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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을 통해 사랑에 대한 관능적인 글쓰기를 선보이고 영화 〈최악의 하루〉, 〈조금만 더 가까이〉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신간 〈골목 바이 골목〉을 출간했 (2017-04-21)
서촌 골목 이야기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을 통해 사랑에 대한 관능적인 글쓰기를 선보이고 영화 〈최악의 하루〉, 〈조금만 더 가까이〉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신간 〈골목 바이 골목〉을 출간했다. 

 

김 감독의 신간 〈골목 바이 골목〉에서는 그의 영화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했던 서촌 일대의 골목들이 활자로 펼쳐진다. 영화에서 인물들이 주인공이었다면 책에서는 골목이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견딜 수 있는 어둠 속〉, 2015

〈견딜 수 있는 어둠 속〉, 2015


 

골목은 김 감독에게 어디론가 가기 위해 지나치는 그저 그런 곳이 아니다. 그는 느리게 걸으며 주변에 펼쳐진 모든 것을 눈에 담고 이야기를 만난다.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떠오르는 대로 글을 쓰고, 커피잔이 비면 카페에서 나와 길을 걷는 그는 볕이 잘 드는 카페가 보이면 다시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고 또 글을 쓴다. 그는 반복되는 일상과 익숙함이 주는 동네 길을 걸으며 창작의 원천을 찾는 골목 산책자다. 그는 자신이 창작한 대부분의 이야기를 골목을 걷는 동안 구상하고 완성했다고 말한다. 

 

〈가을〉, 2014

〈가을〉, 2014


 

그 자체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골목은 여러가지 감정을 준다. 좁은 길로 들어설 때 동시에 느껴지는 낯섦과 설렘, 편안함과 두려움. 골목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걷는 그에게 골목은 더욱 매력적인 공간이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골목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죽일 듯이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난다. 현실에서도 골목은 우리의 일상을 품고 있다. 

 

그의 신간에는 서촌에서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담담한 자기 고백부터 ‘서촌 골목 산책 코스’로 삼으면 좋을 만한 산책길 안내, 그곳을 거닐며 느낀 단상, 촬영이나 여행을 위해 떠난 여러 나라에서 마주한 거리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도약하는 영화감독으로서 영화와 삶에 대한 자세도 담겨있다. 마지막 장에는 짙은 여운을 남기는 은밀한 사랑 이야기가 실려있다. 

 

김종관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골목 바이 골목〉은 마치 여러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잊고 있던 어딘가를, 그리워하던 누군가를 불현듯 떠오르게 한다. 

 

 

김종관_일일_2012_23x38.3cm

〈일일〉, 2012


 

4월 29일까지 온그라운드 갤러리에서는 출간을 기념한 사진전도 열린다. ‘골목’을 테마로 한 전시에서는 책에 실린 사진들과 함께 김종관 감독이 찍은 사진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온그라운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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