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홈 | 매거진정글 | UCC정글 | PLAY정글 | SITE갤러리 | 디자인북 | 공모전 | 전시행사 캠퍼스정글
정글홈 정글매거진 홈
스페셜 디자인담론 포커스앤리뷰 이슈앤칼럼 피플 DStudio 월드 디자인나우 오픈리포터
프로덕트 그래픽 브랜드 디지털미디어 스페이스 아트앤패션 북리뷰 지금업계는 B캐스트
개인 기업    
   
해외통신
기업 뉴스 관리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Help
문의함 | FAQ | 서비스안내


페이스북에 퍼가기  트위터에 퍼가기   기사프린트하기  URL복사하기
디자이너의 창문에서 띄우는 편지 (2017-05-29)
이탈리아 사람들은 언제나 문화적 자부심에 차있다. 이탈리아 음식, 이탈리아 커피, 이탈리아의 패션을 이야기할 때면 그들의 눈은 언제나 반짝인다. [유럽] 
디자이너의 창문에서 띄우는 편지

 

 

이탈리아 사람들은 언제나 문화적 자부심에 차있다. 이탈리아 음식, 이탈리아 커피, 이탈리아의 패션을 이야기할 때면 그들의 눈은 언제나 반짝이며, 어떻게 하면 최고의 식사를, 최고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지 열변을 토하곤 한다. 

 

언제나 관광객과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밀라노 두오모(MILANO DUOMO) 앞 광장

언제나 관광객과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밀라노 두오모(MILANO DUOMO) 앞 광장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비토리아 엠마뉴엘레 2세(Corso Vittorio Emanuele II) 거리와 틈새로 보이는 두오모. Photos by 손민정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비토리아 엠마뉴엘레 2세(Corso Vittorio Emanuele II) 거리와 틈새로 보이는 두오모. Photos by 손민정


 

그 자부심 안에는 이탈리아 디자인도 포함돼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수많은 디자이너의 거장들을 배출해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며 어느 디자인 분야든 상관없이 이탈리아 디자인 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거장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과거의 먼지 쌓인 책을 뒤적이는 과정이 아니라 밀라노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가로 이어진다. 거장들의 디자인은 밀라노의 건축 속에서, 수많은 쇼룸 속의 아름다운 제품으로 이어져 계속해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산 바빌라 근처의 거리, 폰타나 아르테(Fontana Arte) 쇼룸, 플로스(Flos) 쇼 윈도우. photos by 손민정

산 바빌라 근처의 거리, 폰타나 아르테(Fontana Arte) 쇼룸, 플로스(Flos) 쇼 윈도우. photos by 손민정



밀라노의 중심가에 위치한 산 바빌라(San Babila)와 포르타 베네치아(Porta Venezia)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디자이너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 1920~2006)가 작업하던 자그마한 스튜디오를 발견하게 된다.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 October 6, 1920~September 19, 2006). photo from Artribune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 October 6, 1920~September 19, 2006). photo from Artribune



비코 마지스트레티는 이탈리아의 산업 디자이너로 밀라노 공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당시 산업화가 되고 있던 밀라노에는 모던한 건물들이 다양하게 들어서고 있었고 그는 그 건물들을 디자인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건물들의 외관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역시 디자인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카시나(Cassina), 아르테미드(Artemide), 카르텔(Kartell)등의 브랜드와 함께 작업한 가구와 조명들로 더 유명할 것이다. 그는 플라스틱을 이용한 작품들을 통해 네오 모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그의 작품들은 모던하면서 간결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며 그는 간소한 것이 지적으로 더 아름답다는 말을 남겼다.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코 마지스트레티 관련 전시. 전시의 주제는 계속해서 바뀌는데, 방문 당시에는 비코 마비스트레티의 현대 건축물 중 공공 주택과 그 인테리어가 메인 주제였다.  Photos by 손민정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코 마지스트레티 관련 전시. 전시의 주제는 계속해서 바뀌는데, 방문 당시에는 비코 마비스트레티의 현대 건축물 중 공공 주택과 그 인테리어가 메인 주제였다. Photos by 손민정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건물의 초인종을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작은 정원을 따라가면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Fondazione Vico Magistretti)의 문을 마주하게 된다. 작은 공간 안에는 비코 마지스트레티가 작업하던 곳과 그를 주제로 한 작은 전시가 자리 잡고 있다.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의 직원이 친절하게 공간과 전시회에 대해서 영어로 설명도 해준다. 전시회는 시즌별로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작업과 관련한 내용들, 그가 활동했던 1950년대 이후의 이탈리아 건축과 산업 디자인을 주제로 진행되며 최대한 많은 자료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비코 마지스트레티가 작업한 건축 모델들이 벽에 붙여져 있다.

비코 마지스트레티가 작업한 건축 모델들이 벽에 붙여져 있다.


비코 마지스트레티가 작업했던 책상과 스케치들 그가 디자인한 가구들

비코 마지스트레티가 작업했던 책상과 스케치들 그가 디자인한 가구들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스튜디오,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 photos by 손민정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스튜디오,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 photos by 손민정



전시회 공간 옆으로 그가 작업하던 공간이 있는데, 설명에 의하면 그의 방은 컴퓨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것과 같은 상태라고 한다. 그는 디자인을 할 때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펜과 종이를 이용해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그가 작업하던 테이블 옆에는 그가 그린 스케치들과 디자인 복사본들이 넓은 판에 붙어 있다. 공간에 있는 모든 가구들이 비코 마지스트레티 스스로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으로 실제로 상업화가 되지 않아서 이 공간에만 존재하는 것들이다. 

옆에 또 다른 방은 그가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사용하던 공간이었다. 마지스트레티 생전에는 단 두 개의 건축 모델만이 있었지만 재단에서는 더 많은 건축 모형을 모아두고 전시한다면 그가 좋아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모델들을 모아 벽에 붙여 전시를 하고 있다. 방에는 그가 디자인한 의자와 전등들로 차있는데 그중에는 그의 유명한 작품 〈에클리세(ECLISSE)〉도 포함돼 있다.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스튜디오에 전시되어 있는 〈에클리세〉. photos by 손민정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스튜디오에 전시되어 있는 〈에클리세〉. photos by 손민정



〈에클리세〉는 1967년 디자인된 작품으로 회전하는 내부의 램프막이 있어 마치 일식을 하는 태양처럼 빛의 양이 많았다 사라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빛의 양의 변화는 장소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느낌을 변화시킨다는 속성을 지닌다. 그는 이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의 명작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에서 얻었다고 한다. 밀라노 카도르나(Cadorna)역에서 산 바빌라(San Babila)역으로 가는 길에 순간적으로 그의 머릿속에 오래된 수로에서 전등을 들고 헤매던 장 발장(Jean Valjean)의 모습이 대사와 함께 떠올랐고 이 전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게 됐다고 한다. 

집에 도착해서 그는 그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것이 아니라 황급히 아르테미드와 그의 동료에게 전화를 해서 바로 시제품을 만들도록 했다. 그래서 이 제품에는 그가 그린 단 한 장의 스케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남아있는 기술 스케치는 아르테미드 제작팀에 의해서 그려진 것, 단 한 장뿐이다.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스튜디오에 있는 스케치들과 사진과 스크랩들. photos by 손민정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스튜디오에 있는 스케치들과 사진과 스크랩들. photos by 손민정



“디자이너는 50%만 디자인하는 것이다. 다른 50%는 회사에 의해서 채워진다.”
그는 카시나, 아르테미드, 카르텔 등 지금도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디자인 회사들과 일했다. 그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디자인과 다양한 재료의 디자인을 실제로 제작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 어떠한 방식이 가장 적합한 제작 방식인지, 어떤 재질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그들의 조언은 그 디자인의 기능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에 비코 마지스트레티는 언제나 그들의 조언을 귀담아들었다. 그는 언제나 생산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좌. 비코 마지스트레티 책상과 책상 옆 창문과 거울
우. 그의 창에서 보이는 교회의 돔(Chiesa di Santa Maria della Passione)

좌. 비코 마지스트레티 책상과 책상 옆 창문과 거울 

우. 그의 창에서 보이는 교회의 돔(Chiesa di Santa Maria della Passione)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 주변의 거리 모습. photos by 손민정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 주변의 거리 모습. photos by 손민정



그의 책상 앞에 서서 창문을 바라본다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창문 너머 성당의 아름다운 돔과 젊은이들이 오고 가는 유명한 음악학교가 보인다. 그는 성당의 돔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기 위해 창문 옆에 기다란 거울을 하나 달아두었다. 그는 이 지역을 사랑했다. 그에게 이곳은 스튜디오 그 이상이었다. 그곳은 그의 가족에 대한 기억과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역시 건축가였는데 그의 창문에서는 그의 할아버지가 디자인한 노란색 건물이 보이고 그의 아버지가 디자인한 건물은 그의 공간 옆에 붙어있다. “가족의 제국”. 설명을 해주던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그에게 영광과 안정감의 공간이자 그의 디자인적 영감과 생각, 스타일에 무한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그는 그 공간에서 가족들이 쌓아 올린 역사에 안주하지 않았다. 자신의 제국에 갇혀서 자신의 디자인만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그는 스스로 산업화 시대의 물결에 뛰어들어 디자인의 기능성과 현실성에 대해서 계속 고뇌했다. 그는 누구보다 새로운 것들과 전문적인 지식에 열려있었고 그것이 그를 위대한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거장들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거장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새로운 영역을 더 멀리 바라보며 미지의 길을 나서는 것이 젊은 디자이너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말을 그의 창문 앞에서 띄운다. 

비코 마지스트레티 재단
Fondazione studio museo Vico Magistretti, Via Vincenzo Bellini, 1, 20122 Milano

글_ 손민정 밀라노 통신원(smj9185@naver.com)



 

  
<저작권자 ⓒ 디자인정글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개인 블로그 및 홈페이지 등에 게재시, 디자인정글의 승인 후 해당 기사의 링크를 표시해야 합니다.
상업적 용도(법인 및 단체 블로그, SNS 등 포함)는 어떠한 경우에도 전재 및 배포를 금지합니다.

위에 명시된 가이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기타 기사 게재에 관하여 정글 관리자에게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 스탠드 구 댓글 확인


디자인정글㈜ |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94(남양빌딩 2층) | Tel 02-2143-5800 | Fax 02-585-6001 | 잡정글 02-2143-5858
대표이사 : 황문상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신명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현주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247 | 등록일/발행일 : 2010년 5월 28일 | 제호 : jungle(정글) | 발행인/편집인 : 황문상
사업자등록번호 119-86-15169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 2012-서울강남-03289 |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 J1200320140043
Copyright Design Jungle Co.,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