시기가 있다고 인식하고, 그를 따라야 한다는 강박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현상은 외적으로도 나타난다. 집, 자동차, 시계, 패션 등 소위 다른 사람이 나를 판단하는 척도(?)로 착각하기 쉬운 이 사치품들이 이곳에서는 전혀 힘(?)이 없다. 누군가를 외적인 요소로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참으로 가치 없는 일임을 금세 깨닫게 된다. 내가 어떤 옷을 입든, 어떤 차를 타던지 상대방은 크게 관심이 없으며, 그것들이 상대와 나의 관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여기서 보이는 이 무관심은 전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있는 인정하는 ‘격(格)이 있는 무관심(indifference)’이라 할 수 있다. 카페 옆자리에 유모차의 아기가 울고 있다 해도 그 누구도 언짢은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아니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표현이 맞다. ‘그럴 수 있지’, ‘나도 저런 상황을 겪을 수 있지’ 이런 이해와 배려의 개념이 밑바탕에 있는 무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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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라이프(slow life)의 롤모델인 북유럽 국가



‘격’이 있는 무관심

북유럽으로 들어온 수많은 이민자들도 각기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 성숙한 문화 현상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간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며 소음 없이 맞춰 나가며 생활한다는 것. 당연히 여러 가지 마찰이 떠오르는 상황이지만, 그들의 눈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은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기에 사회는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특별한 소음 없이 돌아간다. 

필자가 최근 참여한 프로젝트 회의에도 스웨덴을 포함한 영국, 독일, 미국, 덴마크, 핀란드, 그리스, 캐나다, 터키 등 다양한 국적의 팀원들이 모여 앉아 진행되었다. 연령대도 천차만별이다. 이제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부터 백발이 성성한 시니어들까지 참석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자유로움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국적과 나이의 부서 팀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오프사이트 팀 빌딩

다양한 국적과 나이의 부서 팀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오프사이트 팀 빌딩


우리의 주변을 둘러싼 변화의 현상은 단순히 테크놀러지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사회 문화의 긍정적이고 유기적으로 발전하는 현상들이 바로 촉매제 역할을 하며 이러한 문화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기반이 되니 누구나 당당하고 소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앞서 언급한 사회적 알람과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얼마나 개개인의 삶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지 필자도 이곳에 와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 현상을 보면서 건강한 삶의 척도를 알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각 회사의 독창적인 사내 문화에 정부의 안정적인 시스템이 더해지니,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인 프레임(frame)이 완성되며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만족도는 올라간다. 물론 회사의 이윤과 비즈니스 상황은 사업별로 천차만별이겠지만, 기본적인 프레임이 되어주는 이 시스템은 건강한 북유럽 사회의 견고한 축이 되어주고 있다.

필자가 스웨덴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일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자신의 삶에 오롯이 집중하게 되는 이 현상은 이곳 북유럽에서는 아주 자연스럽다. 주변의 타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그 퀄리티가 높음을 느낀다. 이러한 삶의 패턴은 회사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고스란히 투영된다. 담당하고 있는 회사의 업무도 물론 중요하지만, 워크 앤 라이프 (work & life)의 균형이 완벽하기에 이러한 현상이 가능하게 된다.

일단 물리적으로 야근이나 주말 근무 등이 없고, 자율 출퇴근, 재택근무 등의 효율적인 스케줄 관리가 가능함으로 가족과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고 자의든 타의든 간에 삶의 패턴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과 사생활은 완벽하게 그리고 서로 무관심하게 분리되어 돌아간다(물론 개인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무관심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게 된다. 회사와 임직원 간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는 무관심이 존재한다. 카페에서 혹은 집에서 일하든, 누구와 점심을 먹던지, 몇 시에 출근을 또 퇴근하는지 도무지 관심이 없다. 책임지고 있는 일에 대한 결과로서 서로의 신뢰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 전반에 펼쳐져 있는 무관심의 플랫폼 안에서 사람들은 모든 행위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게 된다. 물론 이러한 믿음과 자유에는 물론 ‘결과’라는 책임이 따르지만, 이것은 흑백을 논하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논리이기에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잘 지키고 또 만끽한다. 

그렇다. 결국, 이들이 보이는 무관심의 행동들은 ‘배려와 이해’라는 진심 어린 관심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있는 것이다.


글·사진_ 조상우 스웨덴 Sigma Connectivity사. 디자인랩 수석 디자이너 (sangwoo.cho.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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